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이 정부정책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속도가 붙고 있다. 그런데 도시재생은 속도전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섬세하고 다양한 접근과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지역·장소적 특징과 내용을 이해해야 한다.서울로7017과 뉴욕의 하이라인, 그리고 이런 사업의 원형이 된 프랑스 파리의 프롬나드 파사주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파리의 경우는 폐철도를 활용해서 부족한 도심 공원 개념을 도입했다. 철도 주변의 중층 주거들은 도심지역의 특성 때문에 공원 같은 시설들이 부족한데, 이를 해결해준 것이다. 뉴욕 하이라인 역시 지역적 특성과 결합해서 갤러리 중심의 미술유통 산업군이 형성되었고, 패션산업의 유통과 소비공간이 확보되었다. 동시에 공간적·도시적 특징은 뉴욕에서 가장 모험 가득한 지리적 특징으로 나타나 구글 같은 IT산업들..
국경을 넘나드는 대기오염물질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만든 국경을 훌쩍 넘어버리는 월경성(transboundary) 오염물질은 관할권의 충돌과 오염원인-피해 간 책임 충돌을 야기한다. 자연의 원리에 따라 편서풍이라는 바람의 방향은 변하지 않는다. 즉 계절과 대기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아시아 대륙과 중국에서 미세먼지와 월경성 대기오염물질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에 유입되는 것은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월경성 오염물질 저감의 비용과 편익, 국력과 여론의 비대칭성은 한·중 간, 더 나아가 아시아 지역의 환경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동아시아 지역 월경성 미세먼지를 해결하기 위한 ..
최근 여수산단의 대기업들이 측정치를 조작해 대기오염물질을 불법 배출한 사실이 적발되고, 행정당국의 관리감독에도 심각한 허점이 있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특히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전국 1위인 현대제철은 허용기준의 5배 이상을 초과해 시안화수소를 불법 배출하고, 오염물질 저감장치 고장을 숨긴 채 5년째 가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안화수소는 흔히 ‘청산가스’라고 불리는 독성물질로 일반적인 대기오염물질보다 인체에 더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같은 소식은 환경부의 배출허용기준 강화조치를 무색하게 만든다. 환경부는 금년부터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의 배출허용기준을 최대 2배 강화했다. 그러나 ‘예외인정 시설’로 삼천포화력 1~6호기, 보령화력 1·2호기, 호남화력 1·2호기, 동해화력 ..
현재 우리나라는 하나의 수계(水系)별로 관리 및 운영 주체가 서로 다른 다목적 댐과 수력발전 댐이 공존하고 있다. 다목적 댐은 말 그대로 홍수대비 조절과 수질관리, 발전 기능을 동시에 담당하는 것이고, 수력발전 댐은 오직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만을 목적으로 하는 댐이다. 다목적 댐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력발전 댐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운용한다.문제는 댐관리가 이원화되면서 물관리에 차질이 빚어진다는 점이다. 수력발전 댐을 운용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수력발전이라는 목적에만 집중하다보니 수질관리, 용수관리, 안전관리에 대한 운영 노하우가 매우 부족하다. 수력발전용 댐인 팔당댐만 봐도 매년 대량의 녹조 발생, 수질 악화, 홍수대비 능력 등에서 미숙함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땜질대응이라도 해야만 하는 팔당댐 주변의 지..
우리는 석탄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며 치명적인 대기오염 물질로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석탄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해외 석탄 투자의 큰손인 한국, 중국 등의 나라들은 개발도상국엔 석탄 발전이 유용하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개도국의 요구에 응답할 뿐이라는 것이다. 과연 이 투자는 개도국 경제와 산업에 유익할까?반부패 시민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는 최근 인도네시아 석탄 산업과 연계된 비리 조사 보고서 두 편을 발표했다. 수년간 철저한 보안 아래 이뤄진 조사 결과로, 향후 추가적 증거들을 차례로 공개할 예정이다. 이 조사는 한국 정부가 향후 인도네시아 석탄 투자 중단을 고려해야 할 상당한 이유를 제시한다. 첫 번째 보고서는 지난 17일 열린 인도네시아..
‘이 정도 규모라면 신도시 하나는 너끈히 들어가겠다.’ 인천공항에 들어설 때마다 중얼거리곤 한다. 며칠 전 호주에서 귀국하는 친지를 마중하러 갔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1층 입국장과 3층 출국장은 물론이고 지하 주차장에 공항철도역까지 포함하면 실로 엄청난 크기의 실내 공간이다. 거대할 뿐만 아니라 쾌적하고 안전하고 편리하다. 입국장에 앉아 가까운 미래를 그려보았다. 누군가 기후변화와 같은 대재앙을 피하기 위해 이보다 더 큰 규모의 유리 돔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유리 돔 내부에는 그야말로 조화와 균형의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다. 깨끗한 공기와 적절한 온도는 기본이고, 먹을거리는 최적의 상태에서 재배되고 양식될 것이다. 에너지 시스템 또한 재생과 순환이 가능할 것이다. 인구가 많지 않을 것이므로 자립..
‘수도권 대체매립지 조성’ 문제가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됐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의 난지도 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대체매립지로 김포군 검단면 일원(현 인천시 서구)에 조성됐으며,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1992년부터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광역매립장이다.당초 수도권매립지는 전체 1685만㎡의 부지에 4개의 매립장(제1·2·3·4 매립장)을 만들어 2016년까지 폐기물 매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쓰레기종량제 도입과 폐기물 재활용 증가로 매립량이 줄면서 2010년경 부지의 52.4%만이 매립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매립지공사는 매립기간을 연장하려 했다. 하지만 공유수면 매립면허 관청인 인천시는 계획대로 ‘2016년 수도권매립지 종료’를 발표했고, 폐기물 대란 위기가 시작됐다. 이후 수년간의 갈등 ..
최근들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날이 잦고, 장기화되고 있다. 물론 중국 탓도 있으나 기후변화로 ‘에어커튼’ 효과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출원의 미세먼지 유발로 마치 밀폐된 온실에서 연탄을 때는 것처럼 증폭되고 있다. 기후변화의 미세먼지 증폭효과가 가시화된 만큼 주요 배출원인 발전과 수송 부문의 근본적 개선이 절실하다. 특히 석탄발전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무려 40%를 차지하며 미세먼지 유발물질의 주요 배출원이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고농도 미세먼지가 심각한 날’에 한해 몇몇 석탄발전소의 출력을 약간 줄이는 것에 머물고 있다. 석탄화력을 퇴출시키는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정치권에서 석탄화력발전을 원전으로 대체하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고립된 국내 전력망에서 출력 조절이 안되는 원전을 더 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