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단계적 제재 완화론’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구상은 문 대통령의 그간 발언들에 비해 반 발짝 더 나아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계속 실천하고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유엔 제재가 완화돼 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당시 발언에 비해 이번 구상은 적절한 시기의 제재 완화가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야당이 반대해온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유 후보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반의회적 폭거”라며 강하게 반대해왔다. 유 장관은 여느 장관 후보자들에 비해 의혹과 흠결의 건수가 많고 종류도 다양했던 게 사실이다. 이는 야당 말마따나 장관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문제들일 수 있고, 한편으로 과거 장관 후보자들에 비해 결정적인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었다. 청와대의 임명 강행은 찬반 양론이 맞서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 수장의 공백 사태를 더 두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청와대의 인식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현재 인사청문 절차에 반대하는 야당의 뜻을 일반 국민의 여론이라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했..
지난달 19일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5·1경기장에 운집한 15만 북한 주민 앞에서 남한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대중연설을 했다. 가슴 뭉클한 장면이라는 점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3차 남북정상회담은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장 한 달 이상 내리막길을 걷던 지지율은 10% 이상 급반등해서 60%대를 회복했다. 비판자들은 지지율 하락을 가져왔던 경제정책의 실패를 평화 프레임으로 덮으려 한다고 하고, 지지자들은 역시 문 대통령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다. 어느 쪽이 맞을까. 여기서 퀴즈 하나. 세대별로 보면, 남북정상회담은 어느 세대의 지지율을 가장 크게 견인했을까? 고령층은 반공보수가 주된 이념이고 평화 프레임은 젊은층에 잘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정답에서 멀어지고 있는 ..
올해 국군의날 행사는 여느 때와 달랐다. 기념식은 1일 서울공항에서 6·25전쟁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 행사로 시작됐다. 조국을 위해 산화한 지 68년 만에 돌아온 64위의 용사를 문재인 대통령은 6·25 참전 용사 대표들과 더불어 정중히 맞았다. 국군의날을 기념하는 본 행사는 오후 6시30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치러졌다. 가급적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저녁 시간대에 맞춘 것이다. 5년 주기로 해온 군사퍼레이드는 생략했다. 대신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서울 상공에서 야간 에어쇼를 펼쳤다. 건군 70돌을 기념하는 행사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국군 유해송환은 이번이 네번째였지만 그 의미와 행사의 격이 달랐다. 북한과 미국이 북한 지역에서 공동으로 발굴한 유해 중 국군 전사자로 판명된 64명..
역사상 만년필이 가장 주목받은 장면은 1945년 9월2일 일본 항복문서 조인식이다. 이날 도쿄만에 떠 있는 미 해군 미주리 함상의 녹색 테이블 위에서는 만년필의 향연이 펼쳐졌다. 먼저 일본 측 시게미쓰 마모루 외상과 우메즈 요시지로 사령관이 서명에 나섰다. 두 사람은 데스크 펜을 외면하고 만년필로 서명했다. 이어 연합군 대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테이블 앞에 앉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한 움큼 꺼내더니 두 권의 항복문서에 사인해나갔다. 처음 사용한 두 자루는 뒤에 서 있던 미군과 영국군 장군에게 건넸다. 이어 두 개의 펜으로 추가 서명한 뒤 마지막으로 그 유명한 파커사의 듀오폴드 오렌지 만년필을 집어들었다. 작가인 아내 진 맥아더가 20년 동안 사용한 펜을 빌려와 서명식의 대미를 장식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국민의 반대로 화해치유재단이 정상적 기능을 못하고 고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혜롭게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재단을 해산하겠다는 뜻이다. 화해치유재단은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가 체결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따라 졸속 설립된 대표적 외교 적폐로 꼽힌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는 당시 합의는 국민적 자존심과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까지 짓밟은 굴욕적인 내용이었다. 정권교체 후 문재인 정부는 이 합의를 지킬 수 없으며 위안부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공식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재단은 이미 이사진 대부분이 사퇴하고 기능 중단 상태다. 존재 의미가 사라진 ..
남북정상회담이 다시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앞으로 다가올 평화로운 한반도를 우리는 기대하고 있다. 남북한이 협력한다면 우리는 멋진 한반도를 만들 수 있다. 비록 면적은 작지만 한반도에는 우수한 가치를 지닌 지질유산 지역이 많다. 제주도는 2007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고 놀라울 정도로 그 위상이 높아졌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은 세계적으로 최고 중의 최고임을 인정받는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나이아가라폭포, 중국의 황산과 장가계 같은 지역이 세계자연유산이라는 것만 봐도 짐작할 수 있다. 한반도 내에는 세계 최고의 가치를 가지는 지역이 여러 곳 있다.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같이 방문한 백두산, 남한에서 가장 멋진 산악환경을 보여주는 설악산, 그리고 서해..
1989년 11월9일 베를린 장벽 붕괴로 독일 통일의 분위기가 고조되던 때. 동독 총리 한스 모드로가 헬무트 콜 서독 총리를 독일 동남부 엘베 강가의 유서 깊은 도시 드레스덴으로 불러 정상회담을 열었다. 12월18일 콜 총리가 드레스덴에 도착할 때 수만명의 동독 주민들이 나와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얻은 콜 총리는 다음날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프라우엔 교회 앞 광장에서 연설에 나섰다. 그는 환호하는 동독 주민들 앞에서 “역사적 순간이 그것을 허용한다면 나의 목표는 한결같이 우리 민족의 통일”이라며 통일에 대한 의지를 동독 땅에 처음으로 선포했다. 이후 독일 통일은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이듬해 3월8일 동독에서 자유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