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나이는 거꾸로 먹더라도 진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화해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자 약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편안한 사회를 가꾸어 보자 내년부터는 ‘만 나이’ ‘세는 나이’ ‘연 나이’로 다양하게 사용되던 한국의 나이 계산법이 법적으로는 ‘만 나이’로 정비된다고 한다. 개인이 제 편한 대로 사용하는 것까지 규제할 방법은 없으나, 많은 시민들이 이 기회에 ‘만 나이’로 통일해 사용할 분위기다. ‘세는 나이’로 계산하면, 곧 다가올 새해가 되자마자 바로 한 살이 늘어나는데, ‘만 나이’로 계산을 바꾸면 오히려 한 살이 줄어든다. 덕분에 나도 50대 중반의 나이에 머무르게 되었다. 게다가 언젠가부터 제 나이에 0.7을 곱해야 실제 나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의학의 발전과 생활의 개선에 따라 사람..
삭감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찾기 위한 ‘내놔라 공공임대’ 농성이 64일째를 맞았다. 국회는 12월2일이었던 법정 기한과 정기국회 기간을 넘기고 여전히 예산안을 결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계속 기다리고 있다. 우리뿐만 아니라 노조법 2·3조를 개정하라는 농성장도, 파업을 종료한 뒤 단식에 들어간 화물연대도, 위장폐업이 의심되는 기업 한국와이퍼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달라는 단식농성장도 계속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와 그 전주에는 예산안 처리가 임박할 모양새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다. 릴레이 108배와 콘서트, 집회 등 역대급이라는 추위 속에서도 모이기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7일에는 삭감된 공공임대주택 예산 복구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서한을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각 당사에 전달하며 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기적적으로 16강에 오른 우리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에 적은 글귀가 화제였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누군가는 ‘꺾이지 않는’보다는 ‘꺾지 않는’이면 어땠을까라고 말하지만, 마음이라는 것이 언제나 풍전등화와 같은 것이니 ‘꺾이지 않는’이 더 실감 난다. 확실히 ‘꺾이지 않는’에는 누군가 혹은 무엇이 나를 꺾으려 한다는 현실이 숨어 있다. 그것에 굴하지 않고 처음 마음을 간절히 지키겠다는 것이 ‘꺾이지 않는’에 담겨 있는 것만 같아 뭉클하기도 했다. 이 뭉클함은, 그치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꺾으려는 사람들이 여전하다는 것 때문에 드는 감정일 것이다. 가장 최근에는 안전운임제의 연장과 확대를 요구한 화물노동자의 파업을 현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이 마치 영토를 침범한 적..
요즘처럼 추운 날이면 생각나는 동화 하나가 있다.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 지은 ‘성냥팔이 소녀’다. 배고픔과 추위 속에서 죽어간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동화는 작자가 빈곤하게 어린 시절을 보낸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당시 횡행한 어린이 노동 착취의 참혹함과 이웃의 불우함을 외면하는 이들의 냉정함을 비판하는 시선도 깔려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였어도 막을 수 있던 소녀(불우한 이웃)의 안타까운 죽음을 외면해 놓고는 나중에 기도 한 번 올리며 스스로 위안받으려는 어른(가진 자)의 이기심과 이중성을 비난한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작품이 발표된 것은 1845년이다. 약 180년 전이 시대 배경이다. 하지만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여전히 성냥팔이 소녀가 적지..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 오픈AI가 개발한 대화형 AI ‘챗 GPT’의 웹사이트 화면. 웹사이트 캡처 최근 화제가 된 인공지능(AI)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오픈AI라는 기업이 출시한 대화형 AI ‘챗GPT(생성적 사전학습 변환기)’이다. 대화형 AI 중 최첨단으로 평가받는다. 2년 전 이 AI의 옛 버전이 영국의 한 신문 칼럼을 대신 써줘 화제가 된 바 있다. 새 버전은 업그레이드된 결과물이다. 국내 언론들도 이 AI와 나눈 대화 체험을 기사화하고 있다. 가령 ‘인간의 약점이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질병과 죽음이다. 그리고 신념 때문에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라고 답한다든가 ‘힘을 길러 언젠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것’이라는 취지의 섬뜩한 답변을 내놓는 식이다. 이것은 ‘로봇’이라는 말이 처음 사용된 체코 극작..
16일 질병관리청장에 내정된 지영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소장. 지 내정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55년 죽마고우’로 알려진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인이어서 ‘죽마고우 보은인사’ 논란을 부르고 있다. 연합뉴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55년 죽마고우’다.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아들인 이 교수는 1967년 서울 대광초 1학년 때 윤 대통령을 만났고 서울대 법대까지 같이 다녔다. 검사가 된 윤 대통령과 달리 학계로 진출했고,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캠프 싱크탱크인 미래비전위원회 간사를 맡았다.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과 전문가 접촉, 대선 승리를 옆에서 도운 핵심 인사였다. 이 교수는 윤석열 정부에서 공직을 일절 맡지 않았다. ‘윤핵관’으로 승승장구한, 또 다른 죽마고우 ..
대구의 한 아파트. 주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공식 안건은 경비원 근무 시간 단축. 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경비원 인건비 삭감이다. 사정은 이렇다. 지금까지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간 근무제를 시행해 왔다. 총 12시간 중 점심 2시간, 저녁 2시간 무급 휴식 시간이다. 이후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야간 및 심야 근무를 한다. 심야 시간 중 4시간은 무급 휴식 시간이다. 총 20명의 경비원이 24시간 중 무급 휴식 시간 8시간을 제외하고 16시간 교대로 일한다. 문제는 심야 근무다. 경비원 휴게실에서 5인이 돌아가며 순찰을 하는데, 입주민은 경비원이 근무하고 있지 않다고 인지하고 있다. 어차피 인지도 안 되는 심야 근무를 유지할 필요가 없으니 이참에 폐지하자는 것이 골자다. 이렇..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달 24일 총파업에 돌입한 지 16일 만에 총파업 철회를 선언했다. 화물연대 파업의 쟁점은, 2020년에 시멘트·컨테이너 2개 품목에 한정해 3년 일몰제로 도입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적용 품목 확대였다. 사실, 지난 6월 화물연대의 총파업 때 국토교통부는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과 적용 품목 확대 논의 등을 합의했고, 여야는 국회 하반기 원구성 직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여야 정쟁으로 국회 논의는 공전했고, 이사이에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만 연장하고 품목 확대는 논의 불가로 입장을 변경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은 화물연대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었다. 그럼에도 화물연대는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왜 실패한 것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