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문 앞이다. 절기만이 아니라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권에는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무능한 윤석열 정부는 갈수록 극우적 색채를 띠어 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허우적대며 방어적 대정부투쟁에 올인하고 있다.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으로 창당 10년을 맞은 정의당도 존폐 기로 속에서 재도약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퇴진촛불을 들고 있지만 어렵게 만들어준 촛불항쟁을 더불어민주당이 어떻게 말아먹었는지 잘 보았기에, 많은 국민들은 “한 번 속았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답답한 일이다. 답답한 마음에 ‘민주성지’로 많은 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남양주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2년 전 전태일 열사 옆에 차갑게 누운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을 만나기 위해서다. 세월이 답답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참사 현장을 시민들이 찾아 추모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지난주 ‘책과 삶’ 면 프런트 기사로 신간을 소개하지 않았다. 이태원 참사로 모두가 일종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 참사를 함께 슬퍼하고 애도하기 위해 읽으면 좋을 책들을 추천받아 소개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슬픔을 겪은 당사자들의 개인적 슬픔을 다루는 이야기부터, 사회적으로 애도의 대상이 되기는커녕 비난받았던 죽음과 재난, 이타심으로 서로를 도우며 새로운 공동체를 재건해내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하나의 스펙트럼처럼 다섯 권의 책이 연결됐다. 이태원 참사 관련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진상규명 과정에서 수사를 받던 이까지 숨진 채 발견됐다. 참담한 현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책이 다 무슨 소..
‘윤핵관’으로 통하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몰락을 재촉한 것 중 하나는 친박(친박근혜)들의 충성경쟁이었다. 처음에는 친박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였던 사람들은 정권을 장악한 이후 분화에 분화를 거듭했다. 최고 권력자가 ‘진실한 사람’을 좋아한다고 한 후 ‘진박’(진실한 친박)이 등장했고, 최경환 전 의원 등 여권 핵심들은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2016년 4월 총선 공천에 관여했다. 총선에서 패배한 후인 그해 8월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된 이정현 전 의원을 두고는 ‘옹박’(박근혜 옹위)이란 말이 나왔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등 쓴소리하는 인사들은 ‘탈박’ 당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