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폐지 수거 대란이었다가 지난해에는 폐지 수급 대란이었다가 최근 다시 수거 대란 소식이 보도되고 있다. 쓰레기 정책을 보면, 이건 정권 차원의 문제를 떠나서 그냥 환경부가 문제다. 규제부처는 규제부터 해야 하는데,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진흥부처 시늉이다. 환경부는 4대강 죽이기 사업에서 이미 ‘국토부 똘마니’ 이미지를 굳혔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혈세와 국토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죽이는 데 환경부가 충직한 사냥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보라. 가정집 수돗물에서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낙동강 물로 농사지은 쌀에서도 독성물질이 검출되고, 무·배추도 마찬가지다. 올 한 해 동안 낙동강네트워크 등 환경단체와 국립 부경대 연구팀이 이러한 조사 결과를 연달아 발표했지만, 대책조차 내..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에 관해 공개 사과를 했다고 한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사과받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8년 전 기억이 떠오를 뿐이다. 당시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최종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했다. 사과와 책임은 면책의 동의어였고 탄압의 계고장이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읽던 중이라 더욱 그랬다. 세월호 참사 이후의 시간을 복기하며 괴롭던 때였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주요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데 실패해왔다. 동시에 사법적 책임 묻기의 한계도 알게 됐다. 한계를 넘어설 방법은 아직 모르겠는데 정치적 책임 묻기는 벌써 실패했다. 박근혜는 파면되어야 하나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
‘원시림의 화가’라고 하면, 아마 많은 분이 폴 고갱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정작 원시림의 열대 식물에 푹 빠져 지낸 사람은 앙리 루소라는 화가다.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한 그는 프랑스 출신인데, 스스로 깨우치고 궁리한 덕분에 독특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의 초기 작품에 조금씩 등장하던 나무나 꽃들이 말년의 작품에는 아예 열대식물로 가득 찬 우거진 원시의 숲을 이룬다. 그렇다고 그가 남미나 아프리카의 열대림을 탐험하거나 여행을 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평생 프랑스는 고사하고 파리를 벗어나 본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거친 바다와 열대 정글을 꿈꾸는 화가였으니, 그야말로 ‘방구석 유람’을 즐긴 진정한 와유인(臥遊人)인 셈이다. 그의 영감의 원천은 식물원과 박물관이었다. ..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체활동을 강권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국 정부가 노력하지 않으면 비전염성 질병(NCD) 환자가 급증한다는 내용이다. WHO는 “2030년까지 5억명이 심장질환, 비만, 당뇨, 우울증, 고혈압 등에 걸릴 수 있다”며 “의료비만 연간 270억달러(약 38조원)씩 소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2 세계 신체활동 현황 보고서’는 194개국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보고서는 “194개국 중 운동 장려 정책을 만든 나라가 절반 미만이다. 연령대별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나라는 30%”라고 적었다. 보고서는 “청소년 81%, 성인 27.5%가 WHO 권장 운동량에 못 미치며 이는 가정, 사회에 큰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WHO 권장 주당 운동량은 적당한 운동 150분 이..
캔버스에 아크릴(41×53㎝)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사랑, 돈, 명예, 건강, 가족 등등…. 수많은 중요한 것들이 있지만, 이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다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하나를 가지기 위해서는 다른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지금 나에게는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사랑일까요? 돈일까요? 아니면 명예일까요? 가족일까요? 지금 나에게 중요한 것들을 마음속으로 저울질해보며 최대한 균형을 맞춰 보려고 노력해 보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연재 | 생각그림 - 경향신문 300건의 관련기사 연재기사 구독하기 도움말 연재기사를 구독하여 새로운 기사를 메일로 먼저 받아보세요.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검색 초기화 www.khan.co.kr
이태원에서 일어난 끔찍한 참사는 며칠 동안 제대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정부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였고 사건의 전후처리에 고심하는 중이다. 부디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영면을 바랄 뿐이다. 참사 소식을 처음 접한 것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였다. 이태원에서 큰 사고가 났는데 사람이 죽은 것 같다는 게시글이었다. 처음 글을 봤을 땐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고 아무래도 축제 기간이다 보니 음주와 관련한 작은 사고가 났을까 싶었다. 뉴스 등에는 자세한 사항이 나오지 않아 인터넷에 이태원 관련 사건 소식을 접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에 모자이크를 하지 않은 채 자리에 드러누워 CPR을 받는 사상자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표시되고 있었다. 시..
기업과 기업 홍보 모델은 한배를 탄 동반자다. 두 파트너가 힘을 모아 회사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리는데, 모델은 홍보하고자 하는 기업이 본인의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경우에만 손을 잡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회사와 모델 간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서로 소통하고 응원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요즘 기업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모델인 아이유와 8년째 동행을 이어오고 있는 하이트진로 사례를 빼놓을 수 없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하이트진로 참이슬 모델로 활동한 그는 계약 종료 후에도 “평생 참이슬 할 거야”라며 개인 SNS를 통해 기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후 신규 제품 출시나 앨범 발매 등 이벤트가 있을 때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2020년 참이슬 모델 최초 재발탁으로 ..
얼마 전 동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했다.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왔나 둘러보는데 군수가 눈에 들어왔다. 오, 군수도 토론회에 참여하는구나,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고 토론회가 시작할 무렵 군수는 자리에서 일어섰고, 자리를 뜨는 군수 때문에 참석자들은 미리 사진을 찍으러 우르르 무대 앞으로 나와야 했다. 무슨 바쁜 일정이 있었나 싶어 군청 홈페이지에서 일정을 찾아보니 토론회 참석은 공식 일정이 아니었고 다음 일정은 몇 시간 뒤였다. 식량위기 시대에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할 방법을 찾는 중요한 토론회가 왜 공식일정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공식일정이 아님에도 참석한 것을 감사해야 할까, 아니면 뒷일정이 나중인데도 먼저 자리를 뜬 걸 질타해야 할까. 왜 우리는 이런 풍경을 익숙하게 받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