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이 뿌옇게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하늘과 별과 달, 그리고 도시의 화려한 건물들과 불빛, 나무와 사람들까지. 뿌연 미세먼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하늘에 떠 있는 밝은 보름달조차 형태를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짙은 안개 같은 미세먼지 감옥에 갇혀버린 하얀 보름달은 자기 색을 잃어버리고 붉은 안개로 흩어져 버렸습니다. 공상과학영화에나 나올 법한 풍경이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밝고 하얀 둥근 보름달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우리가 조금이라도 편하려고 만든 것들 때문에 미래에 우리는 더 불편한 생활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지금이라도 조금 불편해도 자연과 함께 자연스럽게 살아가며 다시 보름달을 찾아와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다들 마음이 붕 떠 있습니다. 휴대폰을 꺼내 쉴 새 없이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모두 사진작가와 모델이 되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아름다운 가을 풍경들이 잔뜩 올라와 있고, 저마다 휴대폰 배경화면엔 알록달록한 단풍잎이 장식되어 있습니다. 긴긴 여름과 겨울 사이 짧게 스쳐가는 계절이라 가을이 더 예쁘게 보입니다. 저 바람 따라 날아다니는 단풍잎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저 멀리 떠나가고 싶어 하는 듯합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다들 잠들어 있는 밤, 산책을 나왔습니다. 조용한 밤 한가운데서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이름 모를 풀벌레들과 고양이 울음소리, 차갑지만 상쾌한 바람소리 그리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듣기 싫은 오토바이 소리까지. 이런저런 소리들이 어우러져 깊은 밤을 더 깊게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저도 깊은 밤 속으로 뛰어들어가 크게 입 벌리고 상쾌한 바람을 가득 몸속에 집어넣어 봅니다. 밤은 깊어가고 잠은 깨어버렸고 어쩔 수 없이 이 긴긴밤을 하염없이 걸어 봅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언제나 똑같은 변화 없는 하루의 연속입니다. 여행을 떠날 수도, 친구들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예쁜 꽃이랑 보기 힘든 무지개를 만나도 같이 놀라워해 줄 사람이 옆에 없습니다. 사진을 찍어 온라인에 올려 보지만, 그런 사진들은 벌써 온라인에 가득 차 있습니다. 같이할 수는 없지만, 같이 느끼고 싶은 외로운 사람들이 온라인에 자기감정을 올려놓았나 봅니다. 짧아서 더 아름다운 이 가을. 다 같이 크게 웃고 떠들며 어깨동무하고 단체사진 하나 찍어보고 싶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놀이터가 조용합니다. 왁자지껄 떠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장난꾸러기 녀석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오징어 달구지, 땅따먹기, 구슬치기, 말뚝박기, 술래잡기 등 지루할 틈 없이 하던 수많은 놀이들은 이제 몇몇 배 나온 아빠들만이 기억하는 놀이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빠는 아이에게 옛날 놀이를 가르쳐 주어 보지만, 아이는 그 게임을 같이 할 친구를 모을 수가 없습니다. 같이 놀아야 할 그 친구들은 지금 자기 휴대폰에 갇혀 게임에서 탈출할 수가 없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