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미 | 대중문화평론가 주초에 드라마 의 ‘스페셜 편’이 두 회씩이나 방영됐다. 올림픽으로 엉킨 방송스케줄 탓도 있었겠지만, ‘선거의 해’ 한복판에 놓인 가 올해 가장 뜨거운 드라마가 아니었으면 하기 힘든 결정이었을 것이다. 몇 달 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이전까지 ‘선거의 해’에는 사극이 뜨는 것이 상례였다. 총선이 있던 1996년 에서부터 2007년 을 비롯한 정조 붐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었다. 그런데 올해 선거에 주목받는 드라마는 현대물로 초점이 옮겨졌다. 작년 말 와 하반기로 예정된 까지를 함께 생각하면 정권교체와 관련된 사극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겨울의 , 에서 까지 온 흐름을 생각하면 그 변화는 확실해 보인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이전까지의 선거철 사극 붐이 의식적인 것이 아니었다..
어제 열린 통합진보당 의원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됐다. 소속 의원 13명 중 7명이 제명안 표결에 참여한 결과 신주류 쇄신파 6명이 찬성했으나 중립 성향 김제남 의원이 투표용지에 찬반 표시를 하지 않아 무효로 처리됐다. 정당법상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소속 의원의 과반이 찬성해야 하는데 1표가 부족해 부결 사태가 빚어졌다. 심상정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 부정경선 파문의 중심에 선 두 의원을 제명함으로써 당의 위기를 수습하고 쇄신의 시동을 걸려 했으나 오히려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통합진보당 사태는 지난 4·11 총선 직후 비례대표 부정경선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두 차례 진상조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음에..
류점석 | 비교문학자 에서 포퍼는 열린사회의 적들로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를 꼽는다. 포퍼의 주장에 따르면 이 세 사상가는, 미래의 역사 전개과정을 예측하는 것을 사회과학의 과업으로 삼고, 역사 전개의 특징과 경향 그리고 법칙을 발견함으로써 사회과학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는 역사주의의 늪에 빠져 허우적댔다는 것이다. 이들의 사고에 족쇄를 채워 그들을 닫힌사회의 이념적 파수꾼에 머물게 했던 역사주의는, 전체론과 실재적 역사법칙 그리고 유토피아 사상을 근간으로 시공을 초월해 기세를 떨친다. 하지만 그들이 건설하려는 미래사회는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종식된, 역사가 종료된 사회이기에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유토피아’일 뿐이다. 또한 원시 공동체사회의 평등한 인간관계가 무너지고 정글의 법칙만이 지..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 때부터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 22명은 어제 시민사회와 학계, 법조계 인사 195명의 서명을 받아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위한 법률안 개정을 발의했다. 결선투표제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상위 1, 2위를 추려낸 뒤 2차 투표를 통해 50% 지지를 넘는 당선자를 뽑는 제도를 말한다. 그러나 서명자 면면을 들여다보면 여권 인사들은 전무하고, 진보 인사 일색이라는 사실이 결선투표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향된 시각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결선투표제는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최종 당선자에게 투표자 과반수의 대표성을 부여함으로써 안정적 리더십을 확보하도록 해준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투..
박래군 | 용산참사진상규명위 집행위원장 지난 16일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증인으로 나온 장향숙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은 울먹였다. 2010년 12월 초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점거농성을 하던 중 걸려온 전화 한 통이 생각나서였다. “‘칠흑같이 어둡다’ ‘춥다’ 그리고 ‘화장실을 갈 수가 없다’(눈물을 참으며 입술을 물었다) 중증장애인분들이었다.” 국가인권위에서 장애인 차별금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던 장 위원이었지만 이런 사태에 대해 손을 쓸 수가 없었다. 난방도 끊긴 인권위 농성장에서 밤을 새운 뇌병변장애인 우동민씨는 농성 뒤에 급성폐렴을 얻었고, 그리고 한 달 뒤 유명을 달리했다. 이런 사실에 대해서 국가인권위는 난방을 끈 적도 없고, 관리업체가 알아서 한 것이란 거짓해명을 했다가 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대통령 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해 “조만간 결론을 내려야겠다”고 말했다. SBS 예능 프로그램 에 출연한 그는 “저도 힐링(치유)이 필요해서 (방송에) 나왔다. 그러면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담집 출간에 뒤이은 이 같은 발언은 그의 생각이 출마 쪽으로 기울었음을 시사한다.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만큼, 안 원장이 결심을 굳혔다면 공식 출마선언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안 원장이 출연한 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18.7%(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이 생긴 이래 최고 시청률이라고 한다. 도 일부 서점에서 품귀 현상을 빚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여론 조사업체 리얼미터의 엊그제 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후보 양..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쳤다”며 친·인척 및 측근 비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대통령은 “솔직한 심정을 밝히는 것이 지금 이 상황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했다”며 사과의 배경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거듭 사과했으나 대통령의 석고대죄를 듣는 심정이 참담하다. 이 대통령의 사과는 수위와 형식 면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도덕적으로 가장 완벽한 정권” 운운해온 이 대통령이 “모두가 제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인 것은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안이한 인식을 자인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2분 남짓한 사과를 하는 동안 두 ..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 특별검사제 도입과 관련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퇴임 당시 사저 매입·건축 과정에 대해서도 특검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그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통령 사저만 하는 게 아니라 두 전직 대통령 사저도 포함해서 논의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특검수사 과정에서 예상되는 민주통합당 등 야당의 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한 ‘물타기 책략’으로 읽힌다. 그러나 현직 대통령의 비리 의혹을 가리기 위해 이미 고인이 된 두 전직 대통령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등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를 떠나 일반인의 평균적 상식에도 한참 못미치는 행태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