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당정협의를 열어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대책’을 내놨다. 기술탈취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 피해액의 최대 10배까지 배상받게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 때 비밀유지협약서 체결을 의무화하는 게 핵심이다. 또 중소기업이 기술탈취 소송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입증책임’을 가해혐의 기업에도 묻기로 했다. 대기업의 기술탈취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피해 중소기업은 보복이 두려워 고발을 꺼리는 현실을 감안하면 늦었지만 바람직한 조치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모든 기술보호 관련 법률에 도입하고, 배상액도 손해액의 최대 10배로 강화했다는 점이다. 손해배상에 관한 현행 규정은 하도급법에선 3배 이내, 상생협력법·특허법·부정경쟁방지법..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평창 올림픽 개회식 참석을 계기로 막혀있던 남북 간 대화의 물꼬는 텄다. 이제 평창 이후 대화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북·미가 대화 테이블에 앉도록 할 대책이 절실하다. 그 첫 관문은 올림픽 이후로 미뤄놓은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한·미 양국은 이 문제에 대해 추가로 합의하지 못하면 오는 4월 훈련을 해야 한다. 이 경우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양국의 결단이 시급하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 연합훈련 일정은 한·미 간 계속 협의하고 있다”며 “구체적 일정과 나머지 사안들이 결정되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이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는 것은 아직까지 미국이 훈련을 해야 한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북한이 8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건군절’ 70주년 열병식 행사를 했다. 열병식은 행사시간이 지난해보다 단축됐고, 규모도 축소됐다. 북한은 또 외국 언론을 초청하지 않았고, TV 방영은 생중계 대신 녹화 화면을 중계했다. 지난해 김일성 주석 105번째 생일인 4월15일에 개최한 열병식에 외신기자 130여명을 초청하고, 조선중앙TV가 생중계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을 공개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침략자들이 우리 존엄과 자주권 0.001㎜도 침해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한 발언도 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화성-15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면서 핵무력 완..
여야는 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결의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국회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4당 원내총무의 합의로 정쟁을 중단했던 전례가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88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대회에 이어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고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다. 대회 17일 동안 70억 세계인의 이목이 평창에 쏠릴 것이다. 개최국으로서 정부와 정치권,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해 당당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일 때 세계인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낼 것이다. 여기에 남과 북이 함께하는 건 금상첨화다. 개회식을 불과 이틀 앞두고 나오는 성공 결의문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보수야당은 연일 평창 올림픽에 색..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해 석방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5일 1심에서 징역 5년이 선고된 이 부회장에 대해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서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5개 혐의가 인정됐다. 하지만 2심에서는 최순실씨 측에 준 용역대금 일부만 인정되고 나머지 혐의는 대부분 파기됐다.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게도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강압에 못 이겨 돈을 준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최씨를 소극적으로 지원해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질책받은 사실을 들어 강요에 의해 돈을 줬다고 본 것이다.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지명철회를 계기로 ‘코피(bloody nose) 전략’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핵시설 등을 제한적으로 정밀 타격하되 동시에 항공모함 같은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집결시켜 ‘북한이 보복하면 완전히 섬멸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북한의 대응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주먹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한 방 쳐 코피를 터뜨리면 전의를 상실할 것이라는 가설에 근거하고 있다. 빅터 차 석좌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런 구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가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신보도들을 보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담당자들이 빅터 차 석좌에게 한국에 거주하는 미국인의 대피를 도울 준비가 돼 있는지를 질의하자 그가 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