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와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를 고려할 때 질 수 없는 선거를 새정치민주연합은 또다시 죽을 쑤고 말았다. 지난 칼럼 “차라리 지역구를 없애자”(7월21일자)에서 지적했듯이 당 지도부가 현 정부의 인사 이상으로 한심한 공천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이 칼럼에서 비판했듯이 거물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지역구와 전혀 연고도 없는 손학규, 김두관을 공천했다가 지역일꾼론을 내세운 새누리당의 토박이 신인들에게 전패한 것은 지도부가 얼마나 민심을 모르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언론이 지적했듯이 이 모두가 자신들의 경쟁자가 될 특정 정치인을 배제하려는 정략에서 시작했다니 한심하다. 전혀 연고도 없는 지역에 손학규, 김두관을 공천하면서 비슷한 중진인 정동영, 천정배에게는 왜 공천을 주지 않았는가? 주목할 것은 ..
“일부러 그러려고 해도 그렇게 잘못된 사람만 고르기도 어려운 선택.” 지난 칼럼에서 나는 국민들에게 절망감만 주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이렇게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인사를 신랄하게 비판해온 야당을 포함한 정치권의 행태가 정부와 다르지 않다. 정당의 가장 중요한 ‘인사’는 공천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7·30 재·보궐선거의 공천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바라볼 때보다도 더 큰 절망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새누리당이야 현 정부와 한통속이라고 쳐주자. 문제는 현 정부의 인사를 비판해왔고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공천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정권이 바뀌어봐야 별 희망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국회의원 공천도 이 모양인데, 집권한다고 갑자..
한국정치를 연구하는 한국정치연구자로서 안타까운 것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역대 대통령들이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아주 좋은 예이다. 노 전 대통령은 뛰어난 소통능력 등 어느 대통령도 가지지 못한 탁월한 능력을 많이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그 같은 능력을 발휘하기보다는 정제되지 않은 표현 등으로 불필요한 정쟁만 불러일으킨 측면이 많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공사와 중앙차선제 도입이 보여주듯이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을 끊임없이 만나 설득하여 엄청난 잡음이 일어날 문제를 별 잡음 없이 해결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자 이 같은 ‘소통의 정치인’ 이명박은 사라지고 불도저식 현대건설 사장 이명박만..
데자뷰. 어디선가 본 듯한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요즈음 이 단어가 불쑥불쑥 떠오른다. 어디서 본 것인가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무릎을 쳤다. 갑자기 떠오른 것은 6년 전인 2008년 5월이다.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은 집권 초 미국을 방문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대폭 양보했다. 그러자 광우병을 우려한 광우병 촛불집회가 폭발적으로 터져 나와 집권 두 달 만에 엄청난 위기에 몰려야 했다. 광화문에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짓는 등 진압에 나섰지만 시위는 일파만파 커져만 갔다. 저항이 위험수위에 이르자 이 대통령은 끝없이 이어지는 촛불을 청와대 뒷산에서 보며 ‘아침이슬’을 불렀다며 굴욕적인 대국민사과를 해야 했다. 박근혜 정부도 최근 비슷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명박 정부에 비해 일년 늦어졌다는 차이는 있지..
여행객들은, 그건 착하다고 말할 것이란다. 미성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그건 나쁘다고 말할 것이란다. 그래서 싸운다. 착한 규제인가, 나쁜 규제인가를 두고 말도 많다. 한쪽은 관광활성화, 또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학교 옆 숙박업소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고, 또 다른 한쪽은 그 악영향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는 후자가 우세한 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학교 출입문에서 직선거리 50m인 정화절대구역에는 숙박시설 건립이 불가능하고, 200m 이내인 상대구역에는 지역 교육청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를 완화해 사업자가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들에게 직접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부결되더라도 사유를 고쳐 재신청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필자의 동네에도..
윤덕홍 선배님, 이재정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이 신부님이 경기도로 이사를 해 교육감 출마를 한다고 해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데 다시 윤 선배님이 서울시교육감에 나선다는 뉴스를 듣고 충격을 받고 펜을 들었습니다. 두 분 다 제가 존경하는 분이며 교육감 자격을 갖추고도 남습니다. 또 두 분의 출마가 우연인지, 서로 교감이 있었던 것인지, 친노진영의 거대한 프로젝트에 의한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출마는 잘못된 것이니 재고해 주십시오. 우선 두 분 다 노무현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노인사’로 두 분의 출마는 정치로부터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던 교육감 자리를 나쁜 의미에서 ‘정치화’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외에 두 분의 출마를 반대하는 이유는 다릅니다. 윤..
안철수는 거품인가? 시끄러웠던 기초의원 소동이 공천으로 결론이 났다. 이를 계기로 지난 3월 안 의원이 민주당과 통합을 선언한 때부터 지금까지 40여일간을 되돌아보며 갖게 되는 의문이다. 우선 통합 당시부터 새 당의 지지율은 기대만큼 높지 않았다. 게다가 계속 하강세를 보여 왔다. 물론 두 세력이 하나로 합쳤으니 새 당의 지지율이 통합이전 민주당의 지지율보다 높은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누렸던 높은 지지율, 지난 대선에서 야권통합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이 얻었던 48%대의 득표율에 비하면 새 당의 지지율은 기대 이하이다. 이는 그동안 안 대표가 누렸던 높은 지지가 안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도 있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이라는 낡은 거대 지역정당에 비판적인 무당파의 지지였음을 보여..
“민주당과 안철수가 합쳐 신당을 만들기로 한 것은 지방선거에서 공멸을 면하게 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의 질과 콘텐츠로서 근본적인 혁신이 동반되지 않은 통합은 오히려 재앙이 될 것이다.” 두 당의 통합뉴스를 접하며 지난 칼럼(2014년 3월3일자)에서 지적한 내용이다. 이후 통합 과정을 보고 있자니 우려대로 통합 내용이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선 통합 과정이다. 낡은 정치의 전형인 민주당은 그렇다고 치자. ‘새정치’를 내걸고 입만 열면 국민을 이야기해온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연합 내부의 민주적 논의 없이 혼자 합당을 결정하고 밀실에서 합의하는 것이 새정치인가? 당을 단순히 개인의 소유물로 간주하는 3김식의 사당정치, 직원들과 전혀 상의하지 않은 CEO의 일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