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강에 녹조가 확산되고 있다. 북한강과 팔당호에 이어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전역으로 녹조가 번져 수도권 식수원 관리에 비상이 걸리고 오늘 열기로 한 ‘서울어린이 한강 헤엄쳐 건너기’ 행사가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낙동강에서도 하류에서 발생한 녹조가 경북 구미 인근까지 북상해 식수원을 위협하고 있다고 한다.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의 대사 과정에서 나오는 지오스민으로 인해 일부 수도권 지역의 먹는 물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소동이 일어났으며, 낙동강에서는 환경단체가 마이크로시스티스라는 남조류 발생 지역에서 간암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해 충격을 주고 있다. 강이 온통 녹조로 뒤덮이고 일부 구간에서는 ‘녹조라떼’니 ‘녹조곤죽’이니 하는 표현까지 등장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환경당국의 대처..
전국적으로 폭염이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8월1일 현재 사망 7명을 포함해 410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으며, 어제까지 15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한다. 폭염의 여파로 한강 본류와 낙동강 중류까지 녹조가 발생해 수원지를 위협하고 전력 과부하로 정전사태도 속출했다. 어패류 폐사와 해파리 피해 등 그 영향이 바다에까지 미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조차 제대로 집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마당에 간접적인 피해까지 입에 올리는 게 머쓱할 지경이다. 폭염을 비롯한 기상이변은 전 지구적이고 상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 특히 최근 들어 저명한 지구온난화 회의론자까지 ‘전향’하게 할 정도로 기후변화의 재앙이 심각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
고리 원전 1호기가 어제 다시 가동되기 시작했다. 지난 2월9일 전원 공급 중단 사고와 관련해 정밀 조사가 실시되면서 가동이 중단된 지 5개월 만이다. 그동안 고리 1호기는 6월13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 점검에서 ‘설비 상태 양호’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지난달 4일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재가동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역 주민이 고리 1호기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함에 따라 한 달가량 재가동을 미뤄왔다. 지식경제부는 지역 주민과 한수원이 각각 추천한 전문가들이 고리 1호기의 안전 점검 결과를 검토한 끝에 안전성을 확인해 재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가동 결정은 지역 주민의 반대가 사실상 없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안..
강정극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바다는 미래다.’ 21세기 신해양시대를 맞아 자원의 보고라 불리는 바다를 일컫는 말이다. 지난 1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미래학자 이안 피어슨과 패트릭 터커의 도움을 받아 ‘향후 100년 동안 인류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20선’을 예측 보도한 바 있다. 방송에는 인류가 해양조류를 활용하여 바이오에너지를 만들어낸다는 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런데 지난 40여년간 진행되어온 우리의 해양과학 연구 성과에 비추어 보면 해양자원을 활용한 바이오에너지 생산은 그리 놀라운 얘기가 아니다. 바닷말과 같은 해조류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조류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연구는 이미 기초연구를 마치고 실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며 최근에는 온실가스와 같은 오염물..
이유진 |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기획위원 강원도가 골프장 건설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운영 중인 골프장만도 50개인데, 21개를 짓고 있고, 앞으로 13개가 더 지어질 계획이다. 골프장 총면적은 여의도의 32배에 달한다. 강원도에 골프장 건설 붐이 시작된 것은 2008년 정부가 골프장 건설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다 강원~춘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이 편리해지고, 경기도 골프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골프장은 인허가와의 싸움이다. 사업주는 부실덩어리 사전영향평가 보고서를 제출했고, 주민들에게는 금품을 살포하거나 농장을 만든다고 속여 토지를 매수했다. 홍천 어느 마을 이장은 “이 지역에는 희귀 동식물이 있는데, 잘 살펴보면 기린도 있고, 아나콘다도 본 사람이 있다. 제가 직접 조사해보려 했는데 골프장 싸..
안철환 귀농본부 텃밭보급소장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지만 입추가 며칠 안 남았다. 입추가 되면 김장 농사를 준비해야 한다. 여름의 복판에서 김장 농사 준비라니 세월유수를 실감한다. 빠른 세월이 야속하지만 맛있는 김장김치를 떠올리면 가을 농사 재미에 벌써 가슴이 설렌다.올해는 겹쳤지만 입추 다음에 꼭 말복이 온다. 가을이 왔는데 그 뒤에 말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밭에 여름 벌레들이 많다는 뜻이다. 벌레들이 도사리고 있는 밭에 배추 씨를 심으면 그놈들 먹으라고 주는 것과 다름없다. 입추 다음 절기는 처서(8월 하순경). 이때가 되면 ‘모기 바늘이 꼬부라지는 찬바람이 분다.’ 바야흐로 여름 벌레들이 물러난다는 뜻이다. 처서 지나 배추 씨를 뿌리면 벌레 피해를 덜 보고 수월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늦게 심기..
이필렬 | 방송대 문화교양학부 교수 어금니를 치료하느라 지난 열흘간 치과에 다녔다. 그 사이에 치아 X레이 사진을 다섯번이나 찍었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한 이유없이 감기에 걸린 듯 목이 잠기고 몸이 무거웠다. 화학물질이나 곰팡이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내 몸은 그 미량의 방사능도 견디기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치과에서 X선 사진을 찍을 때 쬐는 방사능의 양은 최대 0.01밀리시버트라고 한다. 치과의사들은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그게 반드시 필요하고, 미량이므로 인체에 해가 없다고 말한다. 며칠 동안 내가 이를 치료받으면서 쬔 방사능은 0.05밀리시버트를 넘지 않는다. 국제기구나 우리 정부에서 권장하는 일반인 연간 허용치 1밀리시버트의 5%이다. 문제는 이걸 1년에 걸쳐서 조금씩 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고철환 | 서울대 명예교수·해양생태학 올해는 우리에게 ‘해양의 해’임이 분명하다. 여수에서는 ‘살아 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엑스포가 열리고 있고 그 옆 창원에서는 ‘블루이코노미’라는 주제로 동아시아해양회의가 열렸다. 요즘 들어서 부쩍 세계인 모두가 바다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사람들은 보통 바다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세계 어획량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약 1억t까지 계속 증가했으나 이후 지금까지 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어선, 어획 기술이 모두 발달하지만 물고기를 1억t 이상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바다의 속성에 기인한다. 햇빛, 영양소, 식물·동물 플랑크톤, 물고기로 이어지는 먹이사슬 전달 양이 각 단계 모두 한계 값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