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아 칼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강화하고, 준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조 회장의 사과문은 조 전무의 ‘물컵 갑질’이 폭로된 지 열흘 만에 나온 것이다. 여론의 눈치만 살피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사과문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 회장은 2014년 ‘땅콩 회항’ 사태 때도 조현아 당시 대한항공 부사장을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키겠다고 해놓고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슬그머니 계열사 사장으로 복귀시킨 전례가 있다. 이 때문에 조 회장의 사과문 발표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70대 노인을 폭행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는 ..
‘땅콩 회항’ 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은 항공보안법 위반 등 5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여모 대한항공 상무에게는 징역 8월, 김모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겐 집행유예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돈과 지위로 인간의 자존감을 짓밟고, 조직이 한 개인을 희생시키려 한 사건”으로 정의했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발생한 사건은 두 달여 만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조씨는 객실 승무원의 마카다미아넛 서비스를 문제 삼아 항공기를 회항시켰는데, 이러한 행위가 ‘항로 변경’에 해당하는지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항로 변경은 항공기가 통행하는 공로(空路)뿐 아니라 이륙 전..
국토교통부가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본격 조사한다고 발표했을 때 일반인들은 적어도 주무부처로서 기본적인 직무는 수행할 줄 알았다. 국토부 항공안전감독관 16명 중 14명이 대한항공 출신으로, 이 중 일부가 조사에 참여했다 하더라도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최소한의 공정성은 유지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위해 거짓말과 부실조사를 거듭함으로써 “국토부는 재벌 비호 집단”이라는 세간의 비난을 자초했다. 우선 국토부는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사무장을 조사할 때 박 사무장에게 “조 전 부사장의 폭언·폭행이 없었다고 진술하라”고 협박한 대한항공 여모 상무를 동석시켰다. 기업의 문제를 증언하는 내부고발자를 해당 회사의 임원..
재벌 3세 조현아씨.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수모를 받고 있다고 느낄 거다. 속내야 알 수 없으니, 그의 반성과 사과가 진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는 그저 그가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우리는 이를 죗값이라 부른다. 딱 잘못한 만큼, 그도 남들처럼 공평한 처벌을 받으면 그만이다. 문제는 대한항공 직원들이다. 사무장과 승무원, 익히 짐작할 수 있듯, 심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승객마저 회유했으니, 회사 직원들에게 어찌했을지는 뻔하다. 피해자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고 협박을 하는 건 전형적인 2차 피해다. 상처를 달래기도 힘겨운 피해자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다. 을의 지위를 악용한 고약한 현실이다. 서비스가 좋다는 게, 진상 손님의 난동까지 다 받아줘야 하는 건 아닐 게다. 술 취한 사람이 자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논란에 또 고개를 숙였다. 조 회장은 어제 “딸자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 9일 사고 직후 귀국길에 “고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한 데 이은 두 번째 사과다. 그는 “조현아는 검찰과 당국의 조사결과에 관계 없이 대한항공 부사장직과 모든 계열사 등기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이자 조현아의 아비로서 사과한다”고 했다. 말 그대로다. 파문의 1차 책임은 조 전 부사장에게 있지만 사태를 이렇게 키운 건 총수인 그의 책임이 더 크다. 조 전 부사장도 어제 당국의 소환에 응하면서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아 이미 출발한 항공기를 되돌리고 승무원을 내쫓은 이른바 ‘땅콩 회항’의 장본인인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보직에서 물러났다고 한다. 그의 부친이자 한진그룹 최고의사결정권자인 조양호 회장이 소집한 긴급 임원회의에서 조 부사장이 퇴진 의사를 밝히자 조 회장이 이를 수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 부사장과 등기이사직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져 임시방편적 퇴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대한항공은 ‘오너 3세 슈퍼 갑질’의 사회적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주요 외신들까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국제적 이슈로 떠올랐는데도 조 부사장을 옹호하고 모든 책임을 승무원에게 전가하는 어처구니없는 작태를 연출했다. 특히 조 부사장에 의해 비행기에서 쫓겨난 승무원 사무장을 향해서는 ..
국내 프로야구나 미국 메이저리그 TV중계를 보면 구단주가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광경이 가끔 눈에 띈다. 구단주도 ‘열정적인 팬’인지라 팀 선수들이 실책을 범할 때 안타까운 표정을 짓지만 적어도 야구장 안에서는 그뿐이다. 그런데 선수들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구단주가 선수들을 일시에 더그아웃에 불러들여 경기를 중단시킴으로써 수만명의 관객에게 손해와 불편을 끼친 것에 비유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미 출발한 비행기를 되돌려 승무원을 내려놓은 어처구니없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0시50분 뉴욕발 인천행 대한항공 KE086편 일등석에 타고 있다가 견과류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