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긴 부엌에 책상 딸린 거실과 침대방이 나란히 붙어 있는 구조다. 옛 연립주택의 전형적인 실내구조라고들 한다. 원룸에 살다 이곳으로 이사한 지는 1년 좀 넘었다. 옮긴 후 제일 좋았던 점이 아침에 눈 떴을 때 싱크대부터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전에 살던 곳에서는 침대 대각선으로 놓인 개수대의 수세미가 먼저 시야에 들어왔는데 말이다. ‘침실’로 들어가 램프를 켠 채 책을 읽다 잠드는 호사로움이 내 것이라니 경이로웠다.이 이야기를 하자 주위에서 꿈을 좀 더 키워보라 조언했다. 원룸 살 때 몰랐던 세상이 투룸에서 펼쳐졌듯, 대출 받아서라도 아파트 단지 같은 데로 이사하면 삶의 질이 또 달라질 거라고 말이다. 실제 아랫마을 타운형 빌라나 윗마을에 들어선 브랜드 아파트를 보며 선망이 일긴 했다. 하지만 ..
싱하이밍 신임 주한 중국대사가 4일 서울 주한 중국대사관에서 ‘브리핑’ 명목의 기자회견을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한국 정부의 조치에 대해 “제가 많이 평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싱 대사는 “그러나 세계적이고 과학적인 것은 세계보건기구(WHO) 근거인 만큼 WHO 근거에 따르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주한 중국대사가 부임한 지 닷새 만에 자청해 기자회견을 여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가 국경을 넘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인접국인 한국에서 대중국 여론이 나빠지고 있는 분위기를 고려해 대언론 접촉을 서둘렀던 것으로 보인다. 싱하이밍 대사의 발언은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교역과 이동 제한을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아이들 돌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휴업·휴원을 하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이 늘어나면서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 부모 등이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교육부에 따르면 4일 현재 서울·경기·강원·충남·전북 등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모두 400곳 가까이가 개학연기 또는 휴업에 들어갔다. 유치원이 가장 많았고, 이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특수학교 순이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의 이동경로가 여러 곳 포함된 경기도(198곳)와 전북(144곳) 등지의 시설 휴업이 집중됐다. 지역에 따라선 수원과 부천 등 전체 유치원의 50~60% 이상이 휴업을 하는 곳도 있다. 이 중 혼자 집에 있을 수 없는 유치원생과 초등..
자유한국당이 4·15 총선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으로 만드는 ‘미래한국당’이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 당대표로는 4선의 ‘원조 친박’ 한선교 의원을 낙점했다. 그는 지난달 2일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정말 죄송하다. 용서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를 접었다가 한 달 만에 황교안 대표의 권유를 받고 다시 총선에 뛰어든 것이다. 20일 전 중앙선관위에서 사용 금지 통보를 받은 비례한국당 명칭에서 ‘비례’만 ‘미래’로 바꾸고 끝내 유권자를 우롱하는 위성정당을 강행하는 셈이다.한 의원은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만 내고, 한국당은 비례대표를 안 낼 것”이라며 “모(母)정당인 한국당 황 대표나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입김이 작용하지 못하는 비례대표 공천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