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병삼 | 영산대 교수·정치사상 문재인 대선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했다. 단일화란 하나가 되는 것인데, 쉬운 일이 아니다. 단일화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 다 양보할 마음이 있을 때라야 단일화가 ‘되는’ 것이다. 이게 쉬울 리가 없다. 30년 전쯤의 광고이지 싶다. 매양 2등이던 라면회사가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는 카피로 1등으로 올라섰다. 이를 계기로 회사 이름도 농심으로 바꿨다. 이 광고에는 코미디언들이 출연했다. 형은 구봉서씨가, 아우는 고 곽규석씨가 맡아 ‘형님 먼저, 아우 먼저’라면서, 그릇을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형인지 아우인지, “그럼 내가 먼저, 헤헤!”라며 독차지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끝마무리의 얌체 짓이 얄밉지 ..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투표시간 연장을 위한 공동 캠페인에 합의했다고 한다. 투표시간 연장 문제를 다루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공전하는 상태여서 두 후보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제24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선거권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투표시간 연장은 헌법이 명시한 ‘국민주권’의 원리를 구현하는 길이다. 국민의 67%가량이 투표시간을 연장하는 데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보도된 바 있다. 문·안 후보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다. 투표시간 연장이 단순히 당리당략의 문제가 아님을 보여준다. 투표시간 연장 문제는 문·안 후보가 합의한 ‘국민연..
이주영 정치부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대선 후보등록일(11월25~26일) 이전까지 단일후보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두 후보는 단일화 추진에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만 보고 가며, 국민의 공감과 동의를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안갯속이던 단일화 논의가 ‘국민 우선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됐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런데 논의 출발선상에 선 시점에서, 두 후보가 그토록 강조하는 국민에 대한 예의와 도리를 조금 더 생각해봤으면 한다. 양측의 합의대로라면 국민들은 앞으로 3주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진행될 단일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또 단일후보가 결정된 후 대통령 선거일까진 한 달도 남지 않게 된다. 사퇴..
전원책 | 변호사·자유경제원장 버락 오바마는 시쳇말로 벼락출세한 정치인이다. 그는 중앙 정치무대에 선 지 4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 됐다. 경력이라고는 로스쿨 교수와 주 상원의원 그리고 연방 상원의원 초선이 고작이었다. 게다가 흑인이다. 애송이 흑인 정치초년병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을 때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다. 그건 그의 책 제목처럼 에 불과한 것으로 보였다. 그런 오바마에게 청년들과 지식인들이 열광한 것은 그가 변화를 상징했기 때문이다. 그는 소수자였지만 참신했고,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서민 결손가정 출신이었다. 오바마는 월스트리트를 강타한 금융위기로 실의에 빠진 미국민에게 정치개혁과 금융개혁을 내걸고, 워싱턴 정치를 20년 넘게 경험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손쉽게 눌렀다. 난세를 구한 영웅..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엊그제 외교·안보·통일 공약을 발표함으로써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 3명이 제시하는 한반도 정책의 밑그림이 드러났다. 박 후보가 북한 주민들의 인간적인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과 정치적 상황을 구분하겠다고 밝힌 것은 최소한 이 문제에서만큼은 맹목적 반북(反北) 정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읽힌다. 이산가족 문제의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다짐도 환영할 만하다. 남북교류협력 사무소를 서울과 평양에 두고, 전력·교통·통신 인프라 확충 및 국제투자유치를 지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문제는 ‘언제’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박 후보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에 따라 상응하는 정치·경제·외교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해 비핵화가 ..
문재인 민주통합당,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어제 단독 회동을 열고 ‘후보 등록 전 단일화’ 등 7개 항의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두 후보는 “대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단일화, 가치와 철학을 함께하는 단일화, 미래를 바꾸는 단일화라는 원칙 아래 새누리당의 집권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 나가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또 “단일화 추진에 있어 유리함과 불리함을 따지지 않고, 국민의 뜻만 보고 가야 하며, 국민의 공감과 동의가 필수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문·안 후보가 내놓은 합의문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회동 전에는 단일화의 대원칙을 확인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달랐다. 통큰 합의가 이뤄졌다. 우리는 특히 공동..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어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논의와 관련, “우선 문 후보와 제가 먼저 만나서 서로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고 정치 혁신에 대해 합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야권은 물론이고 진보 진영이 강조해온 가치와 정책 연대를 위한 단일화 제안이다. 문 후보는 ‘우리가 단일화하고, 힘을 합쳐 대선에 임할 것이라는 원칙은 하루 빨리 합의하자’는 전날의 제안을 상기시키며 “호응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안 후보의 발언은 무엇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반이 넘게 정권교체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난 유권자들이 단일화 무산 가능성에 대해 갖고 있는 불안감과 피로감을 씻어주는 효과가 있다. 안 후보가 단일화 공식화 선언의 장소로 야권의 핵심 기반인 호남을..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대선이 44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유권자들은 후보들의 민낯을 접할 길이 없다. 일부 대선 후보가 TV토론을 비롯한 각종 토론회 참석을 기피하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나름대로 이유를 대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기 싫은 말은 안 듣겠다는 태도에 다름 아니다. 말끝마다 ‘국민’을 언급하는 이들이 국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고 있다. 어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은 오는 13~15일 순차적 개별토론 형식으로 예정됐던 KBS 토론회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불참 통보로 무기한 연기됐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에 따르면 SBS 초청 대담도 박 후보의 불참 통보로 무산됐고, MBC 토론회는 박·안 후보 모두 참석 여부를 답하지 않아 유보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