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준 | 동아대 교수·문화연구 동계올림픽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6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누구 표현대로 이는 ‘거의 사기’다. ‘구라가 예술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그 자료를 나에게 주면 세 시간이면 100조원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어느 경제학자가 그랬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거짓말을 잘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경제효과가 450조원이라는 ‘창조적 연구’도 있지 않았던가. ‘경제효과’는 과학이 아니라 신념의 문제요, 상상력의 공간인 것이다. 올림픽을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평상시라면 절대 짓지 않을 불필요한 시설을 단 보름간의 행사를 위해 짓는다. 신나게 환경을 파괴하며 많이도 짓는다. 누가? 재벌 건설사가. 누구 돈으로? 우리 세금으로. 이게 ‘경제효..
정윤수 | 스포츠칼럼니스트 “지금 나는 1년 전의 내가 아니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말이다. 그는 ‘뉴스위크’ 최신호 칼럼에서 ‘1년 전’의 사고 이후 자신이 새롭게 거듭났음을, 조금은 상투적으로, 그러나 나름 절실하게 적고 있다. 그는 기이한 열정의 연쇄사슬과 그에 따른 불화와 파경을 ‘1년 전의 자동차 사고’라고 함축하여 말하는데, 아무래도 그렇게 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작지만 소중한 삶의 가치들을 뒤늦게라도 깨달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타이거 우즈는 ‘자동차 사고’ 이후 “아들을 목욕시키는 것이 골프 공을 한 바구니 더 치기보다 훨씬 낫다”거나 아이들에게 “파스타를 만들어주는 일이 최고급 식당의 식사보다 보람 있다”고 말하는데, 매우 진부하지만, 최고..
정희준 | 동아대 교수·문화연구 2008년 말 국가인권위원회는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체육중·고교에 재학 중인 남녀 학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무려 78%의 학생선수들이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것은 언어적 성희롱(58%)과 강제추행(25%)을 포함해 63%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한국여성스포츠회는 석달 전 세미나를 열고 이 실태조사가 현실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아무래도 성폭력의 피해는 여성에게 심대할 수밖에 없을 텐데 여성들이 나서 조사결과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더니 지난달엔 이 단체의 부회장이자 여자농구의 영웅 박찬숙씨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