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광장 앞에서 ‘생명과 평화의 섬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제주 제2공항 철회를 위한 9일 기도를 했습니다. 제주의 ‘생명을 살려달라’는 우리의 기도가 세상 곳곳에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일 100배를 하며, 이제라도 국가의 최고 통치자가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길 바라는 간절한 소망을 모아 매일 기도와 미사를 드렸습니다. 아울러 매일 아침 ‘제주 제2공항 철회’의 뜻을 담아 청와대에 청원서를 접수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계신지요? 우리의 기도가 그곳까지 닿고 있는지요!제주해군기지 건설로 고통받는 주민과 함께하자고 맘먹고 강정에 온 지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제 나이도 팔십을 훌쩍 넘어 하루하루를 길 위에서 지내기가 쉽지 않..
올해 4월, 제주행 대한항공 항공기가 이륙 2분 만에 긴급 회항했다. 김포공항 이륙 도중 새가 빨려 들어갔고, 펑, 펑 소리와 함께 비행기 엔진에서 불이 났기 때문이다. 당시 항공기엔 승객 188명이 타고 있었다. 새가 항공기와 충돌하는 ‘조류충돌’은 항공기 운항의 가장 큰 위협요인이다. 국회에 제출된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면, 2014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발생한 조류충돌은 총 1459건에 달했다. 한 해 평균 260건, 매달 22번꼴이다. 엔진충돌, 조종석 전면 유리충돌 등 다수가 아찔한 상황이었다. ‘허드슨강의 기적’이라는 2009년 뉴욕 허드슨강의 항공기 비상착륙도 조류충돌이 원인이었다.신규 공항을 지으려면, 항공기와 조류 또는 야생동물의 충돌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 위험 ..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가 10월23~25일 서울에서 열렸지만 기대와 달리 무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2017년 멕시코에서 열린 이전 총회에서 한국이 차기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정부는 관련 산업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이번 총회는 소리소문 없이 시작하고 무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홈페이지는 한국어로 서비스하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사였던 걸까?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이날 개회사에서 “재생에너지가 우리 미래의 활력”이라는 진부한 슬로건만 제시했을 뿐 기후위기의 시급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기술혁신 덕에 태양광 전기료가 10년 전에 비해 6%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자랑했다. 가격이 떨어진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하..
2조3000억원! 환경부가 2020년 미세먼지 관련 예산으로 편성한 액수다. 올해보다 35% 늘어난 사상 최대 규모다. 미세먼지를 개선하겠다는 의지에 동의한다. 오히려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과 불편을 생각하면 더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그러나 예산의 세부내역에 이르러서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예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조5300억원을 전기차 구입 지원,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에 배정했기 때문이다. “친환경차인 전기차를 보급하고 노후된 경유차의 폐차를 유도하겠다는 정책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반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결론부터 말하자면, 전기차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없고 경유차는 미세먼지의 주범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자동차로부터 발생되는 미세먼지의 약 90%는 비배기가스가 발생원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가 수량과 수질을 나누어 물을 관리해 왔으나 분산된 관리체계로 인한 업무의 중복과 비효율이 지적되어 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정부조직법을 개정해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했다.한편 물을 둘러싼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류지역의 개발제한과 하류지역의 수질오염 문제로 인해 지역 간 입장 차이가 첨예하게 얽혀 있으며, 여러 이해당사자들과의 협력 없이는 정부 혼자서 물과 관련된 갈등을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이번에 국가물관리위원회와 4개 유역물관리위원회가 공식 출범하면서 통합 물관리를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 물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물 정책을 수립하는 것에 위원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우선, 위원회는 논란의 중심에 있는 4대강 보 처리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
해양수산부가 국제기구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를 제기하기로 했다. 7~11일 영국 런던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열리는 ‘런던협약·의정서 당사국총회’가 무대이다. 이 총회는 폐기물의 해양투기 금지에 관한 당사국의 이행방안을 논의하는 회의체다. 정부는 국제환경단체인 그린피스와 공조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의 위험을 회원국들에 알리고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가 제대로 된 원전 오염수 처리에 나서도록 하려는 것이다.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하루 150t의 오염수가 배출된다. 그런데 저장탱크에 보관 가능한 오염수는 2022년이면 용량을 초과하게 된다. 일본 정부는 지하 매립, 수증기 방류, 전기분해 후 수소배출, 해양 방류 가운데 해양 방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오염수를 세슘 흡..
스웨덴 출신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분노의 연설로 기성세대를 질타했다. 세계 각국 정상과 정부 대표, 산업계 및 시민사회 지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연단에 오른 툰베리는 “생태계가 무너지고 대멸종의 시작점에 서 있는데 당신들은 돈과 영원한 경제성장이라는 동화 같은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당장 기후대응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툰베리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을 50% 감축한다는 목표는 장기적으로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낮출 확률을 50%로 설정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우리는 나머지 50%의 위험성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래세대의 눈이 지켜보고 있다. 당신들이 우리를 저버..
생태학은 오랜 관심사의 하나였다. 사회학이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라면, 그 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생태학은 인간과 자연, 사회와 자연의 관계를 탐구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삶과 사회를 모색한다.생태학 저작들 가운데 내게 가장 인상적인 책은 미국 산림학자이자 생태학자인 알도 레오폴드가 쓴 (1949)다. 이 책 제2부에는 ‘산처럼 생각하기’라는 에세이가 나온다. 레오폴드가 산림감독관으로 일했을 때 겪었던 늑대 사냥에 관한 이야기다.“우리는 즉각 (늑대) 무리에게 총알을 퍼부었다. (…) 총이 비었을 때 늙은 늑대는 쓰러졌고, 새끼 한 마리는 빠져나갈 수 없는 돌무더기를 향해 필사적으로 다리를 끌고 있었다. 늙은 늑대에게 다가간 우리는 때마침 그의 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