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신발 제조회사 아디다스는 다른 많은 제조업체와 마찬가지로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건비가 저렴한 아시아에서 신발을 생산해 왔다. 2016년 독일의 안스바흐 소재 스피드팩토리를 통해 아디다스 퓨처크래프트 MFG(Made for Germany)를 출시하며 제조업의 독일로의 복귀를 알렸다. 이 스피드팩토리에서 신발을 제조하는 과정은 기존 공장의 방법과 완전히 다르다. 기존의 공장에서는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해 같은 디자인의 신발을 다량 만들었다. 스피드팩토리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주문을 받아 맞춤형으로 제조한다. 주문을 받고 제조 완료까지 5시간밖에 안 걸리니 아시아에서 위탁생산을 할 때 걸렸던 2~3주보다 훨씬 빨리 제조한다. 제조방식에 이러한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 몇 가지..
해외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20일 이란의 미군 무인정찰기 격추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이 이란의 미사일 통제 시스템을 마비시키고자 시도한 사이버공격은 사이버전이 물리공격으로 이어질 뻔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실제 무기 없이도 공격이 가능한 사이버 세상은 범죄와 분쟁을 효과적으로 규율하는 규범이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세상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나라는 미국이다. 이미 지난해 백악관을 중심으로 국가사이버보안전략을 발표하고 사이버보안청(CISA) 신설 등 조직개편까지 단행했다. 유럽에서는 영국과 프랑스, 아세안에서는 싱가포르와 일본 등이 역내 주도권 확보를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도 경쟁적으로 자국의 사이버보안 역량을 강화하고 서방 주도의 국제..
‘화웨이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장비를 사용하는 데 따른 ‘정보유출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의회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지난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장비의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곧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미 연방정부는 지난해 중국통신기업의 기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행정명령을 통해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미국에서 화웨이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비상조치다. 미국은 중국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5G 네트워크에 장비를 공급한 뒤 이를 통해 기밀을 수집하거나 통신 방해를 자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통신장비 기업이 미국 국가안..
서울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로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은평구 일대와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안전이 위협받는 재난 수준의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4일 발생한 이번 화재로 전화선 16만8000회선과 광케이블 220세트가 파괴되면서 해당 지역의 KT 이동통신,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 카드결제 단말기 등이 먹통이 돼 식당, 상점 등은 영업 손실을 보았다. 특히 병원 전산망이 멈춰서 진료에 차질이 빚어졌고, 경찰관서의 112시스템과 범죄신고 전화까지 불통이 됐다. 사고가 주말이 아닌 주중에 났다면 피해는 더욱 커졌을 것이다. 화재 진압 후 복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완전 정상화까지는 일주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사고는..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런던의 데이터 분석회사는 페이스북에 성격검사 앱을 깐 뒤 이를 내려받은 이용자의 성향을 분석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이롭게 하는 정보전의 도구로 사용했다. 이들은 앱을 내려받은 27만명의 정보를 기반으로 친구목록 계정까지 5000만명의 정보를 확보했다. 자신은 물론 친구들의 정보가 털리고, 정치공작과 여론조작의 도구로 사용됐다는 것은 섬뜩한 일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해커의 공격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건은 많았지만 기업에 돈을 받고 판매한 이용자 정보가 3자에게까지 유통된 것은 처음이다. 정보를 훔친 회사에 우선 책임이 있지만 돈만 내면 무제한 정보접근이 가능토록 길을 열어주고도 데이터 보안에 소홀한 ..
얼마 전부터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자주 보이던 게시물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 것 같다. 사실 그게 뭐였는지 금방 떠오르지 않는다. 엄지손가락으로 쉴 새 없이, 무심결에, 의미 없이 밀어 넘기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몇 개를 곰곰이 꼽아보니 ‘테이스티’라는 ‘먹방’ 영상이 대표적이다. 테이스티는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가 2015년 7월에 만든 요리·음식 채널이다. 재료를 손질해 조리하고 떠먹기 직전까지 과정을 빠르게 편집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먹음직스럽고 화려하다. 요리를 좋아하는 내 취향을 페이스북의 섬세한 알고리즘은 틀림없이 잡아냈을 것이다. 지하철에서, 잠시 일하다 말고, 자기 전 누워서 먹방 영상만 하루에 수십개를 소비했다. 2년 전쯤 집수리를 해야 해 인테리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했던 ..
30년 전 폴 버호벤 감독의 영화 주인공 머피는 일종의 ‘킬러로봇’이다. 치안활동을 벌이다 최악의 경우 방아쇠를 당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감정을 말소하지 않은 프로그램이 실수로 삽입돼 정체성의 혼돈에 빠진다. 방아쇠를 당길 때 인간처럼 머뭇거리는 행동을 보인 것이다. 이것은 머피가 인간과 기계의 하이브리드라는 ‘출생의 비밀’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감성(윤리의식)이 거세된 킬러로봇은 이와 다르다. 무고한 인간을 ‘아무런 감정 없이’ 적으로 인식해 공격할 수 있다. 로봇이 인간을 곤경에 빠뜨리는 묵시론적인 장면은 에서 섬뜩하게 그려진 적이 있다. 이를 예견했던 SF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에서 로봇의 3대 원칙을 만들었다. 요약하면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끼쳐서는 안되고, 인간의 ..
네이버 뉴스 편집 재배치로 인해 검색 등 네이버 서비스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는 사실상 거의 무너졌다. 네이버가 지금의 네이버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이해진 창업자와 직원들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만이 아니다. 아무런 보수도 받지 않고 네트워크에 기여한 수백만명의 사용자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네이버 성장의 견인차가 된 지식인 서비스 역시 누리꾼들 덕분이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기득권이 되면 한순간에 권력과 재벌의 편이 되어 동업자의식을 갖는 우리 사회 추악한 일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그들을 키워준 국민과 누리꾼들을 배신한 것이다. 게다가 기사 재배치 조작이 스포츠에 한정됐다고 말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작태다. 왜 우리는 네이버의 기사 재배치에 이토록 분개하는가. 네이버는 대한민국의 생각과 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