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조약과 협정보다는 평양에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들어가는 게 훨씬 더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담보한다”며 북한의 실질적 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변화에 방점을 둔 언급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한국당이 문 특보를 줄기차게 비판해온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칭찬이다. 김 권한대행은 나아가 “한국당은 평화와 함께 가는 안보정당으로서 한반도 평화 여정에 동참하면서 감시자 역할도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당의 안보정책이 더 이상 여론의 흐름에 역행해서는 안되겠다는 자각이 작용한 듯하다. 늦게나마 남북관계의 현실을 직시한 것을 환영한다. 6·13 지방선거 후 김 권한대..
6·13 지방선거는 승리보다 패배가 선명하게 기록된 선거로 남을 것이다. 80%에 근접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 등을 감안하면 더불어민주당의 낙승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졌느냐’의 문제는 짚어야 한다. 정치의 영역이든, 스포츠의 세계든 ‘잘 진다’ ‘멋있게 진다’는 말이 있다. 지더라도 명분을 지킨다면 후일을 기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나 대안보수를 자처한 바른미래당은 그러지 못했다. ‘한국당과 손잡느니 정계은퇴하겠다’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가 궤변에 가까운 논리로 한국당 김문수 전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던 것이나,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막말로 자기 당에서도 외면받은 일은 야권 패배를 더 ..
흔히 ‘정치는 쇼’라고 한다. 정치의 민낯을 들여다보면 진실은 오간 데 없고 대중을 현혹시키는 각종 쇼가 범람하는 게 사실이다. “쇼”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정치인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인데, 최근 들어 부쩍 “쇼”란 말을 남발하고 있다. 그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김정은과 문재인 정권이 합작한 남북 위장평화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비정상적인 남북정상회담 합의가 이루어진 이면에 북한 김정은과 우리 측 주사파들의 숨은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노골적인 색깔론도 펼쳤다. 납득이 잘 안됐는데 같은 당 내에서 반발이 속출하고,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85%를 뛰어넘는 것을 봐서는 내 판단이 틀리거나 경도된 것 같지는 않다. 홍 대표의 뇌리에 박혀있는 생각과 자..
자유한국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의 평창 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비판하며 연일 도 넘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국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25일 김 부위원장의 방남을 막기 위해 북한 대표단의 이동 경로인 경기 파주 통일대교 남단을 막고 점거농성을 벌였다. 한국당은 의원과 보좌진 등으로 ‘김영철 방한저지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26일에는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집회 때마다 ‘김영철 즉시 사살’ ‘철천지원수’ ‘살인마’ 등 이성을 잃은 채 원색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남북 연방제 통일안을 추진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투쟁위원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은 “문 대통령이 김영철과 악수하면 대통령으로 인정 못한..
자유한국당이 12일 의원총회를 열고 3선의 김성태 의원을 새 원내 사령탑으로 뽑았다. 홍준표 당대표와 손잡은 김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어 친박근혜계인 홍문종 의원, 중간지대를 표방한 한선교 의원을 물리쳤다. 김 원내대표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을 치르며 향후 1년 동안 제1야당 한국당의 원내 전략을 주도하게 된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말을 통해 ‘전사가 되어 문재인 정권과 싸우겠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선언했다. 복당파인 김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홍 대표의 장악력 증대와 당내 친박세력의 퇴조가 예상된다. 한국당의 변화 가능성을 주목한다. 김 원내대표의 대여 투쟁 선언이 비판받을 일은 아니다. 아무리 촛불혁명에 의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라 해도 야당의 견제를 받아야 한다. 문제는 탄핵과 정권교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난 지 닷새가 지났지만 국회 임명동의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김 후보자가 사법부 수장으로 부적절하다며 심사경과 보고서 채택조차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자가 특정 이념 성향이 있는 법원 사조직을 이끌었고 국민 상식에 어긋나는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지지한다는 얘기도 흘리고 있다. 보수야당의 색깔론과 성소수자 혐오에 신물이 난다. 김 후보자가 회장을 지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등은 판사들의 대중적인 학술모임에 불과하다. 동성애와 관련해서도 김 후보자는 “동성애를 이유로 부당한 차별을 해서도 안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견해를 피력하는 것도 하나의 권리로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지난 12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대법원의 사법개혁 저지 의혹을 보도한 경향신문 기사에 대해 “많은 부분이 오보”라며 “그 오보도 상당히 치밀한 계획 아래 나오지 않았나 하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기사는 대법원이 법원행정처로 인사 발령이 난 판사에게 일선 판사들의 사법개혁 관련 학술대회를 축소·저지하라는 부당한 지시를 내렸고, 이에 해당 판사가 반발해 사표를 내자 다시 원소속 법원으로 돌려보냈다는 내용으로 법원 안팎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주 의원은 이 기사의 어떤 부분이 오보이고, 오보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전혀 제시하지 않으면서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러곤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을 하는 법관들이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기자가 무슨 귀..
자유한국당이 11일부터 국회 보이콧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날 아침 의원총회에서 보이콧 철회를 최종 확정하면 국회는 1주일 만에 정상화한다. 한국당의 보이콧 전격 철회는 당초 예상보다 냉담한 여론 앞에서 명분 없는 장외투쟁을 더 이상 끌고 가기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이 작성했다는 이른바 ‘언론장악 문건’에 대한 국정조사 추진을 복귀 명분으로 내걸고 “원내·외 투쟁을 병행할 방침”이라고 했다. 궁색한 설명이다. 국정조사는 국회 복귀를 위한 형식적 명분일 뿐 시민, 언론, 심지어 같은 야당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하는 뜬금없는 장외투쟁에 내부에서조차 회의를 제기한 게 주요인이었을 것이다. 이유야 어쨌든 제1야당의 국회 복귀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당은 지난 주말 오후 서울 강남 코엑스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