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 | 스포츠칼럼니스트 올림픽은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더 깊어지고 있다. 9월2일 밤, KBS 1TV의 스포츠 프로그램 는 여자 펜싱 신아람 선수의 오심 문제를 다뤘다. 석연치 않은 판정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선수와 코치와 대한체육회가 어떻게 대처를 했느냐 하는 점이었다. 여러 차례 보도된 바와 같이 대한체육회 박용성 회장은 “규정에 따라 선수가 심판에게 직접 항의해야 하는데 언어 문제가 있어 제대로 못했고 지도자가 항의하다가 시간을 허송했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8월19일, KBS 1TV 에 출연해서는 코치가 “이성을 잃어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잊어버렸다”고도 했다. 에 출연한 여자 펜싱의 심재성 코치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 있을 때 코치도 항의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영어, 불어, 독어를 능숙..
김자동 | 언론인·임시정부기념사업회장 필자는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편이며 기자생활을 하면서 근대 올림픽에 관해서 제법 알고 지냈다고 자부한다. 그래서 올림픽을 흥미있게 보기는 하지만 행사 자체를 높이 평가하지는 않는다. 이번 올림픽도 도덕적 측면에서 많이 나아졌다고 평할 수는 있어도 훌륭하게 치러졌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한·일 축구전 후 관중에게서 받은 ‘독도는 우리땅’이란 종이팻말을 들고 뛴 한국 선수의 시상을 보류했다는 기사를 보고 불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구나 IOC의 결정이 그처럼 빨리 내려진 데 대해서 놀랐다. 우리는 흔히 ‘올림픽정신’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럴 때면 도대체 ‘올림픽정신’이 무엇이며 그렇게 대단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기회에 올림픽에 관하여 약간의 지식을 얻..
이정화 |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과정 17일간 지구촌을 달군 2012 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의 최대 화두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환경 및 사회·경제적 균형을 고려한 발전을 추구함과 동시에 현세대의 무분별한 자원소비를 지양하여 미래세대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지향하는 성장이념이다. 런던올림픽은 이 같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금메달보다 더 값진 친환경적인 올림픽 개최’를 목표로 세웠다. 올림픽 개발 부지 내 건폐지의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여 80% 이상 재사용하고, 건축자재의 재활용률을 극대화하여 불필요한 자원 소비와 운반비를 최소화하였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하여 내재에너지 발생을 줄이고, 전력 생산량 중 20%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부터 ..
정윤수 | 스포츠칼럼니스트 박종우 선수를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그는 멕시코의 현란한 공격을 차단했고 영국의 무자비한 속도를 제어했으며 일본의 정교한 패스 플레이의 혈맥을 끊었다. 그의 분전에 의하여 수비라인은 안정되었고 저 앞의 박주영과 구자철, 지동원이 마음 놓고 상대 진영을 유린할 수 있었다. 올림픽 사상 최초의 동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박종우는 관중석의 누군가가 건넨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종이를 들고 잠시나마 승리를 만끽했다. 그 일로 일단 그의 동메달은 유보되었다. 시상대에 오르지도 못했고 공항의 환영 무대에도 오르지 못했다. 가슴 아픈 장면이다. 무엇이 문제인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 경기장이나 관련 시설에서 선수의 정치적 행동을 금하고 있다. 위반할 경우 실격이나 자격취소..
정희준 | 동아대 교수·문화연구 이번 올림픽에서 양학선의 경이적인 경기력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고 일약 세계 정상으로 부상한 펜싱을 보며 참으로 대견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를 가장 감동하게 만든 선수들은 따로 있다. 장미란과 여자핸드볼 선수들이다. 장미란은 한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체육인이다. 그런 그가 아마도 마지막이 될 올림픽 무대에서 4위에 머무르고는 무대 위에서 바벨에게 인사를 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동메달 결정전에서 2차 연장 끝에 승리를 내준 여자핸드볼 선수들의 눈물은 나의 가슴에도 온전히 전해졌다. 경기가 끝났는데도 화면을 멍하니 보게 만든다. 터질 것 같은 감정을 끌어안고 다시 내일을 기약해야만 하는 순간. 이는 스포츠에서만 가능한 감동이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오직 메달에만 미쳤다...
영국 런던올림픽 스타디움을 밝혔던 올림픽 성화가 마침내 꺼졌다. 지난 17일 동안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게 했던 열광, 흥분과 아쉬움을 뒤로하면서 말이다. 지난 4년 동안 갈고닦았던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였던 전 세계 205개국, 1만여명의 참가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특히 1948년 7월 대한민국 건국 직전 개막했던 런던올림픽에 참가한 지 64년 만에 런던을 다시 찾은 우리나라 선수단은 여느 올림픽에 못지않은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메달을 딴 선수는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해 올림픽 무대에 오른 245명 선수 전원에게 아낌없는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돌이켜보면 우리 선수단이 출연한 각본 없는 드라마는 감동의 연속이었다. 유럽의 전유물이었지만 역대 가장 좋은 성적을 낸 펜싱과 사격을 비롯해 사상..
박구용 | 전남대 교수·철학 런던올림픽이 끝나가고 있다. 용감한 녀석들의 말처럼 한숨 대신 함성으로, 걱정 대신 열정으로, 포기 대신 죽기 살기로 힘을 겨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올림픽 이념(Olympism)이 말하듯 운동은 사람이면 누구나 차별 없이 누려야 하는 인권이다. 그러니 세계인의 운동(Sport) 축제인 올림픽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증진하며 평화로운 사회를 지향하는 문화 및 교육 운동(Movement)이어야 한다. 따라서 운동(M)을 포기한 운동(S)은 사람이 아닌 돈의 파티일 따름이다. 올림픽에 대한 찬사와 비판은 다양하다. 한쪽이 세계인의 축제라며 환성을 지를 때 다른 쪽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를 확대하는 환영이라고 조롱한다. 세계시민은 국가나 민족, 혹은 그것이 자랑하는 역사나 특..
박태환 선수가 런던올림픽 대회 첫날 수영 자유형 4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땄다. 박 선수는 국제수영연맹 사상 25년 만에 첫 실격 판정 번복이라는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소중한 성과를 얻었다. 그의 투혼은 메달 색깔에 연연할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한다는 게 얼마나 감동적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 올림픽에서 동메달만 얻어도 기쁨에 겨워하는 다른 나라 선수들과는 달리 우리 선수들은 은메달을 따고도 원통하다며 통곡을 터뜨리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금메달 지상주의에서 벗어날 때도 됐다. 국민들이 은메달을 딴 박태환에게 뜨거운 박수와 격려를 보내는 것은 실격을 당한 아픔을 딛고 결선에 나가서는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선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금메달을 따서 올림픽 2연패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