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사기자 ro@kyunghyang.com 신자유주의에 맞선 진보진영의 대안 만들기는 참여정부 말기부터 시작됐다. 민주화 세력이 집권한 10년간 신자유주의적 가치관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면서 신보수파가 부상했다. 이에 진보진영 내에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대안 논의를 위한 각종 토론회가 개최되었고, 진보 싱크탱크 간 연대도 활발히 일어났다. 대개 성장 개념을 적극적으로 흡수했다. 대안모델로 주목을 받은 것은 생태·평화·사회민주주의론(조희연 교수 등), 노동중심통일경제연방론(손석춘 등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사회연대국가론(민노당 진보정치연구소), 사회투자국가론(유시민·김연명·신광영 등), 복지국가혁명론(복지국가소사이어티), 신진보주의국가론(이정협·정건화 등 한반도사회경제연구회) 등이다..
박정훈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위원 ㆍ5부 -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넘어 (3) 지역연합을 구축하라 지난 8월29일 아르헨티나 바릴로체에서 열린 남미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한 회원국 정상들. 정상들은 외국 영토에 대해 위협하거나 무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채택했다. 바릴로체(아르헨티나) | 연합뉴스 라틴아메리카도 유럽처럼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 수 있을까? 중남미 연합 시민이라는 신분증, 민주적이고 독립적인 중남미 의회, 빈국과 경제위기 국가를 지원하는 중남미 은행, 지역 안보를 책임지는 중남미 안보기구 등을 갖게 될까? 중남미 국가들이 최근 10년처럼 자주 만난 적은 없다. 이 대륙 국가들은 자국 문제는 물론 인접국과의 갈등조차 늘 미국, 유럽 국가들과 만나서 풀려고 했다. 이웃 ..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ㆍ새로운 ‘복지 자본주의’ 한·중·일이 뭉치면 가능하다 민주당이 총 의석의 64%를 차지한 일본의 국내정치 변화가 놀랍다. 어쩌면 앞으로 일본의 대외정책에도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지 모른다. 차기 총리가 될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는 선거 전 여러 매체를 통해 자신과 민주당이 취할 정책기조를 미리 밝힘으로써 이미 그러한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관심을 끈 대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자민당의 일본은 그동안 미국이 주도하는 시장만능주의 혹은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매몰돼 있었다.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 내수 중심의 ‘국민경제’ 발전과 복지 및 사회안전망의 충실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는 공동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미국보다는) 동아시아 국..
홍진수기자 soo43@kyunghyang.com 지난 6월7일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등 걸프지역 산유국 4개국은 ‘걸프통화협정’에 서명했다. 유럽연합(EU)의 유로화 같은 역내 ‘단일통화’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다. 서명한 4개국은 모두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이다. 나머지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연합과 오만이 통화협정 참여를 일단 유보했지만 걸프회의는 지난해 이미 공동시장을 출범시킨 상태다. 걸프회의는 이르면 2010년에 단일통화를 만들어 유통시킨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각 지역의 경제블록들은 무역대금 결제시 달러화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하거나 새로운 통화를 만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신용이 떨어진 달러화를 사용할 때 따라오는 ‘불..
유희진기자 worldhj@kyunghyang.com ㆍ토빈세 논의 이끈 NGO ‘아탁’ 시민단체 아탁 회원들이 2002년 9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반전시위 도중 대형 플래카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쾰른 | AP연합뉴스 프랑스의 대표 지식인 이냐시오 라모네는 1997년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던 시사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 ‘시장을 무장해제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그는 “금융 세계화가 아시아 화폐시장을 강타하며 시민들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면서 “자본의 이동을 규제하기 위해 토빈세 과세연합이라는 새로운 NGO를 만드는 게 왜 안 되느냐”고 주장했다. 라모네의 사설을 본 독자들이 편집진에게 보낸 편지만 5000통이 넘었다. ‘국제금융시장의 톱니바퀴에 약간의 모래를 뿌려보자’고 뜻이 모아지면서 ..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ㆍ자본가에겐 천국의 문, 빈곤 세계화 첨병 인도네시아 시위대가 지난 6월8일 수도 자카르타의 무역부 앞에서 세계무역기구와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카르타 | AFP연합뉴스 세계적으로 ‘대유행’ 단계에 들어선 신종플루를 일컬어 ‘나프타플루’라고도 한다. 나프타(NAFTA), 곧 북미자유무역협정으로 각종 공중위생, 환경규제가 느슨해진 것을 틈타 미국계 농기업이 멕시코에 축산공장을 이전하였고, 여기가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 곧 신종플루의 발생지가 되었음을 빗댄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훨씬 엄격해진 나프타의 지적재산권 조항을 통해 미국계를 비롯한 초국적 제약회사가 신종플루를 통해 떼돈을 번다. 세계무역기구(WTO),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이로사기자 ro@kyunghyang.com ㆍ중남미·아시아 망친 초긴축 프로그램 ㆍ동유럽에도 요구 1990년대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국제통화기금(IMF)은 ‘선진국 금융자본을 위해 빚을 받아오는 대행업체’란 오명을 썼다. 구제금융국에 대한 고금리와 재정긴축, 시장 전면개방 등 혹독한 요구조건 탓이었다. 외환위기는 94년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을 시작으로, 97년 한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로 옮아갔다. 이후 98년 러시아·동유럽 국가들로 이어졌고, 99년엔 브라질을 강타했다. IMF의 판박이식 처방의 결과는 대체로 참담했다. 고금리로 내수기반이 붕괴했다. 국내 기업들이 초국적 투기 자본들에 헐값 매각되는 일이 속출했다. 예외없이 농민·빈곤층·노동자는 고통을 받았으며 사회 양극화가..
정태인 경제평론가 ㆍ강대국 이익 앞에 멈춰선 새 통화체제 만들기 지역통화로 극복하라 한 여성이 지난달 24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의 한 철교 아래 쌓여 있는 중고품들 사이에 앉아 있다. 세르비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은 세계금융위기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고 있다. 베오그라드 | AP연합뉴스 G20의 어정쩡한 결과 경향신문의 ‘신자유주의 시리즈’에서 나는 현재의 금융위기를 “3중의 위기”라고 진단하고 파생상품 규제, 시장만능론의 폐기와 새로운 경제이론(예컨대 칼 폴라니에 입각한 경제이론), 글로벌 불균형의 제도적 시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1월12일자 참조). 지난 4월 기대를 모았던 주요 20개국(G20)은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기껏 조세천국의 규제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