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아동 학대가 사회문제화되면서 경찰, 지자체, 교육청에서 합동하여 특별 점검반을 구성, 어린이집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전수조사는 신고의무자에 대한 아동 학대 신고요령, CCTV 설치 운영 현황 등을 살피고 보육교사 개별 면담 등 어린이집 전반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어린이집을 방문하면서 24개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면서, 경찰관으로서 시종일관 복잡한 마음이었다. 엄마의 시선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아동 학대 사건은 분노 그 자체였다. 어찌 사람이, 더욱이 선생이라는 사람이 저럴 수 있을까? 드러난 것이 한 번이지 일상처럼 학대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가 바빴다. ‘이제 내 아이는 어디에 맡겨야 하나’, 직장을 쉬어야 하는지 고민이 참 많았던 며칠이었다. 그러나 경찰..
지난 2월5일 광주광역시 아파트 단지 인근 옹벽 붕괴사고로 무려 40대 가까운 차량이 토사에 묻히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장마철이었다면 자칫 더 큰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터라 ‘제2의 우면산 산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2~3월의 해빙기에 접어들면 재해 발생의 위험은 더 커진다. 재해는 우리 주변에 상존하고 있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재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이 국민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전국의 급경사지는 2014년 기준 총 1만3599곳으로 3년 전 1만3027곳에 비해 572곳이 더 늘어났다. 생활주변 붕괴사고로 인한 피해도 증가 추세로 2011~2012년 8.94%(33건) 늘어난 것..
저는 7년차 교정공무원입니다. 교대근무를 수년간 해오느라 이제는 제법 몸이 익숙해졌을 법도 하건만 야근업무를 끝내고 퇴근할 때면 여전히 극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을 겪습니다. 낮과 밤을 뒤바꿔가며 수용자들을 관리하고 돌보는 일과 출소 후 바르게 살아가게끔 훈육하는 일은 실로 고됩니다. 극심한 우울증과 스트레스로 자살하는 교도관들이 해마다 수명씩 되고 퇴직 후 대부분 70을 못 넘기고 유명을 달리하는 현실이니 교정공무원이 얼마나 힘든지 국민 여러분들도 익히 아시리라 믿습니다. 저 역시 사직에 대한 고민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이 해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를 다잡아주었던 것은 공무원으로서의 명예와 국가를 위해 봉사한다는 자긍심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직에 있는 동안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면 그 보상책으로..
국회의원 총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중앙선관위가 얼마 전 국회에 제출한 ‘정치개혁안’ 중 눈에 확 띄는 것이 있다. 현행 소선거구제를 기초로 하고 거기에 ‘석패율제도’를 가미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내용이다. 석패율제란 국회의원 선거 때 지역구 후보자가 비례대표 후보로도 동시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한 다음, 지역구에서 상당한 득표를 했음에도 말 그대로 아깝게 떨어진 후보들을 비례대표 당선자로 구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선거에서 떨어지더라도 정당별 비례대표 배분을 통해 여·야 간 특정지역에서 교차 당선이 가능해진다. 전국을 6개 권역으로 나누어 의원 정수 300명을 권역별 인구 비례에 따라 배분하되 선출되는 지역구 의원 수와 비례대표 의원 수는 2 대 1 정도의 비율로 ..
원자로 격납용기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보았듯이 원전의 가장 중요한 안전설비 중 하나다. 원자로가 녹는 상황에서도 격납용기가 적절하게 기능했다면 사고 피해를 상당부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따라서 계속운전을 위해 새롭게 인허가 승인이 되는 시점에서는 초기 설계 단계에서 적용된 안전기준이 계속운전 시점에서 적용되는 최신 안전기준과 차이점을 분석·평가해 최신 안전기준 수준으로 개선시켜야 한다(원자력안전법 시행령 38조 2항). 중수로는 매일 사용후연료를 배출하는데 이때 격납용기의 압력경계인 볼밸브가 열려서 40분 격납용기가 개방되면 유일한 격납용기 압력경계가 물(수두 3M)이 되고 이 물이 견딜 수 있는 압력은 고작 대기압의 3분의 1 수준이므로 격납용기 압력경계가 ..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4762명이다. 전년과 비교해 330명이 감소했다. 정부의 ‘교통사고 사상자 줄이기 종합대책’ 추진과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015년은 지난해와 달라 교통사고가 증가할 우려가 매우 높다. 첫 번째 이유는 ‘저유가’의 영향이다. 2015년 2월 현재 우리나라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412원으로 하락해 지난해(1827원) 대비 23% 하락했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휘발유 소비량 및 주행거리 증가를 가져오고 그로 인해 교통사고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시에 단 한 차례 5.4% 하락한 적이 있다...
한 나라의 형사사법의 정의는 무엇인가? 국가에 있어서 정의란 범죄 피해자를 대신하여 범인을 검거하고 그 죗값을 묻는 것이 아닐까? 사회계약론에 바탕을 둔 근대형사사법체계에서는 개인보다는 ‘사회보호’를 강조했다. 국가의 기능은 당연히 범죄통제를 통해 사회안정 도모에 치중했다. 범죄행위자인 가해자에게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오늘날 가해자의 형사사법적 권리나 지위는 법적·제도적으로 어느 정도 담보돼 있다. 범죄피해자는 어떠한가? 그들에게 있어서 정의란 피해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일 것이다. 문제는 저소득층, 여성·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이다. 이들이 자력으로 피해를 회복하기에는 사회·경제적 힘이 모자란다. 하지만 이런 범죄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지원은 미비하다. 이뿐만 아니라 범죄..
졸업시즌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없지만 과거 졸업식장에서는 정든 친구들, 선생님과 헤어지는 아쉬움에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졸업은 끝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다. 학교에서의 모든 일들은 추억의 한 페이지에 소중히 간직하고, 새로이 펼쳐지는 세상에서 멋진 삶을 시작해야 한다. 졸업은 함께했던 사람들과의 이별이다. 우리는 이별 후 좋은 감정이 남아 있지 않은 사람은 애써 다시 찾지 않는다. 반면 나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을 남겨준 사람은 그와 함께했던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다시 만나기를 원한다. 만약 직접 만나지 못한다면 편지나 다른 방법으로 보고 싶은 마음을 전한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학생이 교사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졸업 후에도 교사를 찾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