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한 재난현장은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나 현장에 출동하는 사람 모두에게 아주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자 공간이다. 특히, 소방대원은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도 구조를 외치는 작은 목소리에 모든 감각을 쏟아 부어야 하므로 쉽게 지치고 절망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대형재난이 발생하면 소방서, 경찰, FBI 등과 함께 현장에 출동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목회자들이다.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재난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직접 찾아 나서서 그들의 슬픔을 위로해주고 기꺼이 정신적 지원자가 되어 주는 것이다. 성경에도 믿음을 가진 사람의 도움으로 재난에 슬기롭게 대처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창세기 41장에 보면 애굽의 왕 바로가 믿음의 사람 요셉의 꿈 해몽을 받아들여 흉년에 대비해 미리 곡식을 비축해 놓..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주한미군으로 자리를 옮겨온 지도 어느덧 13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났지만 아직도 예전 소방서에서 출동하던 꿈을 꾸곤 한다. 식은땀을 흘리며 잠을 깨지만 꿈 속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동안 여러 사고현장을 경험했다. 그때 쌓였던 외상 후 스트레스로 인해서 어려운 시간도 보냈다. 그 한 예가 바로 내 아이를 놀이터에 데리고 다니지 못한 일이다. 왜냐하면 내가 아는 놀이터라는 곳은 온통 사고의 기억으로만 가득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집 사람으로부터 이해할 수 없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각종 재난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관은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부상을 당하거나 생명을 잃기도 하며 끔찍한 장면들을 목격하는 일이 다반사다. 아무리 훈련받은 소방관이라고..
소방관이란 직업은 각종 재난현장에 출동해서 초동대응을 하는 전문가 집단이다. 급변하는 현장상황과 예측 불가능한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항상 부상과 순직이라는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는 위험직군이다. 세상에 과연 누가 이런 환경 속에서 선뜻 근무하기를 희망하겠는가. 다행히 아직도 세상에는 선한 뜻을 가지고 타인을 위해서 기꺼이 봉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마음만으로는 사람을 살리는 전문가가 될 수는 없는 법이다. 많은 경험과 노력의 시간이 흘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관으로 거듭나면 비로소 그 사람은 지역사회, 더 나아가 대한민국의 아주 소중한 인적자산이 된다. 4만여명의 소방관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 소방관 한 명이 담당하는 우리 국민의 숫자는 어림잡아 1200명이나 된다..
얼마 전 한 무리의 미국 소방대원을 이끌고 경기도소방학교를 방문했다. 대한민국 소방훈련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종합훈련장 준공을 앞두고 현장을 견학할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To Be The Best, Learn From The Best‘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최고로부터 배운다는 경기도소방학교의 모토처럼 이번에 건립된 종합훈련장은 전 세계적으로 내놓아도 전혀 손색없는 규모다. 건축 중인 종합훈련장의 일부 시설을 보고 필리핀 소방국장이 경기도소방학교와의 업무협약 체결의사를 피력했다는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로 이번에 건립된 종합훈련장은 그야말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과 미국 그리고 독일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특히,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미국의 소방훈련시설 제작업체인 Kidde..
어느 시대나 자신의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두어 다른 사람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이 있다. 소위 ‘사회지도층’이란 말로 자주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 글에서는 오피니언 리더(Opinion Leader)라는 말로 바꾸어 표현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지도층이란 말은 다분히 권위적일 뿐만 아니라 이 시대에 맞는 적절한 표현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사회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있다. 존경받는 종교인을 비롯해서 국민의 소중한 표가 모여 만들어낸 선출직 공무원, 오지에서 봉사하는 의사, 진리를 탐구하는 대학교수, 사병을 챙기는 군 지휘관, 선한 기업 CEO, 권력에 복종하지 않는 바른 언론인 등 제각각 역할도 다양하다. 대한민국 소방이 정확한 위상을 찾지 못하고..
그동안 많은 소방인들이 크고 작은 사건에 휩쓸려 처벌을 받았다. 이런 부적절한 행위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고 시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많은 소방인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과 우리 동료 소방인들의 안전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일탈행위로 볼 수 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면, 1999년 소위 사건을 들 수 있다. 전·현직 소방간부들이 뇌물을 받고 부실소방차를 구입한 사건으로 소방차 납품비리로 적발된 12명의 소방관 중에서 소방본부장급이 무려 8명이나 되어 소방 전반에 큰 충격을 준 사건이다. 2006년에는 22만대에 달하는 불량소화기 유통사건이 불거졌고, 2007년 경기도의 모 소방서장은 유흥주점에서 모욕적인 성적 발언을 하는 등 추태를 부린 혐의..
지난 2월 인천의 한 소방서에서는 현장 활동 중에 사고를 당할 경우 책임을 물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시달했다가 크게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바로 2년 전 소방방재청에서 추진했던 ‘안전수칙 위반자 벌점제’와 똑같은 모양새다. 그 당시 소방방재청은 소방관들의 순직사고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현장 활동 중에 전치 4주 미만의 부상이 발생하면 훈계, 4주 이상 부상이나 사망 사고가 나면 감봉 또는 견책 그리고 세 번 이상 사고가 반복될 경우 파면이나 해임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대표적인 탁상행정으로 소방내부에서마저도 큰 반발을 가져왔던 이 정책은 인터넷에서‘안전수칙 위반자 벌점제’폐지 청원에 수천명의 시민들이 서명으로 참여하면서 결국 시행한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사라지고 말았다. 현장을 ..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트위터와 유튜브를 타고 미국의 빌보드 차트를 강타하면서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페이스북,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유튜브, 싸이월드 그리고 트위터와 같은 다양한 매체의 활용도가 급증하면서 그야말로 SNS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14년에 발표된 미국의 한 통계자료를 보면 페이스북 모바일 이용자수가 무려 10억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시대의 흐름에 가까스로 맞추어 살아가고 있는 필자마저도 페이스북을 통해서 필리핀,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의 소방대원들과 매일 안부를 전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그리 놀랄만한 숫자도 아니다. 이제 SNS를 통해서 대한민국 소방관들이 보고 들을 수 있는 경계선에 한계가 없어졌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관련분야의 다양한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