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8일 일본 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를 풀기 위해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초당적 방일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긴급 제안에 3당 원내대표들이 동의했다. 3당 원내대표들은 또 일본의 수출통상 보복 조치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도 각당의 의견을 모은 뒤 오는 18일 또는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일본의 통상보복 조치에 대해 초당적으로 우리의 결의를 모아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여야의 초당적 대응을 환영한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한 1차적 대응은 정부가 주도하게 돼 있다. 하지만 정치권이 한목소리로 힘을 실어주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일본 정부의..
5월17일 토요일-21시40분: 비상국무회의 비상계엄 전국 확대 의결-22시00분: 민주인사·학생운동 지도부 등 예비검속-24시00분: 전국 주요 도시 대학에 계엄군 진주 5월18일 일요일-09시40분: 계엄군, 전남대 앞에서 학생 등교 저지 -15시40분: 계엄군, 금남로에서 시위대 강경진압. 흥분한 시민들 학생들에 동조-19시02분: 계엄군, 통행금지 밤 9시로 연장 발표 5월19일 월요일-09시30분: 시민들 점차 불어나며 금남로에서 공수부대원들과 대치-14시40분: 공수부대 다시 강경진압-15시00분: 기관장·유지들 진압 완화 군에 건의 5월20일 화요일-08시00분: 광주시·광산·나주군 일대 고교 휴교령-10시20분: 계엄군, 가톨릭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보는 가운데 남녀 30여명 연행해 속옷 차..
정치가 ‘성찰’을 잃어버리면 퇴행밖에 없다. 성찰은 ‘더 나아지겠다’는 의지와 노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찰은 ‘염치’에서 시작된다. 자신의 과거를 ‘객관의 거울’ 속에 넣고 미래의 교훈으로 삼는 일인 까닭이다.자유한국당이 선거제 개편안 패스트트랙 저지를 위해 국회를 처음 점거한 지난달 25일 그들은 “독재 타도, 헌법 수호”를 구호로 외쳤다. 인간띠를 두르고 국회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자못 비장했다. 아수라장이었던 ‘동물국회’ 내내 그들은 여야 4당의 선거제 합의를 ‘좌파 독재’로 몰아세웠다. 그 내용의 황당함은 물론이거니와 더 큰 문제는 그들은 정말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정확히 45년 전인 1974년 4월25일 박정희 정권의 중앙정보부는 “북한의 지령을 받은…”으로 시작되는 대표적..
자유한국당은 지난 주말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현 정부를 향해 거친 비판을 쏟아냈다. 황교안 대표 연설에서는 ‘죽기를 각오한 투쟁’이란 표현이 6번 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언급할 때는 ‘대통령’을 뺀 채 “경제를 망가뜨려놓고 문재인이 사과하는 것 들어봤나”라고 했다. 황 대표는 전날에 광주를 찾았다가 시민들의 거센 항의와 물세례를 받았다. ‘5·18 망언’ 논란의 여파가 가시지 않아 격렬한 항의가 충분히 예상됐는데도 왜 굳이 봉변을 자초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한국당은 연 3주째 장외투쟁을 벌이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철회와 사과 없이는 국회에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당은 과거 여당 시절 당시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3류국가에서나 볼 수 있..
우여곡절 끝에 선거제·검찰개혁법안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랐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29일 자정을 넘겨 정치개혁특위와 사법개혁특위를 열어 선거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의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했다. 한국당은 이날도 회의장 봉쇄 등 온갖 수단으로 법안 저지에 나섰으나 무위에 그쳤다. 개혁입법을 지지하는 시민의 염원을 생각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됨에 따라 ‘1987년 체제’의 제도적 유산인 선거제와 검찰개혁을 위한 역사적 발걸음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선거제 개혁은 사표를 줄이고, 표의 등가성과 비례성을 민심 그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의 오랜 과제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제 첫발만 뗐을 뿐이다. 선거제 개혁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앞으..
이진송씨(31)는 비혼주의 여성이다. 우리 사회의 연애와 결혼 담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계간홀로’라는 독립출판물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41년생 독신주의자’ 김애순씨(78)와 대담집 (알마출판사)을 출간했다. 이씨는 책의 에필로그에 썼다. “우리 사회가 이성애와 결혼-출산-육아를 ‘정상성’과 결합하고 그 이외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힘은 무척 억세다. 거대한 바위가 따로 없다. 그래서 결혼도 안 하고 애도 안 낳는 천인공노할 이기주의자는 바위에 달려드는 계란으로 살고 있다. 나의 보호자는 나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사회의 시선이나 타인에 대한 부채감에 신경 쓰기보다 나의 선택을 우선하며 스스로를 존중할 의무가 있다.”배현진씨(36)는 자유한국당 서울 송파을 당협위원장이다. 배씨는 지난 27일 서울 광화문..
국회의 선거구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대치가 29일에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바른미래당이 공수처법을 별도 발의해 기존 법안과 함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처리하자는 안을 수용하면서 바른미래당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패스트트랙 독재’를 막겠다며 닷새째 국회를 원천봉쇄했다.이번 선거구제 개편의 핵심은 사표를 양산하는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줄이는 것이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만 봐도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얼마나 민심을 왜곡하는지 알 수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의 득표율은 65%에 그쳤지만 80%가 넘는 의석을 가져갔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의 지지율을 합하면 28%인데 의석점유율은 15%를 밑돌았다. 거대 양당의 국회 내 목소리..
요즘 국회를 보며 2016년 겨울이 다시 떠올랐다. 당시 시민들은 가능한 모든 합법적인 행위만을 동원해 기어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시민들은 거리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시위자를 단호하게 배척했고, 비폭력을 지향하는 꽃 그림 그려진 스티커를 경찰 차벽에 붙였다가 그마저도 떼어낼 만큼 섬세함을 보여줬다. 주말 집회는 대중교통 운행이 끝나기 전에 마무리되었고 주중에는 시위가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췄다. 비폭력과 일상의 유지는 오히려 더 극적인 긴장을 조성했다. 분노가 모자라 그런 게 아니었다. 사람들은 지독하게 지기 싫어했다. 이번에는 모든 것을 끝장낼 기세였다. 폭력과 무질서는 답이 아니었다. 그런다고 청와대를 너무 사랑하는 당시 대통령이 제 발로 걸어 나올 것 같지 않았고 시위가 폭동이 되면 세력이 축소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