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콜롬비아 출신 세풀베다라는 한 해커의 행각이 눈길을 끈다. 그는 멕시코 대선 당시 대통령의 경쟁 후보 2명의 선거본부 컴퓨터에 악성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회의 내용, 연설 초안 등 주요 정보를 빼냈다. 도·감청을 통해 약점이나 비리를 언론에 흘리기도 했다. 3만여개의 가짜 SNS 계정을 운용하면서 여론조작을 하기도 했다. 그는 동시에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9개국에서도 경쟁 후보에게 비슷한 방법을 써 의뢰인을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세플베다의 중개자인 정치컨설턴트는 현재 진행 중인 미국 대선에서 한 주요 대선주자 선거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10년형을 받고 복역 중인 그를 뒤로하고 새로운 해커를 구한 모양이다. 정보와 데이터로 이루어지는 ..
그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정보를 훔치는 해커다. 고용인의 정보를 훔치던 그는 배신의 대가로 신경계가 손상된 채 무력한 날들을 보낸다. 그러던 중 그에게 아미티지라는 미지의 인물이 나타나 신경접합수술을 지원하고 자신의 명령을 따라줄 것을 요구한다. 그는 새로운 고용관계를 맺고 다시 해커로 활동하게 된다. 그는 의문의 고용인이 재벌이 만든 두 개의 인공지능, 뉴로맨서와 윈터뮤트의 명령을 받는 또 다른 인공지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윌리엄 깁슨의 21세기 기념비적인 소설 줄거리의 일부다. 소설에 나오는 두 개의 인공지능, 뉴로맨서와 윈터뮤트는 실재와 가상세계, 영혼과 육체의 총체 등을 상징하는 매트릭스로 완성된다. 최근 인공지능 알파고 열풍은 깁슨의 소설 의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인공지능은 제4차 산업혁..
알파고의 성과는 인류의 승리다. 인공지능은 인간 지능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경기의 승패와 관계없이, 이번 대국 그 자체가 인류 역사에서 커다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인류가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컴퓨터를 발명한 것이 어언 70년. 이후 꾸준히 발전한 컴퓨터과학은 인간 최고수를 능가하는 바둑 프로그램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많은 가능성을 순식간에 검토해 최적의 한 수를 찾아내는 능력은 계산 속도에 의한다고 하더라도 기보를 통해서 수를 배우고, 프로그램끼리 스스로 두는 바둑에서 좋은 수를 더하는 학습능력이 놀랍지 아니한가? 아, 알파고 프로그램은 예술이다. 컴퓨터는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다. 사람의 생각을 옮겨서 자동화하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사측계산과 비교하는 능력뿐인 이 기계에 일을 시키는 것은 사람이..
2016년 3월9일은 인류사에 ‘기계(인공지능)가 인간을 넘어선 날’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세계 최강의 바둑기사 이세돌이 구글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와의 첫 대결에서 패배한 바둑 역사상, 아니 과학 역사상 최대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약 12억원의 상금을 걸고 총 5번기로 벌어지는 이 대국은 인간과 기계의 대결이라는 점 때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진행됐다. “해는 져서 어두워지는데 갈 길은 멀고 보따리는 무겁기만 하다.” 흔히 바둑을 두다가 비세에 몰렸을 때의 심정을 표현하는 말이다. 인간 대표로 알파고를 마주한 이세돌 바둑기사의 심정이 이러했으리라! 그리고 결국 이세돌은 어두워지는 들판에서 속절없이 주저앉고 말았다. 대국 시작 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인간의 승리를 예상했다. ..
9일부터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 간에 펼쳐지는 바둑 대결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심의 초점은 인공지능이 과연 경우의 수가 무한대에 가깝고 인간의 직관과 통찰력을 담는 바둑에서조차 인간을 능가할 수 있느냐에 맞춰져 있다. 이세돌 9단은 인공지능과 싸우는 인류의 마지막 보루로서 뜨거운 성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은 나뉜다. 알파고가 아무리 3000만건 이상의 기보를 학습했다고 해도 기상천외한 난전과 수읽기에 강한 이세돌 9단을 능가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1000년 걸릴 100만번의 대국을 한 달 안에 학습하는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승패에만 일희일비한다면 이번 대국의 본질을 꿰뚫을 수 없다. 알파고의 입장에서 보면 인..
애플은 최근 샌버나디노 총기 난사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을 해제하는 데 협조해달라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법원의 명령을 거부했다. 하지만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지난달 29일 애플이 테러범의 아이폰 잠금장치를 해제해줄 의무가 없다고 정반대 판결을 내렸다. FBI는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FBI가 요구하는 것은 테러용의자 아이폰 암호를 해제할 수 있는 툴이나 소프트웨어다. 애플은 하나의 기기를 잠금해제 할 수 있는 키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것은 모든 아이폰의 암호를 풀 수 있는 만능키를 제작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보안업체 맥아피는 자사가 나서 암호를 풀어주겠다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10번의 기회(패스워드를 열 번 틀리면 데이터가 자동 삭제되는 기능)밖에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최근에 애플이 미국 샌버나디노 지역 총기살해범의 아이폰에 대한 FBI의 협조 요청을 거절했다. 보통 영장은 범죄 발생 및 연관의 개연성이 있으면 발부되는데 이 사건은 이미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고 IS와의 연관성도 밝혀져 이 아이폰에는 앞으로의 미국 내 테러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정보 다수가 있을 개연성이 높다. 법원은 이에 따라 당연히 협조 명령을 내렸지만 애플은 거부하고 있다. 애플에 아이폰 정보를 빼달라는 것도 아니고 FBI가 합법적인 암호 풀기 시도를 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정도의 협조 명령인데도 애플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지만 소송에나 가야 해결될 판국이다. 미국은 9·11을 거치며 테러방지법에 해당하는 애국자법(PATRIOT)을 통과시켰음에도 인권과 테러방지의 균형을 제도적으로 유지하..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스토커에게 시달렸다. 스토커는 그녀의 전 남자친구로 그녀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지 출몰했다. 그녀는 전 남자친구가 자신의 자동차에 GPS추적기를 심어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몇몇 자동차정비업소에 의뢰했지만 GPS를 찾아낼 수 없었다. 그녀는 결국 그 분야 전문가를 찾아가서야 GPS를 제거할 수 있었다. 찾아낸 GPS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초소형 GPS였다. 영화 의 랭던 박사로 나오는 톰 행크스조차도 자신의 재킷에 GPS가 넣어졌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니, 10여년 전 영화 개봉 당시만 해도 그런 유형의 초소형 GPS는 현실감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실에서 이미 그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GPS가 우리의 일상에 들어오면서 프라이버시와 프라이버시의 한계에 대한 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