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를 금리 인상으로 관리한다는 낡아빠진 통화주의 경제학의 ‘죽은 경제학자들’로부터 풀려날 때가 되었다 주류 경제학에 맞서온 ‘현대화폐이론’ 학파는 현재의 인플레에 대해 증세 및 재정 구조 전환을 대안으로 내세웠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적극적이고 미래적인 산업정책 구사를 권한다 미국 ‘인플레 감축법’도 그 핵심은 바로 증세다 인플레이션 대응책으로서의 금리 인상 정책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물론 물가상승률만이 아니라 환율 문제도 관리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미국 중앙은행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았으므로”(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황새를 따라가는 뱁새’의 가랑이가 언제까지 버텨줄 것인지에 대한 회의론은 이미 ..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박물관에서 열린 ‘정훈이 만화, 영화와 뒹굴뒹굴 25년’전.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게슴츠레한 눈, 땜통이 있을 것 같은 상고머리, D라인 체형의 백수 남기남. 예수머리를 한 저예산 영화감독 씨네박. 씨네박은 남기남의 멘토를 자처하지만, 둘은 모두 어설프다. 영화주간지 ‘씨네21’에서 1996년부터 2020년까지 연재된 작가 정훈이(본명 정훈)의 ‘정훈이 만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다. 그의 만화들은 기발한 상상력, 유쾌한 입담 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활자매체의 시대, 씨네21 구독자들은 새 잡지를 받자마자 맨 뒤쪽의 정훈이 만화를 먼저 읽었다. 연재가 잠시 중단됐을 때 독자 항의가 빗발치자 씨네21 편집부에서 급히 작가를 불러왔을 정도였다. 영화 제목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오전 서울광장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닷새째 조문을 하기 위해 조화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하고, 조문했다. 추모법회, 추모예배, 추모미사에 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후 1주일 동안 한 일이다. 대통령은 조문객에 머물 수 없다. 흰 국화를 바치고, 법회와 예배에서 손 모으는 일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이를 반복하는 건 정치도 통치도 아니다. 시민이 대통령에게 요구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국정책임자로서의 진솔한 사과다. 윤 대통령은 7일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시민은 대통령의 ‘마음’이 아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