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세상을 다 태울 듯이 뜨겁다가, 온 세상을 다 집어삼킬 듯 비가 옵니다. 또 온 세상을 날려버릴 듯이 바람이 불다가, 온 세상의 색을 없애버릴 듯이 눈이 옵니다. 사람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를 먹고 이상하게 변한 괴수 만화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우리가 저질러 놓은 온난화로 인해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서운 바이러스는 계속 변화하면서 생겨나고 있고, 자연은 계절과 지역을 무시하고 맘 내키는 대로 비와 눈과 불을 퍼붓고 있습니다. 우리들 때문에 태어난 괴물들이 이제 우리들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 공격을 멈출 방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우리들은 행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오래간만에 하루 종일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쉬었습니다. 아침에는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눈부셔서 잠이 깨었고, 밤에는 창밖에 떠 있는 달을 보며 잠이 들었습니다. 낮에는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후끈한 열기를 느끼며 뒹굴거렸고, 저녁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술 한잔 했습니다. 집 바깥에서 보기엔 조그마한 창문이지만, 집 안에서 보는 창문에는 온 동네가 다 들어와 있습니다. 조그마한 창으로 얼굴을 내밀고 동네 구경을 해봅니다. 놀고 있는 아이들과 산책하는 사람들 그리고 바쁘게 다니는 배달 오토바이들. 모두들 열심히 놀거나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푹 쉬었으니 다시 창을 활짝 열어젖히고 세상 밖으로 나가봐야겠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가고 싶은 곳은 많은데 언제나 제자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열심히 돌아다니며 더 높고 더 좋은 곳으로 가보려 애써보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저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열심히 노력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운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 높은 곳에 먼저 도착해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열심히 오르락내리락 뛰어다녀 보지만, 어디로 나올지 모르는 이상한 미로 같은 공간에서 계속 맴돌고만 있는 것 같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좁고 복잡한 이 땅에서는 탁 트인 풍경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아름다운 서쪽 하늘의 노을에서도, 활기찬 동쪽의 아침에서도, 한적한 시골의 들판에서도 어김없이 복잡한 전깃줄과 어울리지 않는 건물들이 놓여 있습니다. 알록달록한 색들과 의미도 알 수 없는 이상한 광고판들이 질서 없이 어지럽게 자연 속에 널려 있습니다. 그것들을 피해 이리저리 시선을 옮겨 보지만, 네모난 화면 안에 그것들을 빼고 담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쩌다 만나게 되는 멋진 풍경 속에는 또 어김없이 먼저 온 사람들의 모습이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나 혼자 바라보고 싶은 욕심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고, 오늘도 소심하게 화면 속의 사람을 잘라내고 억지로 자연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봅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따스한 햇볕과 시원한 바람, 촉촉한 비를 먹은 초록색 잎들이 눈으로 느껴질 정도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그 초록 속에서 예쁜 꽃들이 피어났습니다. 빨강, 노랑, 하양, 파란색 장미들이 싱싱한 초록색 잎을 배경으로 더 돋보이려 자기만의 색을 뽐내고 있습니다. 봄을 즐기려 온 사람들도 꽃보다 더 예쁜 옷을 입고, 꽃보다 더 예쁜 미소를 지으며, 장미꽃 옆에 서서 봄의 기억을 남기고 있습니다. 서로 정반대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는 초록과 빨간색처럼, 우리 사회도 너무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말고 서로를 인정해주며 함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
요즘은 모두가 모델이거나 연예인인 듯합니다. 맛집이나 유명한 곳에 가면 잘 차려입은 멋진 젊은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만의 표정과 동작으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조금 불편하고 어색해도 작은 휴대폰 화면에 멋지게 나올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나 봅니다. 사진 찍을 때의 표정과 찍고 난 후의 표정이 싹 달라질 때는 딴사람 같습니다. 휴대폰 화면 속의 나와 현실의 내가 같은 사람을 찾아보려 주위를 둘러보지만, 유명한 이곳에는 그런 사람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김상민 기자 [생각그림]최신 글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