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다시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북 익산시에 의심신고가 접수된 토종닭 농장에 대한 검사 결과 AI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토종닭 21마리를 키우는 이 농장은 이번 AI 발원지로 의심받는 전북 군산 종계 농장과 8~9㎞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달 23일 군산 종계 농장에서 오골계 500마리를 들여온 경기 파주 양계 농장에서도 AI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AI가 종식됐다고 판단하고 방역체계를 평상시 수준으로 전환했지만 사흘 만인 지난 2일 제주시 애월읍의 토종닭 사육농가에서 AI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6일 현재 AI 양성 판정을 받은 농장은 군산을 비롯해 제주, 파주, 부산 기장 등 전국적으로 12곳에 이른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AI로 가금류 3787..
구제역 공포가 전국 축산 농가를 덮칠 기세다. 지난 5~6일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8일에는 경기 연천으로 북상했다. 9일에는 충북 보은의 구제역 최초 발생 농가에서 1.3㎞ 떨어진 한우농장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왔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공기를 타고 전염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전국으로 확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연천의 젖소 농가에서 검출된 구제역 바이러스는 보은과 정읍에서 검출된 ‘O형’과 다른 ‘A형’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에 O형과 A형 바이러스가 동시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국내에 보유 중인 백신이 A형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지 확인되지 않은 데다 전국 소 283만마리에 접종할 물량도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구제역..
정부의 가축전염병 방역망이 속수무책으로 뚫리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가금농가가 초토화된 데 이어 브루셀라 전염병에 구제역까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6일 수포가 형성되는 등 구제역으로 의심되던 충북 보은 농장의 젖소를 구제역으로 확진한 데 이어 전북 정읍에서는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며칠 전 발생한 브루셀라가 잠잠하자 더 가공할 전염병이 들이닥친 것이다. 구제역은 소·돼지·양·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가축에게 감염되며 국내 확산 때마다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입히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지난해 3월 충남 홍성군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지 11개월 만의 재발이다. 당국은 보은 농장에서 기르던 젖소 195마리를 전부 살처분한 데 이어 사람과 가축의 이동을 막고 긴급방역을 하고 ..
“어느새 몇 오라기 수염은 더 돋았지만(忽然添得數莖鬚)/ 여섯 자 키는 도무지 더 자라지 않는군(全不加長六尺軀)/ 거울 속 얼굴은 해마다 달라져도(鏡裡容顔隨歲異)/ 철부지 같은 마음속은 지난해의 나 그대로(穉心猶自去年吾)”(박지원, ‘원조대경’(元朝對鏡·설날 아침에 거울을 보며)) 아차 하는 사이에 새해 하고도 또 며칠이 지났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에는 일말의 진실이 있다. 새해 첫날에 먹은 마음이 벌써 옅어지는가 싶어 부끄러움을 느끼며 떠올리느니 박지원(朴趾源·1737~1805)의 시다. 박지원은 스무 살을 맞은 설날 아침 거울 앞에 앉았다. 그러고는 위의 시를 읊었다. 새해가 밝았다고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결심만으로 새로워질 일상은 없다. 시간은 천체의 운행을 따라 흐를 뿐이다. 사람은 구체적..
단지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렸다는 이유로 닭과 오리들을 산 채로 땅에 묻고 있다. 인간에게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이유로, 또 다른 양계장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런 끔찍한 행위가 정당화될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이 행위에 면죄부를 받을 수 있을까. 며칠 전에 밥상에 올라온 달걀프라이가 어쩌면 오늘 생매장당한 닭이 낳은 알로 만든 것일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사다 준 케이크나 과자 속에도 며칠 전 생매장당한 닭이 낳은 알이 섞여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가 공범자들인 셈이다. 내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을 뿐 누구도 이 행위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살처분이라는 행정명령을 내린 사람은 공문서에 결재 도장만 찍었을 뿐이겠지만, 그 또한 살처분이라는 건조한 이름으로 진행되는 생매..
전국에서 떼죽음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에서 처음 신고된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에 퍼지면서, 살처분된 닭과 오리가 2000만마리를 넘어섰다. 며칠 전엔 2014년의 H5N8형 고병원성 AI까지 다시 나타났다. 역대 최악의 피해다. AI 확진 판정이 나면, 반경 3㎞ 내의 닭과 오리는 모두 죽인다. 고병원성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려면 ‘예방적’ 살처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살처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2003년부터 작년까지 모두 3873만마리, 한번 확진 때마다 26만마리를 죽였다. 이번에는 하루 평균 60만마리를 도살하고 있다. 가축은 살처분 후 ‘매몰’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매몰이 살처분인 경우도 많다. 포대자루에 닭이나 오리를 몇 ..
오랫동안 계란은 건강의 적이라는 누명을 썼다. 1913년 러시아 생물학자 니콜라이 아니츠코프가 “콜레스테롤이 토끼의 혈관을 막는다”는 주장을 하면서부터다. 이때부터 계란은 심혈관질환의 주범이 됐다. ‘계란은 하루에 하나만’이라는 법칙도 생겼다. 그러나 지난해 오래된 철칙이 무너졌다. 미국 정부가 “건강한 성인에게 콜레스테롤이 든 음식이 해롭지 않다”고 발표한 덕분이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콜레스테롤이 많다는 이유로 계란을 한 개만 먹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계란은 완전식품에 가깝다고 한다. 우유와 더불어 단일식품으로 여러 가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먹거리로 사랑받는다. 한국은 난생설화가 나올 만큼 계란을 사용한 역사가 깊다. 1973년 경주 천마총에서 온전한 모습의 신라시대 계란이 출..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으로 번진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고병원성(H5N6형)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는 2000만마리가 넘는다. 하루 평균 60만마리가 살처분돼 전국에서 사육 중인 닭·오리의 13%가 사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안성천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H5N8형은 2014년 전국으로 번져 가금류 1400만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큰 피해를 냈다는 점에서 두 유형의 AI 바이러스가 동시다발로 확산되면 농가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AI 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달걀 한 판 값이 한 달 새 15~20% 급등해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