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어제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하면서 몇 가지 이유를 댔다. 황 대행은 먼저 특검이 장기간 충분히 수사해 특검 설치의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는 이뤄지지 못했다. 황 대행의 말대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포함한 ‘115일이라는 짧지 않은 수사기간’에 수사의 기본이 되는 압수수색조차 박 대통령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놓고 박 대통령은 어제 헌재 최후변론에서 자신의 불법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을 탄핵 기각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런 수사를 두고 진정 조사가 충분하다는 것인지 검사 출신인 황 대행의 양심에 묻지 않을 수 없다. 황 대행은 또한 특검이 다 밝히지 못한 부분은 추후 검찰이 수사하면 된다고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주말과 설 연휴까지 반납하며 최선을 다해왔지만 실체 규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 수사는 손도 못 댔다. 게이트 주범 격인 우병우 전 민정수석 수사는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다. 박 대통령 탄핵 사유이기도 한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행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관제 데모’ 의혹 역시 청와대가 재벌의 돈을 뜯어 극우·보수단체에 지원했다는 큰 그림만 나왔을 뿐 구체적으로 누가 언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야 할 것이 많다. 특검 수사 와중에도 최씨의 미얀마 대사 인사개입 등 새로운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포스코 등에 최씨가 인사 민원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잘 지키고 있는가? 황 권한대행은 지난 25일 “올해도 국민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시설안전·산업안전 등 3대 분야에 역점을 두고 안전대책을 추진하겠다”면서 입만 열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위험 현지 조사 보고서조차 아직 완성하지 않은 상황을 보면 황 권한대행의 국정운영은 박근혜 대통령 체제와 마찬가지로 염려가 앞선다. 벌써 3년 전인 2014년부터, 정부는 세 차례나 공무원과 과학자들을 일본에 보내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위험 현지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공언했음은 물론이다. 이 조사는 단순한 것이 아니다. 한국의 국제법적 권리이자 의무였다. 한국이 2013년 9월6일, 일본 8개 지역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우리나라의 법질서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황 대행은 어제 법무부와 행정자치부의 새해 업무계획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들 부처의 성폭력·학교폭력 근절 정책 등을 평가하며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국민안전과 법질서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먼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법치주의가 정착되면 외국 자본유치 촉진, 연간 300조원의 사회갈등 비용 감소가 가능하다”고도 말했다. 도둑이 몽둥이를 든 격으로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아바타로 불리는 황 대행은 안전이나 법질서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 세월호가 침몰 중이라는 보고를 받고도 관저에서 엉뚱한 짓을 하다 300명이 넘는 생명을 잃게 한 사람이 누구인가. 바로 박 대통령이다. 대통령과 ..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 적용시기를 1년 늦추고, 2018년부터 국·검정 교과서를 혼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함량미달의 불량 교과서’로 판명난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하지 않고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즉각 폐기를 요구한 시민들의 뜻을 거스르고, 차기 정부에 부담을 떠넘긴 교육부의 행태는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이준식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어제 “2018학년도부터 국정교과서와 함께 검정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정화 강행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총리는 또 “2017학년도에는 국정교과서를 희망하는 모든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1000만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밝혔다. 국정화를 밀어붙인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시민들에게 탄핵당한 ‘좀비 교과..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 출신답게 의전을 중요시했다. 그는 골프를 칠 때 앞뒤 팀을 받지 못하게 했다. ‘황제 골프’란 말은 그때부터 쓰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코스 하나를 공짜로 독점하며 골프를 쳤다. 그의 골프 행차 때면 청와대에서 골프장까지 경찰이 배치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황제 테니스’를 했다. 서울시장 때 남산 테니스장에서 3년가량 공짜로 테니스를 쳤던 그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주말에 반값 요금만 내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황제 테니스’를 즐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황제 의전의 종결자’로 불릴 만하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영국 국빈 방문 때 5성급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와 샤워꼭지를 바꾸고, 머리손질과 화장을 위해 객실에 조명등 2개와 스크린 장막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국으로 번진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가 재앙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달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고병원성(H5N6형)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는 2000만마리가 넘는다. 하루 평균 60만마리가 살처분돼 전국에서 사육 중인 닭·오리의 13%가 사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기 안성천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H5N8형은 2014년 전국으로 번져 가금류 1400만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큰 피해를 냈다는 점에서 두 유형의 AI 바이러스가 동시다발로 확산되면 농가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다. AI 확산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갈수록 늘고 있다. 달걀 한 판 값이 한 달 새 15~20% 급등해 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꼭 열흘이 지났다. 시민들은 박 대통령 퇴진이 헌법과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했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당·정·청은 반성은커녕 온갖 궤변과 황당한 논리를 늘어놓으며 되레 탄핵민심을 짓밟고 있다.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헌법 위반 5건, 법률 위반 8건의 탄핵 사유를 모두 부정했다. 나아가 “최순실 등 형사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헌재는 충분히 사실심리를 할 필요가 있다”며 탄핵심판 진행을 최대한 늦추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헌재가 검찰과 특검에 수사자료를 요청하자 곧바로 이의신청을 낸 것 역시 명백한 지연 전략이다. 그러면서 “최순실 국정 관여 비율은 1% 미만” “측근비리가 발생한 역대 대통령도 모두 탄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