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8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가 재지정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지정취소 결정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 대상 13곳 가운데 8곳이 지정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지정취소 절차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해 지정취소 통보를 받은 자사고는 지난달 재지정 심사에서 탈락한 전주 상산고, 부산 해운대고, 경기 안산동산고를 포함해 11곳으로 늘었다.현재 전국에는 자사고 42곳이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올해 평가 대상 24곳의 46%인 11곳이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면서 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려는 정부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됐다. 물론 지정취소 통보를 받은 11곳이 모두 일반고로 바뀐다고 단언할 수 없다. 교육부의 최종 동의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사고..
대칭이 깨져서 한쪽이 우월한 것을 의미하는 비대칭은 여러모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남북관계에서도 비대칭적인 군사력이 항상 문제였다. 전체적으로는 우리의 군사력이 우세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남한의 군사 대응에 비해서 북한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부분이 있는데 그런 것을 비대칭 전력이라고 한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수십만에 달한다는 북한의 특수부대가 비대칭 전력이었고, 수년 전부터는 핵과 생화학무기 등이 중요한 비대칭 전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친 전력은 유사시에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남북관계의 가장 첨예한 주제가 되고 있고 북·미 협상의 핵심이기도 하다. 비대칭은 군사력과 같은 거대 담론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정보의 비대칭은 우리 삶의 작은 부분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에서는 서울 등 몇몇 지역을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지정했다. 그러자 지정지역이 아닌 곳의 부동산들이 들썩이고 있다는 뉴스가 급하게 전해졌는데, 이런 현상을 풍선효과라고 부른다. 이것은 풍선의 한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불거져 나오는 것처럼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사창가의 성매매를 강력하게 단속하자 주택가의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유사성매매 업소들이 늘어난다거나, 파견노동과 기간제 근로를 규제하자 도급이나 용역이 늘어나는 현상이 대표적인 풍선효과라고 할 수 있다. 풍선효과가 자주 나타나는 분야가 교육이다. 이전 정부에서 사교육을 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능 영어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논의되자 사교육의 수요가 수학과목으로 몰리는 풍선효..
6년 전, 카이스트에서 넉 달 동안 학부생 4명이 연달아 자살해 사회적으로 충격을 안긴 적이 있었다. 무한경쟁을 요구하는 카이스트의 학사제도 등에 연일 거센 비판이 쏟아질 무렵, 한 교육 월간지에 실린 글을 읽게 됐다. 사회학자 엄기호씨가 카이스트 사태에 대해 여러 대학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쓴 ‘동시대인의 죽음’이란 글이었다. “무한경쟁으로 인한 ‘모욕감’은 대학서열체제와 상관없이 모든 대학생들이 공유하고 있는 경험”인 만큼, 그가 만난 학생들 대부분은 자살한 카이스트생에게 ‘동시대인’으로서 공감을 표했다. 그런데 그중 한 지방대생은 조금 다른 고백을 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내 주변에는 카이스트는커녕 연·고대 다니는 친구도 한 명 없다. 내가 이 사건과 엮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 우..
외고와 자사고 폐지와 관련하여 교육계에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학교교육을 망치는 주범이 외고와 자사고라는 주장과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 교육을 위한 작은 부분도 용납할 수 없느냐는 반론이 충돌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고등교육법 제34조에는 대학에서 공부할 학생을 선발하는 방법으로 일반전형이나 특별전형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 시행되는 시험이 수학능력시험이다. 그런데, 제34조의2에서는 교육부 장관이 시행하는 시험의 성적 외에 국가는 대학의 학생선발이 초·중등교육의 정상적 운영과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 기여하는 방향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입학사정관의 채용 및 운영을 권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조문 안에서 초·중등교육을 비정상으로 ..
서울시교육청이 2015년 기준 미달로 판정했던 서울외고와 장훈고·경문고·세화여고 등 자사고 3곳, 영훈국제중이 기준 점수를 넘은 것으로 평가하고 지정을 취소하지 않기로 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 정부가 애초의 취소 기준 점수를 70점에서 60점으로 내려 기본점수만으로도 지정 취소가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취임 이후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해왔던 조 교육감이 외고·자사고 일괄 폐지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그는 교육감 권한으로는 외고·자사고 폐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부가 법령 개정을 통해 추진해야 한다며 중앙정부로 공을 넘기는 모양새를 취했다. 당장 외고·자사고 폐지에 반대하는 학부모 단체는 “폐지 주체를 교육부로 넘긴 ‘꼼수’ ”라고 비난했다. 폐지에..
정부와 시·도교육청의 외국어고 및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추진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서울지역 자사고 관계자들의 모임인 서울자사고연합회가 그제 폐지 반대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어제는 서울지역 학부모연합회가 뒤를 이었다. 전국외국어고 교장협의회도 모임을 갖고 폐지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의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이들의 주장과 요구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이들은 외고, 자사고가 입시 사교육을 부추기지 않고 고교서열화를 조장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자사고, 외고는 일반고교보다 일찍 학생을 선발한다. 이 같은 우선선발제도를 통해 우수학생들을 독점할 수 있다. 이는 곧바로 소위 명문대 입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 때문에 자사고, 외고 입학을 ..
서울시교육청이 어제 서울시내 6개 고교에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다. 자사고 지정 취소가 되면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거 공약인 자사고 폐지가 실행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지정한 지 5년밖에 안된 자사고를 일반고로 되돌리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유감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황폐해진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는 해당 자사고들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서울시교육청이 3차례 평가를 하면서 개선의 기회를 줬으나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들 자사고는 그간 다양한 교육 추구라는 설립 목적에 반하는 학교 운영으로 눈총을 받아왔다. 학생 선발 자율권은 성적 우수 학생 확보 수단으로, 교육과정 자율권은 국·영·수 위주의 입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