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원자로에서 열출력 급증 현상이 발생한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 1호기 사고는 결국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 따르면, 한빛 1호기의 열출력 급증의 직접적 원인은 근무자의 계산오류 때문이었다. 원전에서는 핵연료 교체 후 제어봉(자동차의 브레이크처럼 원자로에서 핵연료의 핵분열 반응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함)이 원자로 출력을 설계대로 제어할 수 있는지를 시험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제어봉 제어능 측정을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원전 측은 제어능 측정법을 14년 만에 변경해놓고 이 담당자에게 교육시키지도 않았다. 결국 이것이 계산오류로 이어지면서 원자로 출력값이 제한치의 18%까지 치솟았던 것이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1기 설비가 1987년 준공되었으니, 30년이 넘었다. 이곳에서 용광로 안전밸브를 통해 중금속이 포함된 분진과 유독가스가 일상적으로 배출되었다. 한 세대 이상 쉬쉬했던 환경오염사고가 내부 제보로 지난 3월 밝혀진 것이다. 최근 해당 지자체는 광양제철소에 조업정지 10일 처분을 통지했다. 고의적인 안전밸브 개방에 대해 내려진 30년 만에 최초의 조업정지 조치였다. 환경부도 입장을 내고 대기환경보전법 등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못 박는다. 포스코는 경제손실이 막대하다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걸겠다고 반발했다. 포스코가 제공한 데이터로 몇몇 언론이 조업정지를 ‘제정신으로 한 일인가’라며 비판하는 기사를 썼다. 회사는 뒤로 빠지고 ‘경제 파탄’ ‘포스코 죽이기’라며 포스코 협력사를 동원..
지난 3월 미세먼지가 온 나라를 뒤덮었을 때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나라의 안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부에서 각종 대책을 준비하고 있지만 솔직히 만만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국제기구를 만들어 국제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발상은 의미가 있지만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정책은 아닐 겁니다.교통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노후차량 교체, 혼잡통행료 부과, 대중교통 확충 등의 정책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노후차량 교체’는 적게는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필요합니다. 혼잡통행료 부과는 서울시가 전문가와 수십년간 논의했지만 시행상의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대중교통 확충 또한 많은 정부 재원과 오랜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당장에 할 수 있는 효과적 정책은 무엇일까요? 자..
환경부가 18일 인천 서구, 영종, 강화 일대에서 발생한 ‘붉은 수돗물’ 사태의 원인에 대한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인천 서구 공촌정수장이 서울 풍납취수장 대신 인근 수산·남동정수장의 물을 끌어와 공급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상수도의 공급 경로를 바꿀 때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물을 빼내고 물의 속도를 줄여 관로 내부에 있는 물때가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민이 먹는 물을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했다니 어이가 없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시는 초동 대처는 물론 사후 대응까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인천시 상수도본부는 연일 붉은 수돗물이 나오는데도 “수질에는 이상이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물이 일..
전 세계가 온실가스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도 그 몫을 해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국이 최근에 내놓은 3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석탄과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와 천연가스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에 따르면, 전체 에너지 중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40년에는 최대 3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요하고도 현명한 전환 조처로서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는 것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태양열과 풍력을 활용하는 핵심 기술을 획득하고, 이동 수단에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필수적인 배터리 관련 기술을 촉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험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위해 과감한 조처를 단행할 필요..
얼마 전 맥주를 기어이 구독 리스트에 올리고 말았다. 술 사랑이 가장 큰 이유이긴 했지만, 그 구독 사이트는 술 말고도 다른 것으로 마음을 움직였다. 하얀 고래 한 마리다. 이 업체는 지구온난화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위기에 근접한 벨루가 고래 한 마리를 세계자연기금으로부터 입양했다고 한다. 물론 진짜 입양은 아니다. 멸종위기 근접종 또는 멸종위기종의 개체 유지 및 보호 활동에 후원금을 내는 방식이다. 한주 전쯤 맥주와 함께 벨루가 한 마리가 활짝 웃는 모양의 스티커가 배송돼 왔다. ‘고래야, 미안해!’아이를 키우면서 겁이 많아졌다. 우리 아이가 살아가야 할 환경이 더 나빠질 일만 남은 것인지 두렵다. 거북이가 빨대의 바다를 헤엄치고, 북극곰이 삶의 터전을 잃는 곳. 미세먼지를 실시간으로 체크해야 하고..
전남 영광의 한빛 원전 1호기에서 최악의 안전관리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수력원자력이 한빛 1호기 제어능력 시험 도중 열출력에 이상이 발생했으나 12시간 가까이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열출력이 제한치를 넘어서면 즉시 수동으로 정지시켜야 하지만 계속 가동됐다고 한다. 열출력이 높아지면 ‘원자로 폭주’로 이어져 자칫 원자로가 폭발하는 대형사고로 확대될 수 있다. 시민단체는 “1986년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사고처럼 폭주로 갈 뻔한 사고”라고 말하고 있다. 가슴을 쓸어내리게 되는 아찔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원안위는 한빛 1호기 사용을 정지시키고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특별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원전에 특사경이 투입되는 것은 1978..
전쟁 이후 60여년 단절의 역사는 기적처럼 새로운 자연을 태동시켰다. 금단의 땅은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보전, 복원되었다. 경기도 파주부터 강원도 철원 고성까지 248㎞를 가르는 비무장지대(DMZ)는 한반도에서 단절되지 않은 유일한 동서 생태축이다. 서부전선의 사천강·사미천·임진강은 습지 생태계의 진수를 보여준다. 중부전선의 너른 평강고원과 철원평야, 한탄강 습지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며 멸종위기 두루미의 최대 월동지다. 한북정맥 삼천봉과 적근산, 백두대간 고성재와 삼재령, 고성 건봉산 일대의 동부전선에는 반달가슴곰, 산양, 사향노루가 살고 있다. 국립생태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체 5929종, 멸종위기 야생생물 101종이 남한 국토 면적의 0.6%에 불과한 비무장지대, 이곳에 서식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