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ㆍ‘소통 대한민국’으로 가자 더딜망정 방향은 그렇게 잡자 10여년 전 지방언론을 주제로 한 어느 세미나에서 지방언론의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을 말했다가 청중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무언가 도움이 될 말이 있겠다 싶어 만사 제쳐놓고 참석했는데, 그런 말을 하는 건 무책임하지 않은가”라는 게 비판의 요지였다. 맞다. 그래서 모든 세미나는 적어도 끝날 땐 반드시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야만 한다. 청중의 노고에 보답하는 의미에서라도 말이다. 1990년대 거침없는 논리와 독설로 한국 주류·지식 사회의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던 강준만교수는 2000년대 이후 소통의 전도사로 나서 ‘커뮤니케이션 코리아’를 역설하고 있다. |경향신문자료사진 ‘소통’에 대해 말하려 하니 그때 생..
선근형기자 ssun@kyunghyang.com 경향신문의 설문에 응답한 지식인 100명이 뽑은 ‘소통을 잘하는 인물’(소통 인사)들의 공통점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의견을 수용하는 사고의 유연성’ ‘세련된 언어구사 능력’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통을 잘 못하는 인물’(불통 인사)들은 특정 세력의 이익을 극단적으로 대변하거나 이에 맞서 자극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상대방을 자극하고 폄훼하는 언행을 일삼는 점 등이 지적됐다. 소통 인사 2위로 선정된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균형감각, 합리적 사고방식, 부드러운 대화 방식 등이 두루 인정되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헌 변호사는 “박 교수는 균형감각이 탁월한 데다 자신의 생각을 명료하고도 사심 없이 밝힌다는 면에서 소통의 ..
김종목·이호준·이청솔기자 ㆍ500만표차 승리에 도취 사회적 약자 안만나고 쓴소리하는 측근 없어 경향신문 설문에 답한 지식인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소통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 △압도적 표차의 대선 승리 △지역적·계급적·정책적 편향 △고정되고 한정된 인력 풀(Pool) 문제를 지적했다. 격주 라디오 연설 녹음을 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청와대 홈페이지 제공 우선 이 대통령의 기본적인 소통의 방식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대통령의 이문동 재래시장 방문을 다룬 YTN 돌방영상 ‘살기 좋은 세상’편은 ‘MB식 소통’의 기본 문제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대형 마트 때문에 상권이 다 죽는다”는 상인의 호소를 듣지도 않고 다른 시민과 인사를 나누고, 한 구멍가게에서는 주인 말에는 답하지 않고 수행원들에게 ‘뻥튀..
이청솔기자 ㆍ진 교수 “상식에 기초해 말했을 뿐” 최장집 고려대 교수(왼쪽 사진)는 경향신문 지식인 설문 결과 ‘소통 잘하는 인물’ 3위(8명)로 꼽혔다. 보수 인사들로부터는 ‘소통할 만한 진보 인사’로 선정됐다. 최 교수는 정치학 원전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의 정치 현실에 관한 실천적 이론을 꾸준히 제시해왔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원장을 맡는 등 현실 정치에 몸담은 적도 있지만 이후 ‘입신’과는 거리를 둔 채 학문·저술·강연 활동을 통해 한국 민주주의와 권력 작동 방식에 관한 비판적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 집회’ 이후 직접 민주주의 가능성 문제에 대해 최 교수는 정당의 강화, 실질적 민주화 등 대의 민주주의 제도의 확립을 강조해 몇몇 소장파 진보..
이청솔기자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은 2000년대 들어서는 뉴라이트 운동의 대부로 불리며 대안교과서 집필을 주도했다. 시대정신의 전신인 뉴라이트재단 이사장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을 지냈다. - ‘소통 잘하는 인물’ 4위 선정에 대한 소감은. “소통은 정치인들이 해야 하는 것인데 정치인이 아닌 내가 소통을 잘한다는 것은 굉장히 의외다. 한국의 좌우가 공생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여러 번 토론회를 연 뜻이 받아들여진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헌법체계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사회민주주의가 있고 그것을 중심축으로 해서 극우와 극좌도 존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좌우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더욱 잘되게 하기 위해서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관계로 들어갈 수 있다.” - 소통 잘하는 인물 상위권에 정치인이 별..
유인경 선임기자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 충분히 보수적이지 않다고 비판할 정도로 보수 이념에 철저한 보수 논객의 대표자이다. 해방둥이로 일본에서 태어난 조갑제 대표는 심층·르포기사로 필명을 높인 진보성향의 기자였으나 민주화 이후 보수논객으로 변신했다. 월간조선 편집장, 월간조선사 사장을 지낸 그는 좌파를 비판하는 글쓰기와 북진통일론, 전국을 누비는 강의로 유명하다. - 소통하지 못하는 인물 2위로 나왔다. 왜 진보세력과 소통하려 하지 않는가. “한국의 진보는 진정한 진보가 아니라 좌파, 쉽게 말해 빨갱이들이다. 한국엔 헌법수호세력 대 헌법파괴세력, 애국세력 대 반역세력, 민주세력 대 반민주세력이 있을 뿐이지 보수와 진보로 나눌 수 없다. 최악의 보수세력인 김정일 정권을 따르거나 ..
이호준기자 hjlee@kyunghyang.com ‘소통 잘하는 인물’ 4위에 꼽힌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는 대표적인 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진보신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소통을 잘하는 인물 4위에 꼽혔다. “일반적으로 정치인은 주장을 선명하게 하면 불리하다는 판단에서 터부시하는데, 저는 주의주장이 선명한 편이다. 저는 그보다 주장이 어떻게 잘 전달되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정치를 ‘배달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이야기하고, 발표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떻게 전달되느냐가 중요하다. 평소 주장할 때도 한편으로는 선명히 얘기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쉽고 일상적이고, 감동적으로 전달되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