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상환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위기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된다. 기업의 이윤추구 경쟁이 과잉투자와 과잉생산을 초래하고 노동자들의 임금과 소비를 제약하면서 공황을 낳게 된다. 산업자본 중심으로 경제가 운영되었던 과거에는 10년 주기로 경제위기가 반복되었지만 기술발전이 빠르고 금융이 발달한 최근에 와서는 주기가 단축되고 더욱 불규칙하게 되었다. 국제투기·금융위기 부른 세계화 1920년대 대공황과 이번의 세계 경제위기 등 대규모적이고 장기적인 공황이 발생하는 원인은 첫째 독점자본의 지배, 둘째 금융의 발전과 투기화, 셋째 소득분배 불평등, 넷째 경제활동의 세계화다. 독점자본이 경제를 지배할수록 독점가격을 기초로 과잉시설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이 발전할수록 대출로 과잉생산을 부추기고 투기는 ..
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ㆍIMF개혁·달러 대체 기축통화 등… 경제력 바탕 영향력 확대 지난 6월16일 러시아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브릭스 4국' 정상들. 사진 왼쪽부터 브라질 대통령 룰라 다 실바, 러시아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 인도 수상 만모한 싱. |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위기는 신자유주의 체제뿐만 아니라, 그 선두에 서 있던 미국의 위상에도 흠집을 냈다. 미국 주도의 세계 경제체제 안에서 기죽어 지내던 국가들이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신자유주의 시스템을 부정하지는 않으면서, 국제금융시장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가는 이른바 브릭스(BRICs..
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미국도 IMF도 일본도 각성… ‘신자유’ 무너졌나 지난해 9월 전 세계에 몰아친 금융위기는 공고하던 신자유주의 체제에도 균열을 냈다. ‘시장만능’을 외치는 목소리가 잦아든 대신, ‘규제 강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신자유주의를 주도하던 서방 선진국 정상들은 머리를 맞대고 규제방안을 논의해야 했다. ‘규제 철폐’를 소리높여 주장하던 전문가들은 ‘반성문’을 제출했다. 사진 왼쪽부터 조지 W 부시 전 미국대통령, 고든 브라운 영국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총리,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그러나 금융위기 1년을 맞은 신자유주의 시스템은 일부의 예상처럼 무너지지 않았다. 시장에 대한 ‘반성’과 ‘질타’가 쏟아져 나왔지만 아직까지는 ‘구호’에..
문우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ㆍ미국 금융지배력 약화로 기축통화 지위 흔들려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빠르게 수습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달러화에 대한 유동성 부족문제로부터 발생된 달러화의 일시적인 강세 추세가 종결되고 미국의 금융지배력 약화에 따른 달러화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러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 주요국 통화에 대해 미 달러화의 가치가 약세로 전환되었다. 올해 3월초 이래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약 15% 절하되었고 엔화에 대해서도 6% 절하되었다. 한편 이러한 추세하에서 국제적으로 위상이 확대된 중국이 달러화 체제에 도전하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지배해 온 달러화 중심의 국제통화체제를 위협하고 있다. 달러화의 기축통화 역할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기축통화의 ..
스웨덴(스톡홀름) | 유희진기자 worldhj@kyunghyang.com ㆍ스웨덴과 한국의 장애인복지 ◆ “학교·이사갈 집마다 저를 위해 공사를 해줘요” 스웨덴의 베른트 스웨덴 스톡홀름시 시청 공무원인 멀린 베른트(36·여)는 태어날 때부터 다리에 장애가 있었다. 걷지 못한다. 한국에서 장애여성네트워크 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박현희씨(30·여)도 베른트처럼 다리가 불편한 신체 장애인이다. 7년 전 사고로 그녀의 다리는 그녀의 몸무게를 지탱할 힘을 잃었다. 베른트와 박씨는 멀리 떨어진 대륙에서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사람 모두 30대 여성이다. 다리가 불편한 신체장애인이기도 하다. 신체적 장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일에 열정적으로 매진하는 모습도 닮았다...
스톡홀름(스웨덴) | 유희진기자 ㆍ“환자 수만큼 국가가 운영비 지원 ‘제한된 민영화’로 서비스 질 높여” 스웨덴의 의료서비스는 주로 세금으로 재원이 조달되는 국가보건서비스(NHS·National Health Service)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연대의 원칙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어 세금을 많이 낸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의료서비스가 필요할 때는 적은 비용으로 동등한 치료를 받는다. 주요 국가들의 보건의료체계 성과지표 평가에서 1, 2위를 다투는 스웨덴의 의료서비스. 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의료진들은 어떤 신념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을까. 지난 6월3일 스웨덴의 1차 진료소 티펨(Tippem)의 모니카 스칸츠(Monica Skantze·여·사진)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스..
스톡홀름(스웨덴) | 유희진기자 worldhj@kyunghyang.com ㆍ스웨덴과 한국의 의료서비스 ⊙ 간암치료 스웨덴 박정식씨 “골수이식·간이식 두번 대수술에 43만원 냈어요” 스웨덴에 살고 있는 교민 박정식씨(63)는 2006년 간암 판정을 받았다. 의사는 “암 말기로 간 이식수술만 받으면 재발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골수 이식까지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그는 이후 투병생활을 통해 병마는 물론 시시때때로 엄습해오는 죽음의 공포와 싸워야 했다. 다행히 박씨는 두 차례의 대수술을 잘 견뎌냈다. ‘살았구나’ 하는 희망이 생겼다. 한국에 살고 있는 박진석씨(36)는 2004년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어서 절망감이 엄습했다. 고된 항암치료 과정을 견디면서 그 역시 스웨덴의 박정식씨처럼 ..
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ㆍ국유지에 건물 짓고→국민연금 중간인출→10명 중 9명 ‘내집’ 싱가포르의 주택보급률은 1990년대 이미 100%를 넘어섰다. 2000년 말에는 112.6%에 달했으며 인구 1000명당 주택수는 259호다. 이 가운데 자가점유율은 무려 92%다. 국민 10명 중 9명은 ‘내집’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 비결은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주택정책 덕분이다. 싱가포르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와도 다른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 주택정책의 유일한 목표는 ‘자가소유 촉진’이다. 싱가포르의 공공주택공급은 1960년 설립된 국가개발부 산하의 주택개발청이 전담하고 있다. 주택개발청은 공공주택의 계획, 건설, 공급을 수행하며 이를 위해 국유지 판매, 임대, 관리, 철거 등의 토지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