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와 구글의 에릭 슈미트가 맞았다. 그들이 예측한 대로 프라이버시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물론 미국 국가안보국(NSA)이나 영국, 중국, 러시아 등의 국가들이 국가안보와 대테러전쟁을 명분으로 국민들의 e메일이나 개인정보, 의사소통을 감시, 불법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개인정보 데이터를 수집한 홈플러스 등 일부 기업들이 돈벌이에 혈안이 되어 개인정보를 팔아먹기 때문만도 아니다. 정보가 한곳으로 수집되고 축적되는 빅데이터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삼성은 2년 전 갤럭시 시리즈 판매에 이벤트를 가미했다. 앱을 다운로드하는 100만명에게 무료로 유명 랩가수의 앨범을 다운로드받게 해주었다.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은 다운로드한 음악앱이 사용자 스마트폰의 시스템도구, ..
사물인터넷, 드론, 스마트카, 웨어러블 디바이스…. 최근 글로벌 경제를 뜨겁고 달구고 있는 키워드들이다. 스마트폰으로 촉발된 모바일 혁신 이후, 세계 산업계의 판도를 바꿀 분야들이다. 우리 정부 역시 지난 3월 이 주제들을 포함해 총 19개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발표하고, 5년간 5조6000억원을 투입해 본격적인 육성에 나서고 있다.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미래 산업들의 승패는 과연 어디서 판가름이 날까? 바로 협력이다. 이 미래 산업들의 공통점은 다양한 기술의 융합에 있다. 사물인터넷의 경우 사물의 특정한 상황, 조건 등을 인지하는 센싱 기술, 센서로 인지한 정보를 처리하고 다른 기기와 공유하는 통신 기술, 이를 서비스로 연동하는 기계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의 융합..
얼마 전 일본 총리관저에 드론이 날아들었다. 드론에는 후쿠시마에서 채취한 모래가 들어 있었고, 미량의 세슘이 검출됐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올 1월 소형 드론이 백악관 앞마당에 떨어졌다. 미국과 일본의 정상이 거주하는 국가 중추기관을 뚫어버린 드론은 물리적 측면에서도 보안에 치명적 허점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만일 총리관저나 백악관에 날아든 드론에 고성능 폭탄이나 심각한 양의 방사성물질이 포함되어 있었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일련의 사건을 그저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두 사건의 중심에는 드론이라는 디지털 기기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군용 드론이 아닌 상업용 드론이다. 초기 드론은 사람을 대신해 적지 시찰이나 정보수집, 공격 등 군사 목적으로 개발됐다..
▲ 보안전문가가 파괴시킨 보안원칙 직업윤리 부재 보여준 ‘파일 절도’ 언론윤리 기본 저버린 ‘장물 방송’ 디지털 맹신 시대의 슬픈 자화상 jtbc가 성완종씨의 인터뷰 녹음파일을 방송했다. 녹음파일은 경향신문이 독점 취재한 원본파일. 검찰 제출 과정에서 디지털포렌식 전문가 김인성씨가 복사해, jtbc로 유출된 것이다. jtbc는 알권리를 주장하며 이를 보도했고, 시청률은 두배나 올랐다. ‘상도의’를 저버린 jtbc의 행동도 문제지만 보안전문가인 김씨의 행동은 상식 이하였다. 정보보호를 철칙으로 삼고 있는 보안전문가가 기본원칙을 어기고, 복사파일을 외부에 유출한 것이다. 이는 절취한 ‘장물’을 타인에게 넘겨주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극도의 보안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파일 절도사건’(?)은 해괴한 일이..
한순간, 은행 자동입출금기(ATM)가 열린다. 지켜보고 있던 사내가 ATM에서 나온 돈다발을 순식간에 집어들고 황급히 떠난다.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카바낙이라고 불리는 해킹그룹이 30개국 100개 이상 은행의 ATM, 전자결제시스템 등을 통해 10억달러, 1조원을 빼냈다. ATM에 악성코드를 감염시켜 원격조종한 것이다. 사이버 무기 중 하나인 첨단 악성코드의 마법은 도대체 어디까지 진화할까. 아니 한계가 있기는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카바낙이 실행한 마법 같은 사이버 무기는 에 나오는 알리바바의 주문 “열려라 참깨”를 연상케 한다. 최첨단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등 사이버 무기에 감염된 시스템은 해커의 주문(?)에 따라 작업을 수행한다. “자료를 삭제하라” “시스템을 포맷하라” “PM..
단말기 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실패작이다. 국가가 시장에 개입하여 유통을 개선하고자 하였으나, 오히려 시장을 왜곡시킨 잘못된 정책이 되어 버렸다. 본래의 취지는 휴대폰을 구매할 때 소비자가 당할 수 있는 불리한 상황을 막고, 그들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판매자가 소비자의 가입유형이나 요금제, 거주지역 등을 이유로 불공평하게 보조금을 차별 지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단통법 제정의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소비자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책정된 보조금 상한액이 단통법 시행 이전에 소비자들이 지원받았던 금액보다 훨씬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다던 단통법이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휴대폰을 구매하게 만들어 대기업의 이익만을 ..
정부가 주민등록번호 대신 도입, 관리해온 공공 아이핀이 뚫렸다. 해커 공격으로 아이핀이 대규모로 부정 발급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온라인상의 개인식별번호인 아이핀은 민간과 공공이 각각 운영 중인데 이번에 공공 아이핀에서 대형 사고가 났다. 잇단 주민등록번호 유출과 도용 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한 아이핀 시스템마저 구멍이 뚫렸으니 충격적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최근 행자부 산하 지역정보개발원이 관리하는 공공 아이핀 시스템에서 아이핀 75만여건이 부정발급됐다. 그간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아이핀 부정발급 사건은 간혹 발생했으나 해커가 시스템에 침입해 아이핀을 대거 발급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개인정보가 보호될 수 있는지 불안하다. 이번에 드러난 정부의 아이핀 관리 및 점검 체계의 문제..
링컨 라임 시리즈로 유명한 제프리 디버의 소설 에는 한 여성이 한 사이코의 범죄 타깃이 되는 장면이 나온다. 여성의 블로그에 나오는 모든 정보를 퍼즐로 맞힌 그는 술집에서 그 여성에게 먼 친척을 가장해 접근, 차로 유인·납치한 다음 섬뜩하게 말한다. “난 너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그야말로 모든 걸 말이야.” 한 휴대폰 대리점에 일렬로 긴 줄이 서 있었다. 5000원짜리 액정화면을 무료로 갈아 끼워주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액정화면이 여기저기 긁힌 터라 바꾸려고 줄을 섰다. 그런데 액정을 갈아 끼운 젊은이가 대리점 직원이 준 종이에 개인정보를 적는 광경을 목격했다. 개인정보를 거부감 없이 얻어내는 대리점의 상술에도 놀랐지만, 그것을 알고도 아무렇지 않게 줄을 서서 5000원짜리 액정화면과 개인정보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