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의 소비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손들의 효용까지 포함시켜서 소비와 유산에 대한 의사를 결정한다. 물론 이 유산은 정(正)일 수도 있고 부(負)일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전력을 사용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면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쌓아 왔다. 에너지 정책이 바뀌더라도, 원자력발전소가 폐로되어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남는다. 미국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을 건설하지 못해 33개주에서 폐로 또는 운전 정지된 원자력발전소의 부지 내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보관하고 있다. 이 폐기물은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넘기는 부(負)의 유산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은 언젠가 폐로되는 원자력발전소와 달리 초장기 동안 운영된다. 따라서 매우 먼 미래세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

지금 인도와 같은 일이 한국에서 일어난다면 우리는 감당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산불, 수자원 확보, 농작물 생산 딜레마는 물론 식량위기로 인한 안보위협이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는 인도를 통해 “학습”해야 한다. AI처럼 인도라는 자료를 학습해서 정확히 예측하고 대응해야 한다 지금 인도는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만큼 뜨거운 폭염을 겪고 있다. 심지어 인도 남부 지방의 한 마을은 50도라는 믿기 힘든 기온이 측정되었다. 인도를 강타한 폭염은 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았고 재해를 넘어 재앙이 되었다. 폭염으로 달아오른 쓰레기 매립지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말라버린 산에서는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로 발생한 연무와 미세먼지는 인도의 하늘을 덮어 14억 인도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
5월이 벌써 지나갔다. 5월이 ‘계절의 여왕’인 이유는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로 자연과 어우러지기 좋은 계절이기 때문인데, 지난 5월은 때 이른 무더위와 잦은 산불 등으로 계절의 여왕이라는 이름이 무색해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기후변화는 녹아내리는 빙하에서 북극곰이 느끼는 고통으로만 생각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기후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다. 올해 3월에 열린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56차 총회에서는 현재까지의 탄소중립 정책이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2100년 지구의 기온이 3.5도 상승한다고 전망했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그 어느 때보다 더우리라 전망한다. 전 지구적인 기후 위기가 심각한 생존 문제로 떠오르면서 세계..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하나뿐인 지구’를 주제로 인류 최초의 세계환경회의가 열렸다. 지구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아래 ‘인간환경선언’이 채택되었다. 이 회의를 계기로 6월5일이 ‘세계 환경의날’로 제정됐다. 이후에도 리우환경협약(1992), 교토의정서(1997), 파리기후변화협약(2015) 등을 통해 지구촌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 연대가 이어졌다. 50년이 지난 지금, 과연 지구환경이 개선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적어도 환경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불평등하다는 점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제조업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 개발도상국으로 향했고, 대기오염과 토양오염 등 생각지도 못한 피해에 노출된 개발도상국 국민들..

“빙하냐 인간이냐” “곰이냐 인간이냐”는 반문은 휴머니즘을 벗어나 생각하려는 이들마저 ‘시험’에 들게 한다 이런 선택지에서 인간은 일종의 인질이다. 맞은편의 인질 또한 인간이라는 점에서 인간을 불모로 한 휴머니스트 인질극을 보게 된다 인간 세상서 ‘인간의 죽음’은 쉬운 일이 아니다. 아담이 사과를 딴 세계와 따지 않은 세계처럼, 아주 다른 세계의 분기점이 거기 있다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때 프랑스에는 철학책이 ‘모닝빵처럼 팔렸다’고 하는 일이 자주 있었다. 이런 책 가운데 하나인 푸코의 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문장들에 허덕대며 ‘꼭 이렇게 써야 하나?’ 투덜대게 하기도 했지만, 를 비롯한 다양한 저작들에 대한 참신한 해석이나 근대 서구의 지식 전반을 꿰는 탁견으로 인해 감탄하게 하는 멋진 책이..

‘1.5도’는 인류 생존의 위협을 막아낼 마지노선이자 기후위기의 임계점이다. 세계 197개국은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시기(1850~1900년)보다 2도 아래로 억제하기로 하는 파리협정을 체결했다. 이후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각국은 2도 억제로는 파국을 막기 어렵다는 내용의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하며 1.5도 이내 제한을 국제사회 목표로 내걸었다. 지구 기온이 1.5도 올라가면, 50년에 한 번 나타났던 극한폭염이 5년마다 발생하고 해수면이 0.26~0.77m 상승하는 등 지구 생태계가 급격히 파괴된다. 2021년 연평균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11도 상승한 상태다...

서울은 도시화로 인해 추풍령보다 4배 가까운 온난화 진행 강력한 온난화는 공기만 데우는 게 아니라 강수량도 급격히 줄여 도시 사막화 초래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도시는 그나마 다행 도시의 기후위기 대응은 그곳을 넘어 전 지구의 기후위기를 막아 줄 희망의 불씨가 될 것이다 도시라는 단어는 어쩌면 살면서 가장 많이 듣는 단어일지도 모르겠다.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종 미디어에서 다양한 도시 얘기가 흘러나온다. 도시의 아파트 가격, 부동산 정책, 신도시 개발계획, 교통 체증 등과 같은 사회·경제적 이슈부터 미세먼지, 온실가스, 하천오염, 생태계 파괴 등의 환경문제까지 정말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에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우리는 더 발..
입력 : 2022.04.25 03:00 수정 : 2022.04.25 03:02 공유하기 북마크 글자크기 변경 인쇄하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인수위원회의 ‘원전 최강국 건설’을 기치로 한 친원전 정책이 폭주 조짐을 보인다.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 고리 2~4호기, 월성 2호기, 한빛 1·2호기 등 40년 수명만료 원전이 6기에 이르고, 신한울 2호기, 신고리 5·6호기의 신규 건설 원전이 3기 늘어난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지난 3월 하순 인수위는 백지화된 삼척·영덕 원전 건설을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가 지역단체의 반발을 샀다. 선거캠프 인사인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충남 당진 등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소재 지역에 지으면 된다”고 발언했다가 사과했다. 인수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