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울 만큼 춥다. 이 추위는 온난화로 제트기류가 불안정해지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유입해 발생한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여름에 겪은 긴긴 장마와 마찬가지로 이 한파의 이름은 기후위기다. 기후위기는 평등하지 않다. 세계적 수준에서 봤을 때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북반구·고성장 국가가 기후위기의 책임자지만, 기후위기의 피해는 남반구·저개발 국가에 집중된다. 한 국가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해에도 여러 차례 비행기를 이용하고, 자동차를 운전하며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까지 사용하는 이들과 빈곤층의 탄소 배출은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기후위기의 결과는 밖에서 일하는 노동자나 주거취약계층, 농어민에게 집중된다. 비닐하우스에서 살던 농업 이주노동자들은 작년 장마에 집중적인 피해를 보았고, 12월엔 포천의 이주노동자..
많은 이들이 산과 들을 찾아 코로나 우울을 극복하고 있다. 그 주요 방문대상이 국립공원이다. 우리나라에는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국립공원 22곳이 있다. 이런 시기에 국립공원이 있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하다. 국립공원은 휴양 및 정서 생활을 위한 공간이다. 동시에 자연 생태계와 경관을 보전하기 위한 보호지역이다. 국립공원은 미국에서 시작된 자연보호제도이다. 1872년 세계 최초로 미국의 옐로스톤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서부 개척시대 무분별하게 훼손되어가는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국립공원이 지정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1967년 지리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도입됐다. 하지만 당시엔 보호지역이라는 인식이 부족해 자연보전보다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다. 국립공원 제도 도입 기관이 건설..
2018년 최악의 폭염, 2019년 가장 따뜻한 겨울, 2020년 최장기간 장마는 지난 2여년간 우리가 겪은 기상이변들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이상고온, 홍수, 가뭄, 산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상이변의 주범은 단연코 기후변화다. 각종 기후위험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기후위기’란 말이 ‘기후변화’를 대신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극복 없이 인류의 미래는 없다. 이러한 절박감으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산업화 이후 지구의 평균온도 오름을 1.5도 내로 묶어야 한다고 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우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가 2050년까지 ‘제로(0)’가 되어야 한다. 정확히는 배출을 최대한 줄이되, 부득불 배출하면 포집하거나 흡수하여 잔액(balance)이 ‘0..
기획재정부는 올해 6월, ‘더 큰 걸음’의 상생을 목표로 ‘하동 알프스프로젝트’를 ‘한걸음 모델’의 우선 적용과제로 선정했다. “신(新)사업 도입을 통해 사회 전체적으로 편익을 증가시켜 국민 모두 규제 혁신의 혜택을 골고루 향유하는 대타협 모델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이에 경남 하동군은 삼성궁~지리산 형제봉 15㎞ 산악열차, 형제봉~악양면 2.2㎞ 모노레일, 형제봉~화개면 3.6㎞ 케이블카, 정거장 6곳, 형제봉 알프스힐파크 등 총연장 20.9㎞의 산악관광 사업을 발표했다. 사업기간 5년간 총사업비 1650억원을 투자해 연간 10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100년 미래 핵심 프로젝트로 지역경제를 견인한다는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산악관광 ‘환경 적폐’를 검토하면서도, 사실은 산악관광 ‘활성화’와 ‘부..
탈원전이 전기요금 인상을 야기한다면서 에너지 전환정책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에너지 전환정책과 동시에 발생한 한전의 적자 상태를 ‘탈원전(에너지 전환)’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치부하는 것이다. 이분들의 주장을 보면 원전 이용률이 2015년 85%에서 계속 하락했기 때문에 2018년과 2019년에 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한전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발전에 사용되는 실적유가가 2015년 배럴당 50달러에서 2018년과 2019년 60~7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면서 원전 이용률과 한전 실적의 관계만을 강조해 쓸데없이 부풀린 측면이 크다. 그 결과 소모적 갈등을 조장하고, 이를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한전 실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국익을 위해 미래로 ..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야기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대기와 해양으로 유출됐다. 당시 국제사회는 구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를 떠올리며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는 아예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태평양에 의도적으로 방류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에선 원자로 건물에 주입한 냉각수에 더해 빗물과 지하수까지 흘러들면서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이를 부지 내 탱크에 보관 중이지만, 2022년 여름이면 포화가 예상돼 해양 방류를 고려 중이다. 삼중수소 배출 기준인 1ℓ당 6만㏃(베크렐) 이하로 농도를 낮춰 약 10~30년간 방류하면 괜찮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다핵종 제거설비인 ‘알프스(ALPS)’로 오염수에서 대부분의 핵종을 걸러내더라도 삼중수..
“한국에 붙은 기후악당의 꼬리표를 떼겠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직을 수락한 후에 했던 말이다. ‘미래는 과거에 갇힌 자들에 의해 나아가지 않는다’며 미세먼지 해결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지금까지 없었던 ‘과감하고 담대한 정책’을 펴겠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실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발전 부문의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계절관리제를 도입했고 겨울에 15기, 봄에 28기의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그러나 한시적 계절관리제로는 부족하며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과거 유엔기후변화협약, 파리협약 등을 주도했던 반기문 위원장은 2050년 넷제로, 2030년 탈석탄의 필요성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탈석탄위원회’를 ‘강력한 조치’라며 환영..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조직에서는 심심찮게 서열을 확인하는 분란이 일어나곤 한다. 힘과 권력이란 존재하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이므로 조직원 스스로 서열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불가피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요는 그런 상황을 통제할 수 있어야 질서가 유지된다는 것. 힘의 서열을 확인하는 일은 국가 간에도 해당한다. 요즘 일본 정부가 원전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겠다는 행태를 보니 이런 분란의 사례가 떠오른다. 이미 작년 봄에 탈핵에너지학회(준)와 민변환경위원회가 공동으로 초청한 일본의 원전과학자들(고토 마사시와 마키타 히로시)이 서울에 와서 증언을 했다. 원전오염수 문제는 돈으로 상당히 해결할 수 있다고. 그들은 “아무리 기준치 이하로 희석했다고 해도, 일상적으로 방출되는 분량에 더해 비축된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