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새 정부는 5·18민주화운동과 촛불혁명의 정신을 받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온전히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손잡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 대통령은 5·18에 태어난 지 나흘 만에 아버지를 잃은 딸과 눈물의 포옹을 했다. 5·18 희생자들의 이름을 한 명씩 거명하며 “그들의 헌신을 기리겠다”고 했다. 시민들은 “가슴속에 막혀 있던 것이 뻥 뚫린 느낌”이라고 했다. 지난 9년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분노와 슬픔의 역사가 끝나고 새로운 세상을 맞는 심경이 각별했기 때문일 것이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민주화운동의 상징이자 민주주의 염원을..
지난 14일 북한은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 12호’를 발사했다. 안보실장이 직접 보고했다.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 참석했다.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으로서 회의를 주재하지만 상임위원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임 박근혜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북핵불용·도발불용의 원칙하에서 국민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대응 매뉴얼에 따라 시스템을 존중하고,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지난 16일 매튜 포틴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 미국 정부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했다. 정의용 청와대 외교안보태스크포스 단장과의 대화에서 양측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공통입장을 재확인했다. 올바른 여건이 이뤄지면 북..
격의 없는 대통령의 행보만으로도 ‘세상이 달라졌다’며 반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을 견디고 대통령까지 탄핵시킨 시민들이다. 대통령의 일상에도 이리 들뜨는 마음의 뿌리에는 ‘다른’ 대한민국을 향한 열망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이 대담해야 하는 이유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 동반성장, 일자리, 교육 등 모두 고난도 숙제들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출산장려책이 시행되었는데도 출산율이 오르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아동수당을 도입하고, 신혼부부에 주거를 지원하면 출산율이 의미 있게 오를까? ‘88만원 세대’ 단어가 뜬 게 2007년 대선 때이다. 10년 동안 여러 청년정책이 도입되었는데도 여전히 막막하다. 절박한 심정에 청년수당이라도 붙잡아보지만 이것으로 상황이 풀릴 수 있는 걸..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의 산파역을 맡았던 친문 측근들이 잇따라 2선으로 물러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16일 현 정부에서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곧 뉴질랜드로 떠나겠다고 했다. 그와 함께 ‘3철’로 불렸던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제 할 일을 다했다”며 대통령 취임 당일 해외로 떠났다.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호위무사’로 통했던 최재성 전 의원, 정청래 전 의원도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마치 승리의 전리품을 챙기듯 한 자리씩 나눠 차지했던 그간의 정치권 관행과는 사뭇 다르다.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을 공격하는 쪽에서 “집권하면 측근들이 완장 차고 전면에 나설 것”이라며 의심 어린 시선을 ..
북한의 미사일 도발의 파장이 거세다. 갓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주는 타격이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제재와 대화의 병행 노력을 공언해왔지만 북한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탄도미사일로 도발했다. 대화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문 대통령의 대북 문제 정책적 공간과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미국 본토를 실질적으로 위협하는 수준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미국 본토와 태평양 작전지대가 타격권에 들어왔다”고 공언했다. 이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순 없지만 이대로 간다면 조만간 현실이 될 수 있다. 북핵이 미국 본토를 위협하게 되면 이는 한반도를 둘러싼 전략적 지형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대책이 필요하다. 북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