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 주목한 입시 학생부종합전형이 주는 부담은 그야말로 종합적이다. 최대 4종류의 시험, 수많은 학교활동, 자소서, 면접…,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학종이 초래한 교육 윤리의 타락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작은 위선에서 심각한 거짓까지…,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종 주창자들은 어떤 이유로 학종을 옹호하는 것일까? 가장 자주 접하는 그들의 주장 3개를 살펴보자. 첫째, 학종이 강북이나 지방의 평범한 인문계고에 유리하다는 주장. 과연 그럴까? 현존 입시 중 평범한 일반고에 유리하다고 할 만한 전형은 사실상 학생부교과전형(교과전형) 하나뿐이다. 그 정도가 다른 전형에 비해 현저히 크다. 할당제 입시를 제외한다면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혹자는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지균) ..
수능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수험생들은 자신이 따게 될 대학 간판이 앞으로의 인생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이란 점을 이미 누구 못지않게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결전’의 순간 앞에 그들이 느끼고 있을 중압감을 헤아려 보다 문득 지난 4월 대학 입시개편안을 주제로 열린 한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에서 인상 깊게 남았던 대화의 한 토막이 떠올랐다. 입시제도에는 한 사회의 철학과 지향점이 응축돼 있기에, 입시를 둘러싼 논쟁은 필연적이게도 입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 토론에서 수시와 정시를 놓고 설전을 벌이던 패널들도 결국 마지막에는 ‘인생 역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로 이야기를 확장해 갔다. 수시를 옹호하는 쪽 패널로 나온 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인생의 대역전은 고1 때 1~2등급을 못..
이제 곧 전국의 수험생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2018학년도 수능의 채점결과가 발표된다. 이번 수능은 다행스럽게도 몇 년 만에 출제오류가 없었던 무결점 수능이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개월에 걸친 원장 공백에도 불구하고 부원장을 중심으로 수능 준비를 잘했고, 더군다나 포항지역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도 큰 사고 없이 수능을 마무리했다. 관련 업계의 한 사람으로 평가원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한다. 고마움을 표함과 동시에 평가원에 몇 가지 어려운 요청을 하고자 한다. 우선 10여년 전 시행했던 수능 가채점을 다시 고려해달라는 것이다. 이른바 ‘평가원 공식 가채점’이다. 그래서 수험생들이 대학별고사를 보러가기 전에 예상 등급컷을 발표해주었으면 한다. 현재는 수능..
영화 으로 우리 사회는 지난 고통과 치욕을 되새길 시간을 가졌다. 나 역시 최근 소설을 읽으며 착잡한 심경을 아는 사람들과 학생들에게 토로했던 기억을 자주 떠올렸다. 그 역사는 오금동, 천호동이라는 지명이나, ‘○○녀’처럼 욕설로도 남은 채 현재를 떠돌고 있다. 이민족에 군왕이 머리를 조아린 수치는 한국사에서 영원히 회자될 것이다. 그럼에도 부끄러운 과거에서 현재를 살아갈 교훈을 얻는 부분에서 다른 시각도 요구된다. 항복을 해도 인간은 살아가며, 오히려 굴욕으로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 특히 떳떳한 과정에도 불가피한 패배를 맛봤다면 그게 거름이 되어 더욱 큰 결실을 얻을 것이다.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 많은 학생들은 심리적 고통에 휩싸인다. 수시 전형에 지원했다 이미 불합격 통지를 받은 학생도 있고, 수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절대평가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교육의 당위를 생각하면 절대평가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입시의 현실을 생각하면 상대평가의 손을 들어줘야 할 것 같다. 당위와 현실의 충돌,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까? 어려운 문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논의 구도 자체가 불만스럽다. 어째서 절대평가 논의의 주된 대상이 수능이란 말인가? 대학입시에는 세 개의 중요한 시험이 있다. 학교시험, 수능시험, 대학별시험이다. 현재로선 세 개의 시험이 모두 상대평가다. 세 시험 모두 당위보다 현실을 우선시했다. 균형추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기울었다. 당위와 현실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절대평가제를 도입한다면 어떤 시험에 먼저 적용해야 할까? 전부 도입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 개의 시험에만 도입할 수 있다면 그..
- 2017년 6월 13일 지면게재기사- 대통령 비선실세 최서원씨의 딸 정유라씨의 부정입학은 입시의 공정성 문제를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으로 수시전형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남겼다. 이번 정부는 수시전형의 근간을 유지하면서 수능절대평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에 반대한다. 수시전형 불신 심화의 방증이다. 수능으로 학생을 뽑는 방식은 사용기간이 만료되었다. 객관식 문제는 기본적인 학력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 창의성이나 도덕성 등 다양한 특성을 평가하기에 부족하다. 객관식 평가로 학생을 선발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독서와 실험, 수행평가와 토론, 글쓰기와 과제 제출 등 다양한 지적 활동으로 학생을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과 학부모, 대중이 이에 반대한다. 그들의 외침은 대체로 같다...
‘쉬운 수능’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에서 영어·국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 높아진 게 발단이다. 교육당국도 쉬운 수능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찬성하는 목소리는 “어려운 수능은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학교를 입시학원화해 학생들의 잠재력과 고등사고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라는 논점을 펴고 있다. 반대로 쉬운 수능은 한 문제라도 틀리면 안된다는 불안을 가중시키고, 수능 변별력 상실과 대학별 고사로 보충하려는 절박감으로 이어져 사교육 풍선 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 ‘한 번의 수능’ 학생 역량 평가 못해… 학생부 활용 늘려야 9월 수능 모의고사의 만점자 비율이 대폭 상승한 것을 계기로 쉬운 수능에 대한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국어는 A형과..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를 지금의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이 어제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큰 방향은 이미 잡혀 있고 마지막 단계로 더 논의해 발표하는 수순만 남은 듯하다. 2017년이나 2018년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고, 그 전에라도 수험생들이 받아들이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연착륙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게 황 장관의 말이다. 수능 영어를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은 수험생의 과도한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경감 차원에서 올해 들어 유력하게 논의됐던 사안이다. 영역별로 석차를 매겨 9등급으로 나누는 현행 상대평가는 학생을 서열화시키고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제도인 것은 분명하다. 1등급(4%)을 변별하기 위해 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