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구 /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매년 연말에 그 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해왔던 교수신문은 2010년 올해의 사자성어를 ‘장두노미’(藏頭露尾)로 결정했다. 쫒기던 타조가 급한 나머지 덤불 속에 머리만 숨긴 채 꼬리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는 이 말은, 이미 그 실상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진실을 감추려 하는 세태를 풍자하는 말이라 할 수 있다. 올해의 세태를 꼬집고 있는 이 말은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현실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닌가 한다. 여러 측면에서 우리 민주주의가 현저히 후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 ‘공정사회’를 강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가는 민주주의 ‘공정사회’ 강변 이와 관련하여 2010년의 한 해가 저물고 있는..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2010년은 한반도에 포연이 가득한 한 해였다. 지난 3월 천안함 사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남북관계가 6.25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지면서 전쟁위기가 한반도를 휩쓸었다. 서해의 포연은 동아시아 국제정치에도 영향을 미쳐 이 지역에서 탈냉전 과도기를 끝내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형성하는 데 또한 큰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취한 일련의 계획적인 행동이 우리의 주목을 끌었다. 북한은 11월에 미국의 한반도 안보관련 전문가 세 팀을 북한에 초청하여 영변 핵단지 내 경수로 건설현장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의도적으로 공개했다. 북한은 마지막 미국팀이 돌아가자마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빌미로 연평도를 포격함으로써 한반도에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엄중한 현실을 미국..
· 안철현 인천대 겸임교수,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 대처능력 강조 "위기관리라 하여 거창하게 국가나 공공기관, 대기업 등 큰 조직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의 삶도 위기관리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행복한 삶은 위기를 잘 관리할 때 가능합니다.” 참여정부 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위기관리센터의 창설 요원으로 활약했던 안철현 전 NSC 국장이 민간인으로 변신해 생활 속의 위기관리 전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교수로 변신한 그는 인천대학교 행정대학원을 비롯해 서울시립대학교, 경희대학교 등에서 ‘위리관리론’을 강의하고 있다. 안 교수는 공무원, 기업 사원 등을 대상으로 초청 강의도 활발히 하고 있다. 언론학 박사이기도 한 그의 인생 역정은 굴곡이 많다. 그는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에서 ..
안철현 전 NSC 사무처 국장 정부는 지난 2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 현행 대통령실 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수석비서관급이 실장을 맡는 국가위기관리실로 확대개편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위기관리야말로 대통령의 중요 책무이자 대통령실의 핵심 기능이다. 이러한 기능을 전담하는 국가위기관리실을 수석비서관급으로 격상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본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세번째인 대통령실 위기관리 조직개편이 이번에는 제대로 이루어져 다시는 부실한 위기관리시스템, 땜질식 개편이라는 비판을 받지 않도록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고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새로이 부여되는 위기정보 분석 기능이 외교안보수석실과 명확한 업무분장 하에 수행되어야 한다. 국가안보 정책 ..
최진봉 텍사스주립대 저널리즘스쿨 교수 아이패드를 포함한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등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개발에 힘입어 트위터,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개인 미디어로 자리잡은 소셜 미디어는 우리 사회와 생활 현장에서 이용자들에 의해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어느덧 소셜 미디어는 단순히 개인간의 정보와 사진 교환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 이슈에 대한 뜨거운 토론의 장이 되는 등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점차 증대되고 있다. 트위터에서 촉발해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이마트 피자논쟁, 트위터에 올린 청와대 수석의 글에 영향을 받은 듯 갑작스럽게 판매를 중단한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트위터에 올..
함상옥│국제금융협회 연구원(미국 워싱턴디씨) 연평도 사건 이후, 연일 쏟아지는 관련된 기사를 읽노라면 동북아시아권에 새로운 냉전기류를 감지 할 수 있다. 뉴욕타임즈 역시 12월6일 부시 정권아래 북한 특사였던 빅터 차(Victor Cha)교수의 “아시아 지역에 미국, 일본, 한국 대 중국, 북한으로 대립되는 새로운 냉전시대가 도래된 것 같다"라는 말을 인용한 기사를 실었다. 과연 현재 이명박 정권이 취하는 현 중원미근(中遠美近)의 편 가르기식 외교정책은 현명한 것일까?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가로 타임지 대기자로 활동하는 파리드 자카리아(Fareed Zakaria)는 자신의 기사에서, 미국은 중국의 성장을 견제, 아니 두려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첫째,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률..
김근식 경남대교수·정치학 남북관계는 아예 지쳐버렸다. 이명박 정부 들어 갈등과 대결을 지속하다가 천안함 사태로 전면파탄에 이르더니 급기야 상대방에 대한 기대와 관심조차 없는 무덤덤한 절연관계가 되어 버렸다. 남측은 북과의 대화와 협상이 귀찮기만 하고 북도 남측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이미 오래다. 때마침 통일부가 발간한 ‘2010 통일백서’는 이 모든 걸 북한과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이 사실상 실패했고 북한은 긍정적 변화 대신 핵개발과 개혁개방 반대를 고수해왔다는 것이다. 만족할 만큼 북한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리있는 지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햇볕정책의 문제이고 따라서 지금 이명박 정부가 고집하는 대북 강경정책이 정당함을 주장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본시 ..
최선욱 전국언론노조KBS본부 사무처장 어제 전국언론노조KBS본부(새노조)의 방송보류에 대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기자회견 내용 중 KBS 정치외교부가 작성한 정보보고의 일부가 공개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보직자들은 정보보고는 통상적인 수행활동이고 공개되서는 안되는 것이 언론계의 상식이며 이는 불문율이어서 이러한 공개는 만행이라고까지 합니다. 이와 유사한 논란이 전 세계적으로 파장을 일으킨바 있는 위키리크스(Wikileaks)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 약 25만건의 공개입니다. 미국의 재외공관들이 해당국의 주요인사들을 공식․ 비공식적으로 만나고 그 내용을 주요 정보보고로 문서화하여 본국에 송부했던 것이 공개된 것입니다. 통상 비밀주의가 관행으로 인정되는 외교안보 현안이 통째로 다 알려졌으니, 관련자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