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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중국발 쇼크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처럼 강력한 시진핑 집권체제가 성립할 줄은 어느 누구도 예측 못했을 것 같다. 중국 핵심 지도부는 리창, 차이치, 왕후닝과 같이 시진핑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을 기준으로 채워졌다. 전문가들은 권력을 강화한 시진핑이 향후 보다 공세적인 대외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에 결코 굴복하지 않고 중국만의 방식으로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언명이나, 군사력의 지속적인 강화, 대만에 대해 비평화적 방식의 통일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주장 등은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여전히 중용된 시진핑의 책사 왕후닝의 이상이 원(元)나라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한 영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러나 20차 당 대회의 보고서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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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10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승리 직후 “모두 하나가 되자”고 했다. 5월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선 “자유는 결코 승자독식이 아니다” 했고, 6일 뒤 국회 추경 시정연설에서는 “국정운영 중심은 의회”라며 거야와의 많은 대화를 약속했다. 모두 식언이 됐지만, 대통령이 ‘희망의 나라’와 ‘협치’를 입에 달고 산 봄이었다. 10월25일, 윤 대통령이 예산 시정연설을 하러 다시 찾은 가을 국회는 싸움터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장 밖에서, 정의당은 안에서 “이×× 사과하라”고 팻말을 들었다. 여당만 박수치는 휑한 연설에 이목이 쏠릴 리 만무했다. 파국이었다. ‘대장동 특검’은 국회에 넘기더라도,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서라도, 적어도 욕설엔 대통령이 야당과 국민에게 사과했어야 하지 않을까. 대..
한국갤럽은 격주로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을 발표한다. 세부 항목에서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이유를 묻는다. 흥미로운 점은 ‘민생 살피지 않음/무능/잘못’의 부정 평가 합계가 3배 가까이 늘어났다. 6월 2주차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민생 살피지 않음/무능/잘못’의 부정 평가 합계가 10%였다. 10월 3주차 조사에서는 28%로 늘어났다. 즉 윤석열 정부를 ‘경제에 무능한’ 보수 정부라고 생각하는 국민 비율이 약 3배 늘어났다. 윤석열 정부는 5월10일 임기를 시작했다. 아직 6개월이 되지 않았다. 5개월여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국민은 윤석열 정부를 ‘경제에 무능한’ 보수 정부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지난 5개월간, 기억나는 것들을 복기해보자. 첫째,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둘러싼 부실 대응이다..
우리는 바로 이웃과 싸우고 불신하면서도 일상생활에 파묻혀 짐짓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지내지만, 상대방이 계속 화를 가라앉히지 않고 있어서 언제 또 나에게 해코지를 할지 몰라 걱정하면서 지내는 경우가 있다. 상황을 방치해 두면 시간이 흐를수록 관계가 악화되기 십상이고, 이웃과 접촉과 대화가 끊어져 있어서 상대방이 어떤 심리와 이유로 내게 언제 어떤 식으로 어떤 위협을 가할지 알 수가 없다. 요새 남북관계를 위의 경우에 비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강화와 그것이 우리에게 주는 위협이 고통스럽고 화가 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군사적 대결, 그것도 핵전쟁 위협을 고조시키는 정책 일변도는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위기 상황의 지속적인 방치도 답이 아님을 안다. 그렇다면, 무엇..
우리 정치가 아무리 어지럽고 정쟁에 휩싸여 있지만, 정치의 시계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지난 11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2024년에 열릴 총선을 향한 험준한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선거구 획정은 고사하고 어떠한 법안의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험악한 여야관계를 생각하면,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할 수는 있겠다. 그러나 우리 공직선거법은 중앙선관위에 해당 위원회의 설치를 선거일 18개월 이전에 하도록 규정하였으니, 우리 정치와 선거에서 그나마 법이 지켜진 사례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다. 더 중요하게, 차기 총선을 준비하는 어느 정치 신인은 자신이 출마할 선거구가 어느 동네와 마을을 포함하고 있는지 하루라도 빨리 알고 싶을 것이다. 실제 우리 선거법은 선거구 획정을 선거 1..
10월24일로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69일이 됐다. 윤석열 정부의 총임기인 1826일 중 9.2%가 지났다. 1년 전 이맘때, 내년 10월에는 누가 대통령이 돼 있을까 궁금했다. 윤석열이 되든, 이재명이 되든 5년간 익숙했던 이름을 바꾸기에는 낯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 겨우 다섯 달 남짓 했을 뿐인데, 전임인 문재인 정부는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폐기된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과 물러난 장차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다섯 달 전과 비교해 확연히 달라진 경제적 분위기는 전 정부의 자취를 빠르게 지우고 있다. 3000을 넘어섰던 코스피는 어느새 2200까지 물러섰다. 증권계좌의 빨갛던 주식평가 금액이 파랗게 변한 지 오래다. 삼성전자, 카카오, 네이버 등 ‘..
정치 스스로 사라진 게 아니라 국민들이 정치를 버린 수준까지 이르렀다. 정치가 있다면 단 하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적대적 공생뿐이다. 윤 대통령 리스크가 이 대표를, 이 대표의 리스크가 윤 대통령을 살리는, 역설의 정치다. ‘윤석열 리스크’의 핵심은 고립이다. 윤 대통령에게 여당은 자기 세력이 아니다. 신화가 있는 정치인도, 가치의 리더도 아니다. 이런 처지라면 핵심세력을 확장하려는 노력이 상식적이다. 그마저도 어렵다면 관료를 조직화했던 역대 대통령의 경로라도 따라야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집권 6개월여 만에 권력기관 1급 관료 상당수를 인사조치했다. 정권 초 권력기관에 파견된 1급 관료들은 각 부처 인재들이다. 이들이 짐을 싸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윤 대통령은 윤핵관 틀..
한동훈은 ‘조선 제일의 검’으로 불렸다. 기분 나쁘지 않을 별명이다. 유능한 검사라는 뜻이니 말이다. 윤석열은 한 수 위였다. 그가 ‘강호 무림의 최고 칼잡이’라는 것에 누구도 토를 달지 않았다. 칼잡이의 지존이라는 표현이 좀 민망하게 들릴 수 있겠다 싶은데 그런 것 같지도 않다. 그것 역시 이름난 검사에게 붙이는 상찬(賞讚)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군대, 경찰 등과 함께 폭력을 합법적으로 행사하는 국가기구다. 국민의 재산권을 박탈하거나 신체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권력기관이다. 그래서 검사 자신들은 칼을 쓰는 무사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윤석열과 그의 수하 한동훈은 자기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고수인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두 무림 고수가 중원으로 나와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되면서부터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