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며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통 주력 제조산업을 혁신해 고도화하고 그것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도 대단히 절실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우리 경제는 지금까지 남이 먼저 선도적으로 만든 기술을 응용하는 등의 ‘추격형 경제’로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 모델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우리가 새로운 가치를 선도적으로 창출해 산업화로 이끄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혁신이 필요하고, 혁신은 사람에 대한 투자”라며 “중소기업 혁신도 사람을 중심으로 하는 혁신 중소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전통 주력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을 감싸던 신성(神聖)이 벗겨졌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촛불정신을 계승한 지도자라는, 특수한 정치적 지위를 누렸다. 촛불과제의 실현이라는 신성한 사명을 띤 문 대통령과 정부는 시민들이 응원하고 지켜줘야 할 그 무엇이었다. 그 사명은 웬만한 잘못에도 비판하기보다 격려해줘야 할 만큼 중한 것이었다. 이런 마음가짐은 무능하고 부패한 기득권이 아닌, 시민 뜻을 진정으로 떠받드는 정부가 탄생했다는 벅찬 감동의 발로였다. 햇수로 집권 두 해째를 마감하는 지금, 신성의 아우라가 사라지고 있다. 대통령은 중요한 문제에서 실수를 반복했다. 정부는 오락가락하며 중심을 잃더니, 최저임금과 탄력근로제 확대 혼선 끝에 내년 경제정책 방향 수정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핵심은 재벌 민원을 들어주더라도 경제 활력을 자..
데드 크로스 논란이 한창이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긍정평가보다 더 많아졌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앞뒤가 맞지 않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사실인데, 다른 한편으로 사태가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설 이전에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 이후 여론지형은 매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무엇을 해야 하나. 첫째, 성장담론을 장악해야 한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성장론자들이다. 안보나 성장보다 인권이나 환경 같은 가치를 중시하는 탈물질주의자의 비중이 다른 OECD 국가들에서 보통 절반 가까이 나오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15% 내외에 그친다. 성장에 대한 희망을 공유하지 못하면 지지는 없다. 대선이 끝날 때마다 어느 후보에게 투표했는지에 따라 그들이 중시하는 정책을 분석..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의 폭로 파문이 점입가경이다. 특감반에 있다가 비위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모 수사관은 이번엔 도로공사 사장의 납품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거의 매일 입맛에 맞는 신문·방송사를 골라 e메일과 입장문을 보내 자신이 청와대에서 쫓겨난 것은 여권 실세들에 대한 첩보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는 하루 한 건씩 터져 나오는 폭로에 대해 해명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이 이렇게 된 데는 청와대가 자초한 면이 크다. 청와대는 맨 처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흐린다”며 감정 섞인 대응을 했다. 그런데 ‘미꾸라지의 분탕질’을 방치하고 막지 못한 건 바로 청와대다. 청와대는 김 수사관이 본연의 업무에서 벗어난 첩보보고를 계속 올려 엄중 경고했다지만, 그런 후에도 활동..
홍남기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보고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로 등에 관해 시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면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기자들에게 “내년 3월까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최저임금이 고용 악화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대통령과 경제정책 수장이 한목소리로 속도조절론을 꺼내든 게 심상치 않다. 정부는 지난 7월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사실상 접었다. 이번에는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를 늦추려 한다. 재계와 소상공인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재계는 고용 악화의 책임을 최저임금에 돌..
‘나라다운 나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다. ‘이게 나라냐’고 절규하는 사람들을 위한 약속이기도 하다. 시작은 뭉클했다. 취임 3일째, 대통령은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천명했다. 며칠 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역사에 남을 감동극이었다. 대통령과 유족의 포옹에 모두가 울었다. 아픔을 보듬은 눈물, 이제 나라가 제대로 가겠구나 하는 벅참의 눈물. 1년 반이 지났다. 대통령 지지율이 절반 아래까지 내려갔다. 주변 여론도 심상치 않다. 대부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고대하는 사람들이다. 머뭇거리는 민생 정책을 한탄한다. ‘나라다운 나라’가 떠오르지 않고, 묵직한 발걸음도 보이지 않는다고. 청와대는 억울해할지 모르겠다. ‘다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를 주창했다. 역사상 처음으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으면서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이 본격 출범했다. 최근 우리 경제는 고용·투자 등의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소득격차는 확대되는 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여건까지 악화되면서 내년 경제는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수진영은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라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고, 진보진영은 개혁이 후퇴한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어 정부의 운신 폭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2기 경제팀을 이끌 홍 부총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홍 부총리는 무엇보다 싸늘해진 경제심리에 활력을 불어넣어 국민들의 체감경기를 호전시킬 방안을 찾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5일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와 관련해 “청와대 안팎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하고 특감반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라는 요지의 지시를 했다. 이어 “대검 감찰본부의 조사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격에 대해 국민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청와대의 대처가 대체로 잘 이뤄졌다는 뜻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귀국 후 고강도 청와대 쇄신책을 낼 것이란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미흡한 조치다. 매우 실망스럽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수사관들의 일탈 행동이며,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한 민정수석실의 대처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판단은 시민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