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부산의 한 학교에서 중간고사 만점자에게 일주일간 점심 급식을 먹도록 한 일이 알려져 공분을 샀다. 놀라웠던 건 초등학교 2학년 교실에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 대구의 한 초등 3학년 교실에서도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워 급식을 먹게 했다. 비교육적인 행태는 곳곳에서 벌어졌다. 전 세계가 이 가리키는 불평등 문제에 공감하며 열광하고 있다. 그런데 의 메타포가 어디 성인들의 삶만을 보여줄까. 우리나라 학생들의 삶은 더 고단하고 치열하다. 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제 성적 비관 자살은 더 이상 뉴스거리도 아니다. 죽음만이 문제인가. 수능 3등급 안에 들지 못해 들러리 취급을 받고, 대학 입시 결과로 인해 패배감과 좌절 속에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 청년들의 삶이다. 이것은 그들의 자유 의지가..
위드 코로나 조치가 시행된 지난 1일 전국 음주운전 일제 단속에서 299명이 적발되었다고 한다. 경찰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음주운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내년 1월까지 3개월간 음주운전 집중 단속을 벌인다. 지난해 음주운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287명으로 1년 전(295명)보다 2.7%가량 줄었지만, 음주 교통사고 건수와 부상자는 10% 가까이 증가하였다.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면 운전을 해서는 안 되며 운전을 했을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또한,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 피해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면 위험운전치사상으로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112신고나 CCTV 관제센터에서도 음..
연인 사이에 폭행을 넘어 죽음까지 부르는 데이트폭력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데이트폭력 사건이 하루 평균 26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년 동안 데이트폭력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받은 사건도 227건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데이트폭력은 가정폭력이나 성폭력과 달리 남녀 당사자 간 지극히 사적인 문제로 여기고 방치한 측면이 많았다. 데이트폭력이 연인관계라는 친밀한 사이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대부분 은폐돼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보복을 두려워해 신고율은 극히 저조하다고 한다. 데이트폭력을 방치하면 향후 가정폭력이나 아동폭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봐야 한다. 더욱이 상당수 가해자들은 한번 데이..
지난 7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정감사장에서 10월25일쯤 전 국민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11월9일쯤이면 일상 회복 단계인 ‘위드 코로나’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앞서 ‘징검다리’ 거리 두기를 시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진자 추이를 보면, 지난 6월부터 네 자릿수를 기록하며 계속하여 확진자 수가 증가하더니, 8월부터는 2000명대를 돌파했다. 이후 1000명 후반대에서 2000명대를 오가는 상황이 10월 초까지 이어지다가, 10월 둘째주부터는 1000명 전반대로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그에 따라 감염 재생산지수도 1을 넘기다 10월 첫째주는 0.89, 둘째주는 0.86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백신 접종완료율이..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이원수 시인의 시 ‘고향의 봄’에 홍난파가 곡을 붙인 이 노래는 국민동요이다. 그러나 정작 내가 살았던 고향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내 고향은 ‘소멸 위험지역’ 36곳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소멸 우려지역’ 38곳에는 포함됐다. 1985년 고향을 떠날 때만 해도 약 60가구에 200명 이상이 거주하던 전형적인 농촌마을이었으나 현재는 10가구에 15명 정도 살고 있으며 평균 연령도 70세 이상이다. 빈집은 거의 헐어서 없어졌고 동네는 대나무와 잡초가 무성하다. 모두 고향을 떠나 학업과 일자리를 찾아서 전국으로 흩어져 살고 있고 가끔 경조사나 향우회 때 만날 수 있다. 늦었지만 정부가 위기대책을 마련하고 각종 지원을..
대입 수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수능 전후 대학별 논술고사가 시작돼 준비기간이 짧아서 마음이 바쁘다. 논술 실력은 하루아침에 늘지 않는다. 특히 출제된 내용이 길고 어려운 논제의 경우 시작부터 숨이 막히고 머리가 아프다. 신문 읽기를 권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실제 논술에 출제된 주제는 신문에 기사화된 내용과 연관된 경우가 많다. 신문에서 접했거나 유사한 주제를 만나게 되면 당황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풀어나갈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매일 새벽 3시에 일어나 한두 시간 독서하고 출근하며, 주말이면 모아둔 신문을 탐독한다고 한다. 정보기술(IT) 황제는 신문이라는 정보창고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종이신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글들을 볼 수 있다..
제보를 받고, 지난 8월 경북의 A시에서 시행한 상수관로 세척공사 공법 선정 입찰과 관련된 내용들을 살펴보니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 싶기에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총사업비가 61억원이나 되는 공사임에도 그에 사용될 세척공법을 공개적인 현장 시연도 하지 않고 단지 각 업체가 제출한 기술제안서만을 보고 선정(평가)하게 했다. 이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도대체 각 업체들이 일방적으로 제시한 제안서의 내용들을 검증 절차도 없이 어떻게 그대로 인정하고 평가를 하게 할 수가 있는지 묻고 싶다. 공법선정위원회 심의위원 7명 중 4명이 동일한 협회에 소속된 자라는 점 또한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더구나 평가결과를 보면 7명 중 2명이 6가지 평가항목 중 특정 업체에 최고 점수인 수 5개와 우 1개를 똑같이 ..
얼마 전 동네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직원은 방문자인 내게도, 직원들 간에도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였다. 언제부턴가 상대방에게 적합한 호칭이 없을 때 누구에게나 일단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풍토가 생겼다. ‘선생님’의 사전적 의미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또 비유적으로 어떤 일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높여 이르는 말이지만, 우리의 언어 현실은 선생님이란 말이 남용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아내를 ‘부인’이라고 호칭하는 사람도 있다.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이지 자신의 아내를 칭하는 말로 써서는 안 된다. 작은아버지를 부를 때 쓰는 ‘삼촌’이란 호칭 역시 잘못된 표현이다. 삼촌은 친척 간 촌수를 나타내는 것일 뿐이므로 ‘삼촌’은 큰아버지 또는 작은아버지 등으로 바꿔 써야 한다. 성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