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카타르 월드컵에서 극적으로 포르투갈을 꺾은 우리 선수들이 경기 후 들고 있던 태극기에 써 있던 말이다. 지난가을, 미국에서 열렸던 2022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리나라 한 팀이 ‘언더독’으로 우승을 일구어냈을 때부터 곧잘 접하게 된 문구다. 그 팀은 국내 선발전을 어렵게 통과, 롤드컵에 진출하여 강호들을 연이어 꺾고 결승에서 국내 리그 우승팀에 역전승을 거둠으로써 세계대회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그야말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일구어낸 값진 승리의 퍼레이드였다. 그런데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간직하고 또 이를 꿋꿋하게 발휘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공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스로 한계 지음” 때문에 그러하다. 하루는 제자 염구가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도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처음 맞는 겨울을 앞두고 유럽엔 에너지 위기가 초비상이다. 지난 9월 독일로 향하는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 천연가스 공급 중단, 최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기존 원유 생산량 감산 수준 유지 결정 등 에너지 공급 불안요소가 점점 커지면서 유럽 각국은 필사적인 에너지 절약 대책들을 추진 중이다. 에너지 위기로 가격이 폭등하는 에너지에 대한 절약 대책으로 프랑스는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의 야간조명 소등과 함께 조명 및 옥외광고를 오전 1시 이전에 끄고 난방온도를 19도로 제한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공공건물 온수 중단과 수영장 난방 금지를 시행 중인 가운데 겨울철 난방을 위한 땔감용 나무의 수요가 급증하며 난방용 장작 가격..
12월2일,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정하는 포르투갈과의 경기가 있었다. 실낱같은 기적이 마지막 순간에 이루어져 포르투갈을 2-1로 이겨, 한국은 12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포르투갈 사람인 것도 유별난 인연이고, 8강에 오르는 문턱에서 만났던 브라질도 포르투갈의 옛 식민지였다. 유럽 대륙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포르투갈과 직선거리로 1만㎞ 이상 떨어진 한반도 사이에도 괴테가 말한 어떤 ‘친화력’이 있는 것 같다. 축구로 맺은 포르투갈과의 인연은 1966년 여름, 영국에서 열렸던 월드컵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한반도의 남쪽 팀이 아니라 북쪽 팀이었다. 많은 포르투갈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경기였다. 당시 강호 이탈리아를 예선에서 꺾고, 아시아에서 처음으..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지난 주말. 평소 활동하는 SNS에서 손가락이 얼얼할 만큼 이모티콘을 눌렀다. 크게 흥분하거나 몰입해서 볼 만큼 스포츠 애호가는 아니지만, 기적에 가까운 막판 골을 확인하는 순간 벅찬 감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경기와 관련된 모든 글과 사진에 하트와 스마일을 누르고 또 눌렀다. 아이처럼 신났고 평범한 농담에도 절로 웃음이 나왔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기쁨에 겨워 남긴 나의 짧은 글에 달린 이모티콘들을 보며 묘한 감동을 느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점 차이나 정서적 차이, 관심사의 차이 등으로 소원했던 수많은 온라인 친구들의 흔적이 찍혀 있었다. 흔히 국뽕이라고 하는 과도한 자국 이기주의에 신중한 사람들도, 자신과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이들에게 분노하며..
한국산 전기차에 세금면제 혜택을 주지 않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시행 중이다. 미국 정부가 발표한 세금 혜택 대상 차종에는 미국 현지 생산 일본차와 유럽차가 있다. 그러나 현대차와 기아는 없다. 한국에서 만든 한국차를 차별하는 미국법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미국에 국제법상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다. 협정에서 정한 문제 해결 절차를 밟지 않는다. 그저 미국에 읍소할 뿐이다. 바쁘게 미국을 찾아가는 한국 공무원들의 서류가방에는 한·미 FTA 제소장은 들어 있지 않다. 아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 ‘자유’와 ‘법치’를 말하며 가치를 함께하는 동맹체임을 과시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미국을 움직일 수 없다. 지렛대가 있어야 한다. 그 하나가 한·미 ..
지난달 16일 동남아시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왼쪽에서 두 번째) 등의 영접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밤에, 휴일에 대통령이 누굴 만나는가. 정가의 영원한 관심사다. 관저에서 세상 얘길 나누는 이가 대통령 복심도 가장 잘 읽고 움직일 거라 보는 것이다. 박철언(노태우)·김현철(김영삼)·박지원(김대중)·유시민(노무현)·이재오(이명박), 민간인 최순실(박근혜)과 정권 초의 김경수(문재인)도 그런 위치였다. 왕의 남자와 숨은 실세로 불린 이들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 회동 뉴스가 이어진다. 지난달 7일 입주한 용산 관저 첫 손님은 사우디 왕세자(17일)라 했고, 공개된 첫 만찬은 여당 지도부(25일)였다. 그러나 세간엔..
헌법 제21조 ①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제32조 ①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 ③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 제33조 ①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14조(업무개시 명령) ①국토교통부 장관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집단으로 화물운송을 거부하여 화물운송에 커다란 지장을 주어 국가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운송사업자 또는..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는 소망이 재난인가. 정부는 화물연대 파업이 ‘사회적 재난’이라며 중대본을 꾸렸다. 정부의 사고회로를 도통 알 수가 없다. 화주업체 재산의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만은 분명히 알 수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를 포함한 모두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먼저 확대해야 할 제도다. 화물노동자가 화물을 실어나르는 덕분에 돈을 버는 화주업체가 마땅한 책임을 지게 하는 것도 정부의 역할이다. 모든 게 거꾸로다. 정부는 ‘불법파업’으로부터 ‘법과 원칙’을 지키는 역할을 자청했다. 화물연대 파업을 ‘불법과 범죄’로 만들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모로 가도 불법이기만 하면 된다는 듯 이유가 계속 바뀐다. 화물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이므로 파업할 권리가 없어 불법, 개인사업자는 영업하지 않을 자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