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이사회가 지난 26일 논란을 빚어온 인도네시아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참여에 대해 ‘의결 보류’ 결정을 내렸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반한다는 국내외 환경단체들의 비판이 거세지자 결정을 미룬 것이다. 이 사업은 총사업비 34억6000만 달러(4조1000억원)를 들여 자바섬 서부 반튼주에 총 2000MW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전은 지분투자자이자 발전소 운영사, 두산중공업은 발전소 시공사로 각각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막대한 온실가스 생산에 따른 환경오염 논란은 물론 수익성조차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이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사업성 부족에 해당하는 ‘회색 영역’으로 판정했고, 한전의 이..
북위 67도, 동경 133도. 시베리아 북동부 러시아 사하공화국의 베르호얀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이다. 인구 1100여명에 1월 평균 기온이 영하 45도다. 뜨거운 물을 공중에 뿌리면 순식간에 얼어서 눈발로 날린다. 북극권 도시답게 역대 최저 기온은 1892년 2월5일과 7일에 기록한 영하 67.8도이다. 베르호얀스크는 남동쪽으로 600㎞쯤 떨어져 있는 오이먀콘 마을과 함께 사람이 사는 ‘한극(寒極)’ 지역으로 꼽힌다. 여름은 짧고 겨울은 엄청나게 춥고 긴 ‘냉대동계건조기후’로 분류되는 이 도시는 ‘최고 연교차’ 기네스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7월 한여름 평균기온이 16도인데, 1988년 7월25일 37.3도를 기록하며 가장 추웠던 날과 무려 ‘105도 차이’를 낸 것이다. 이 기록이 엊그제 깨졌..
지난해 9월20일 지구에선 가장 큰 ‘기후파업’이 일어났다. 유엔 기후행동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뉴욕시를 축으로, 160여개국 수천개 도시에서 450만명이 거리를 행진했다. “즉각 행동하라”는 함성은 어리고 젊었다. 탄소 배출이 없는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횡단한 스웨덴 16세 소녀 툰베리는 “아무것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고 선언했고, “기후야 바뀌지 마, 내가 바뀔게”라며 시위를 이끈 것도 10대와 청년들이다. 행동이 굼뜬 각국 정상들보다 미래 기후위기 당사자들의 호소와 압박이 더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그 긴장은 지금도 팽팽하다. 1만2000년간 유지된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후 100년간 1도 올랐고, 그 상승폭을 2도로 막자는 2015년 파리협약은 3년 후 인천 송도에서 1.5도로 당겨졌다...
환경부는 지난 5월6일 대형 사업장의 2019년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을 공개하며 그동안 매년 공개해왔던 ‘배출량 상위 20개 사업장’을 쏙 뺐다.환경부에 전화로 이에 대해 질의를 하니, 법적으로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차피 홈페이지에 전국 사업장의 배출량을 모두 공개했기 때문에 굳이 보도자료에 첨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개된 자료에는 오염물질별 배출량만 드러나 있어서 오염물질 합계에 의한 상위 20개 사업장이 어느 곳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하니, 알고 싶으면 자료를 엑셀로 내려받아 사업장별 합계를 내서 정렬하면 된다고 친절하게(?) 안내했다.이는 ‘자료와 정보를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환경부 방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며, 국민이 당연히 알아야 하고 손쉽게 ..
지난 주말, 울산 주민들은 ‘핵쓰레기장 찬반’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94.8%의 반대표를 던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월성 핵발전소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정작 핵쓰레기장 반경 20㎞ 안 피해 당사자 주민 의사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올해 1분기, 월성 1~4호기에서 발생한 핵쓰레기 양은 46만5828다발이고 저장용량 대비 저장량은 92.8%이다. 내년 11월이 되면, 임시저장시설은 포화상태가 된다. 정부는 ‘핵쓰레기’ 대신 ‘사용후핵연료’라는 어렵고 애매모호한 단어를 사용한다. 고위험·고비용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폐기된 재처리 기술을 맹신하고, 국민에게 핵쓰레기 위험성을 감추기 위한 의도이다. 현재 한국 24개 핵발전소에서는 750t의 핵연료폐기물이 매년 발생한다. 적어도 1..
체르노빌 사고가 난 지 34년이 지났지만 체르노빌 원전 반경 30㎞ 이내 지역은 지금도 사람이 거주할 수가 없다. 원전 반경 20~30㎞는 원전사고 시 주민 대피와 보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최소한의 지역으로 방사능방재법에 ‘방사선비상계획구역’으로 규정되어 있다. 원자력안전법에 의해 원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과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에 대해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월성원전 방사선비상계획구역 내에는 경주, 포항을 합해 약 5만6000명의 주민이 거주한다. 인근에도 울산 주민 102만명이 산다. 그런데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재검토위원회)는 울산 주민을 배제하고 경주 주민만을 대상으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건설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강행하고 있고, 울산..
코로나19라는 유례가 없던 큰 위기에 잠시 가려 있지만 미세먼지는 인류 건강에 큰 위협이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크기가 10㎛(1㎛는 1000분의 1㎜)보다 작은 물질을 PM10(PM은 particulate matter의 약자)이라 한다. 워낙 크기가 작아 우리 호흡통로에서 잘 걸러지지 않고 호흡기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뇌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PM10 중에서도 2.5㎛ 이하의 PM2.5는 초미세먼지로 불리며 폐의 더 깊은 부분까지 침투해 우리 건강에 더욱 위협적이다. 정부는 2020~2024년 미세먼지 관리 종합계획을 확정하고 2016년 대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1㎥당 26㎍에서 16㎍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2019년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23㎍으..
기후변화 국제단체들이 잇따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고 있다.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환경책임경제연합·기후변화투자자그룹 등 6개 단체가 공동으로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한국의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2010년 배출량 대비 20% 이하로 줄이는 것에 불과하므로 더 전향적인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는 요지였다. 2015년에 한국이 정해놓은 2030년 배출량 목표치 5억3600만t으로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기로 한 파리협정을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독일 환경단체 클라이밋애널리틱스도 한국의 감축 목표가 ‘매우 불충분하다’고 평가하며 감축 목표를 2배 이상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국제단체의 압박이 이어지는 것은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