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을 만나 자녀교육에서 바라는 바를 물어보면 하나같이 얘기하는 것이 이중 언어교육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정책입니다.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쓰는 부모들의 경우, 그들이 자신의 모국어로 자녀와 의사소통하기를 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바람이자 반드시 해결되어져야 할 과제 중의 하나인데요. 문제는 이중 언어교육에 대한 지원과 정책이 많은 사회적 비용과 시간을 요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미국에서 8년 동안 유학 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다문화가족들을 접할 기회를 가졌었는데요. 다인종, 다민족으로 형성된 미국에서도 이중 언어교육 문제는 시급하게 풀어야 과제 중의 하나로서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사이의 사용 언어 차이에서 오는 문제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내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지..
9월 28일자 신문에는 정부가 내년 8대 서민 희망 과제로 보육, 아동 안전, 교육·문화, 주거·의료,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다문화가족 등을 선정하고 올해보다 3조원이 늘어난 32조 10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한다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특히 3대 핵심 과제인 보육, 전문계고 학비 지원, 다문화가족 지원 분야에서는 3조 7000억 원이 신규로 배정되었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소득이 450만원(맞벌이가구는 600만원) 이하인 가정이 어린이집에 만 0세에서 5세인 아이를 보낼 경우 보육비를, 전문계고 학생들의 수업료와 입학금(학생 1인당 연평균 120만원)을, 다문화가족에게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보육비를 전액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다문화가족의 보육비 지원의..
광주대 유아교육과 김승희 교수(seuhkim@gwangju.ac.kr) 얼마 전 영광에 있는 한 필리핀 여성결혼이민자들의 모임에 참석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모여 그간의 안부도 묻고 정보도 주고받으면서 이국 생활의 고단함을 달래는 모임이었습니다. 남편의 허락을 얻어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고향 사람들을 만난 그들은 오랜만에 만나 마음껏 모국어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에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연령은 생후 2개월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다양했다.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속에서도 함께 음식을 만들어 먹고, 누군가가 갖다 놓은 옷가지들을 서로 나눠 가지면서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그 날은 주로 자녀 양육의 어려움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는데, 본인들이 자녀들의 숙..
임석민 한신대교수·해운경영학 거대한 토목사업이 꿈틀댄다. 국토해양부가 중국·일본·제주도까지 해저터널을 뚫는 사업을 검토중이다. 국토부 용역을 받아 제주터널을 검토해온 교통연구원은 목포~해남(66km)은 지상으로, 해남~보길도(28km)는 해상다리, 보길도~추자도~제주도(73km)는 해저터널로 건설해 전체 167㎞를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한중·한일 해저터널을 연구중인 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실장은 “두 해저터널 건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고, 교통연구원장은 “3개의 해저터널 모두 미래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데, 제주터널(167km)은 2010년대 후반, 한중터널(341km)은 2030년대, 한일터널(222.6㎞)은 2050년대에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하고 ..
김상봉|전남대 교수·철학 oudeis76@gmail.com 얼마 전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해 구호물자를 싣고 가던 선박을 이스라엘군이 공격해서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최소 19명이나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수십년 동안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야만을 볼 때마다 나는 부당한 폭력에 저항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곱씹게 된다. 무슨 말이냐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해 그토록 집요하게 야만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까닭은 그들이 아우슈비츠에서 나치 독일의 야만적 폭력에 저항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30년 전 광주 시민들이 계엄군의 폭력에 맞서 목숨을 걸고 저항했듯 나치 독일의 폭력에 저항할 수 있었더라면 지금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그렇게 야만적인 폭력을 무시로 행사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
정희준 | 동아대 교수·문화연구 2008년 말 국가인권위원회는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체육중·고교에 재학 중인 남녀 학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무려 78%의 학생선수들이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것은 언어적 성희롱(58%)과 강제추행(25%)을 포함해 63%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한국여성스포츠회는 석달 전 세미나를 열고 이 실태조사가 현실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아무래도 성폭력의 피해는 여성에게 심대할 수밖에 없을 텐데 여성들이 나서 조사결과가 과장됐다고 주장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그러더니 지난달엔 이 단체의 부회장이자 여자농구의 영웅 박찬숙씨가..
백원담 (성공회대 교수. 중국학) 최근 중국이 백두산 서쪽 자락에 대규모 원자력발전소를 세운다고 한다. 총공사비 850억위안(14조4500억원)으로 125만㎾ 가압경수로 AP-1000형 원자력 발전설비 6기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부족한 전력 문제 해결과 낙후한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보면 225억위안(3조8000억원)에 이르는 연간 전력 생산량과 45억위안(7650억원)으로 추산되는 징위현의 연간 재정수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원전 건설입지가 백두산 화산대 지진 다발지역이어서 중국 내에서도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 지난달 중국·러시아·북한의 접경지역인 두만강 유역에서 리히터규모 6.5의 지진이 일어난 것을 보면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백두산 천지 (경향신문 D..
권혁범 (대전대 교수.정치언론홍보학) 폭설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예산안이 국회에서 야당과의 합의 없이 통과된 것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초대형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권을 따낸 것에 대한 작은 논란도. 충격적인 것은 후자, 즉 한국전력이 원전 계약을 따낸 사실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한국 주류 언론의 보도가 ‘용비어천가’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경험으로 한전에 결정적인 충고를 했을뿐더러 한국의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막후에서 집요한 설득작전을 폈다는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이 대통령이 이러한 ‘기적’을 마무리하기 위해 UAE로 날아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한국의 뉴스 방송시간에 맞추어 생방송 회견까지 한 행위는 이해할 수 있다. 정치적 효과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