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단 공개는 패륜인가 애도인가. 공개하자고 주장하거나 유족 동의 없이 공개를 감행한 쪽에서는 이름을 부르는 것이 진정한 애도라고 하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패륜이라거나 ‘미친 생각’이라고 비판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명예훼손 등 법적인 쟁점이나 2차 가해와 프라이버시 등 인권 쟁점은 지난 며칠간 많은 조명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부분은 공개하자거나 공개하지 말자는 주장에 깔려 있는 정치적 기획이다. 법적이나 도의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정치적 기획이 가진 의도와 성공 가능성을 따져보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촛불을 들고 다시 해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하려는 의도가 읽히는..
스위스 사회학자로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을 지낸 장 지글러는 저명한 기아 문제 연구자다. 그는 등의 저서들을 통해 기아 문제, 특히 아동 빈곤에 대한 실태와 원인을 집중 조명했다. 그에 따르면 빈곤은 다국적 자본이 제3세계 민중을 착취하는 사회구조에서 기인한다. 또 자본주의에서 소수가 누리는 풍요로움은 제3세계 고통과 빈곤을 기반으로 자라난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중 김건희 여사가 캄보디아 어린이와 찍은 사진을 놓고 연일 정치권이 시끄럽다. 배우이자 은퇴 후 인권운동가로 활동한 오드리 헵번의 1992년 소말리아 방문 사진을 따라 한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더니, 현재는 ‘빈곤 포르노’ 표현 논란 속에서 조명 3대가 동원됐느냐, 아니냐까지로 공방이 번졌다. 여권에선 “표현 자체가 반여성적”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라틴그래미어워즈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95세 가수 앙헬라 알바레스가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EPA·연합뉴스 올해 95세인 가수 겸 작곡가 앙헬라 알바레스가 지난 17일(현지시간) 라틴그래미 시상식에서 역대 최고령으로 신인상을 수상했다. 90세에 데뷔해 이룬 성과다. 등이 꼿꼿하고 눈빛이 맑은 그는 수상 소감에서 “삶은 고되지만 믿음과 사랑을 통해 꿈을 이룰 방법은 늘 있기 마련이다. 여러분께 장담컨대 너무 늦은 때란 없다”고 말했다. 청중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1927년 쿠바의 사탕수수 농장에서 태어난 그는 14세에 작곡을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가수의 꿈은 아버지의 반대로 접어야 했다. 평온했던 가정주부로서의 삶 역시 196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