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남북관계 대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논설을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남한 측에도 남북관계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북한 노동당의 기관지로서 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노동신문이 논설을 통해 출범 한 달이 안된 문재인 정부를 향해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노동신문은 어제 ‘유일한 타개책은 북남관계 개선에 있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우리는 북남관계에서의 대전환, 대변혁을 이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6·15 공동선언 발표 이후 북남관계는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되었다”고 덧붙였다. 노동신문 논설은 최근 통일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을 위한 민간단체의 대북접촉을 승인한 것에 대한 북측의 마중물 성격도 있다. 통일부가 어제 ..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우여곡절 끝에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표결 결과는 찬성 164명, 반대 20명, 기권·무효 2명씩이었다. 찬성률 54.6%다.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정홍원 총리 찬성률 72.4%를 크게 밑돈다. 야당은 이 총리 부인의 위장전입 등을 걸어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5대 인사 원칙을 어겼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인준안 표결에 불참했고, 바른정당은 반대표를 던졌다. 더불어민주당 외에 국민의당·정의당이 찬성한 덕분에 가까스로 파국적 사태는 피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출범 21일 만에 총리 인준절차를 마무리했지만, 개운치 않은 마음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라는 중책을 맡은 이 총리 앞에는 만만찮은 현안들이 기다리고 있다. 당장 정부조직개편,..
5월의 마지막 일요일 오후, 지하철 2호선을 탔다. 구의역에 가기 위해서였다. 날씨는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이 맑았고, 초록 잎들은 빛났다. 이렇게 찬란한 5월에 살아 있었으면 스무 살이 되었을 청년의 1주기라니, 그 역설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구의역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말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하루 전날인 27일 추모제가 열렸을 때는 김군을 추모하는 포스트잇이 스크린도어 여기저기에 붙고 바닥에는 흰 국화가 놓였다는데 28일에는 흔적도 없었다. 한적한 휴일 오후이다 보니 10-4번으로 끝나는 역사의 뒤쪽까지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오는 승객들도 없어, 9-4번 승강장 앞은 고즈넉했다. 그래도 일부러 9-4번 승강장을 찾아온 사람들은 눈에 띄었다. “1호선을 주로 타고 다니는 중학생”이라고 밝힌 한 ..
고위 공직 인사청문회는 대한민국 엘리트층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그들의 삶이 ‘평균’과 어떻게 다른지를 잘 보여주는 국민교육의 장이다. 왜 한국 사회에서는 ‘능력’과 ‘윤리’가 상충하는 자질인가? 국가정보원장 후보 부인이 임대사업으로 월 1250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소셜미디어상에서는 정치경제학(?) 논쟁도 벌어졌다. 영세 게스트하우스에서 월급 130만원을 받고 일한다는 한 청년 노동자의 문제제기에 대해, 유명한 맛 칼럼니스트가 ‘자본주의니까 어쩔 수 없다’는 취지의 변호론을 폈다. ‘불법’ 아닌 임대업과 ‘자본수익’(이라 쓰고 불로소득이라 읽는다)이 왜 비판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새 정부의 성격과 개혁의 성패를 좌우할 문제와 연관된 듯하다. 상위 1..
문재인 정부 파격인사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잃었던 나라를 되찾은 기분” “뉴스 보는 게 힐링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이런 인사가 어떻게 이뤄진 것인지 1주일 전 청와대 고위관계자에게 물어봤다. “진영의 틀에서 벗어나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인재를 찾았다. 인재 풀을 최대한 넓혀서 보니까 그런 게 보이는 것 같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를 낙점하고 검증팀에 넘긴 뒤 제발 뭐 큰 게 나오지 않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 순항만 계속되겠는가. 첫 충돌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인사청문회, 정부조직법, 일자리 추경일 것이다. 지금으로선 인사 문제를 무사히 넘어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부조직 개편은 중소기업벤처부와 안전 분야 일부 등으로 최소화할 계획이다. 어차피 내년 개헌 과정..
나와 그다지 면식이 없는데도, 부고기사에 가슴이 멍해올 때가 있다. 지난 18일.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 겸 수석프로그래머의 부고를 접했을 때가 딱 그랬다. 1995년 부산 YWCA 대학부에서 진행한 ‘여성영화 읽기’에 한 대학교수가 초빙됐다. 강연을 마치며 그가 말했다. “곧 부산에서 국제영화제가 열릴 텐데, 여기 있는 학생들이 좀 도와줄 수 있겠죠?” “그런 거는 서울에서나 하는 거 아닌가요?” 학생들이 미심쩍어하자 그가 정색했다. “아니 반드시 할 겁니다. 여기 있는 학생들은 약속만 분명히 해주세요. 도와주겠다고.” 그가 김지석 부위원장이었다. 당시 부산예술대 교수였다. 6개월쯤 지난 어느날, 학내에 공고가 붙었다.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모집.’ 그와의 약속이 떠올라 무작정 지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미국과 중국, 일본을 다녀온 특사단과 간담회를 열고 활동 결과를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 활동에 대해 “(정국이 혼란 상태에 빠지면서 생긴) 오랜 외교공백을 일거에 다 메우고 치유하는 역할을 한 것 같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도 그렇고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도 그렇고 우리가 할 말을 좀 제대로 했다고 생각이 든다”고 자평했다. 이번 특사 활동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특사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 행정부에 새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설명, 새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상당히 제거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트럼프가 홍석현 특사에게 “어떤 조건이 되면 관여로 (북한과) 평화를 만들 의향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평화’라는 말을 처음 ..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1호 과제인 일자리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어제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에는 취임 13일 만에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됐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이 기획재정부에 신속한 추경 편성을 주문하는 등 일자리 추경도 시야에 들어왔다. 6월 임시국회에 10조원 규모의 추경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위원회도 산하에 공공·민간·사회경제 등 3개 소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업무영역 조정과 인선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자리 상황이 최악이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동의한다. 실제 일자리 부족은 양극화 심화, 소비부진, 가계부채 악화, 결혼 기피 등 사회문제의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신속한 대응은 불가피하고도 당연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문 대통령의 일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