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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목·이호준기자 jomo@kyunghyang.com

ㆍ과거사·북핵·노동운동등 쟁점엔 입장차 뚜렷

대담 평가 설문에 응한 경향신문 소통 기획위원 7명 중 5명은 전원책 변호사와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대담에 대해 “비교적 또는 다소 소통이 잘됐다”는 평가를 내렸다. 2명은 “중간 정도”라고 답했다.



조흡 동국대 교수는 “나만이 옳다는 주장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태도로써가 아니라, 자신의 주장 속에 담긴 철학과 정당성을 한껏 펼칠 수 있도록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어느 특정한 사안이 정-반-합의 과정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하고 있다”고 평했다. 조 교수는 “어느 쪽을 지지할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소통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목소리들이 우선적으로 여과 없이 대중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소통이라는 기획주제의 무게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기탄없이 견해를 개진한 게 미덕이자 큰 장점”이라며 “대표적 보수·진보 인사로서 다른 견해를 선명히 밝히고, 어느 지점에서 접점·대화가 가능한지, 어느 지점에서 생각이 차별화되는지를 확연히 드러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자기만이 옳고 정당하다는 독선적 태도는 상대에게 반감을 자아내기 마련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독선과 지나친 자기확신을 신념의 투철함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며 “그러나 이번 대담은 상대방을 비난·규탄하는 대신 자신(자기 진영)의 허물·단점을 전제하고 얘기를 풀어가 생산적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가 우리 사회의 뜨거운 현안에 대한 대화와 공감대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줬다”면서도 “동시에 어떤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보수와 진보가 매우 상이하다는 걸 입증한 좌담”이라고 평했다.

이상돈 중앙대 교수는 “추상적 원칙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동의하는 바가 많았지만, 구체적인 사안으로 들어가면 ‘하지만’으로 시작하면서 다른 견해를 피력했다. 핵·북한·노사문제 등에서 화해하기 어려운 견해가 평행선을 긋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활발한 토론이었지만 결국은 ‘의견이 다르다는데 합의한 것’이 아니었나 한다”고 말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두 사람은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상대의 입장을 존중한다는 태도를 견지하였다는 점에서 소통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상대 입장의 취약점을 정확히 지적하였기에 서로의 변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분명히 확인되는 이견·차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추상적인 답변만이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었다. 예컨대 의회는 어떻게 운영되어야 하는지, 대의제와 광장민주주의의 괴리를 어떻게 풀 것인지 등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소통이 잘 되는 것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합의를 이끌어내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더라도 차이와 쟁점이 객관적으로 잘 드러나는 경우”라며 “이 대담은 후자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사, 북핵, 노동운동 등 우리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를 구분하는 쟁점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이 갖는 차이를 선명히 부각해 보수와 진보의 현주소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면서도 “하지만 보수적 관점에서는 ‘안보적 보수’와 ‘시장적 보수’(신자유주의)에 대한 논의, 진보적 관점에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대표되는 중도개혁에 관한 토론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상대방의 입장을 들으려 하지도 않으면서 비판만 하는 논쟁이 사회적 불통으로 이어졌다”며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솔직하게 상대방에 대한 불만·문제점을 제기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들으려 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그러나 두 사람 간의 차이·간극을 어떻게 좁힐 수 있을까에 대한 논의는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차이를 확인했다면 공존 혹은 타협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가 숙제로 남은것 같다”고 말했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차이점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많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의견 수렴 현상이 있었다는 점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 “대북문제에서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이고 있고, 노동문제에서도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공감대가 양자의 의견 교환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가시화되었다고 하기보다는 원래의 소신과 생각들이 대담 과정에서 표출된 측면이 크다”며 “우리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 간에도 의견의 차이뿐만 아니라 공통된 의견의 영역들이 상당 부분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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