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문명은 지식공유를 통해 성장해왔다. 지식은 나눌수록 퍼져나가고, 이 과정에서 사회는 발전한다. 그런 점에서 지식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닮았다. 둘 다 격리되는 순간 소멸이 시작된다. 다만 바이러스는 퍼져나갈수록 인류를 위협하지만 지식은 퍼져나갈수록 인류를 풍요롭게 한다.학교체계는 지식공유를 위해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이었다. 그리고 대학은 그런 지식공유의 사다리 맨 꼭대기에 놓여 있다. OECD 교육통계를 보면 주요 국가들의 25~64세 인구 평균 고등교육 이수율은 이미 50%에 근접하거나 넘어서고 있다. 말하자면 우리는 “고등교육 보편화시대”에 살고 있다.보편화시대 대학의 사명은 대학이 보유한 고급 지식을 보다 넓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고민하는 것이다. 과거의 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기 직전 지방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기차를 탔다. 붐비는 역사 안을 오가는 사람들은 예외 없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나도 마스크로 중무장을 했다. 내려가는 기차 안에서도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닫힌 공간에서 꼬박 두 시간이나 마스크를 썼더니 숨이 찼다.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KF 지수가 높은 걸 택하지도 말고, 장시간 착용하지도 말라는 주의가 왜 나왔는지 이해가 됐다. 그렇지만 벗을 수 없었다. 집 앞 슈퍼마켓이나 세탁소에 갈 때 한두 번 마스크를 쓰지 않았더니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모두 나를 비켜갔다. 언덕길에서 나도 모르게 숨을 몰아쉬면 더 크게 갈라졌다. 그래서 그 뒤로 집 근처에 나갈 때도 되도록 마스크를 쓴다. 아파..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 4주째로 접어들었다. 다행히 확진자 수가 크게 늘지 않고, 확진자 중 4명이 퇴원하는 등 위중한 환자도 없는 것으로 알려지며, 사회 전체를 무겁게 짓누르던 초기의 공포와 불안감은 조금씩 걷히고 있는 모양새다. 바이러스가 시작된 중국에서도 이달 초 3000명대에 이르던 하루 추가 확진자 수가 최근 들어 2000명대로 줄어들고 있다. 다만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며 사회 전반의 타격과 경제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방역은 철저히 하되 과도한 불안에서 벗어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의 손실은 최소화해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로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음식·숙박·관광 등 관련 업계가 많..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5·18 발언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9일 성균관대 앞 분식점에 들러 “내가 여기서 학교를 다녔다”고 소개한 뒤 “아,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이라는 말 대신 왜 ‘하여튼 그 무슨 사태’라고 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황 대표의 말에서 5·18의 의미에 동의하는 기미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시대의 비극에 공감하면서 희생자들을 기리는 느낌도 없다. 오히려 당시 신군부가 시민과 언론에 강요한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란 표현을 연상케 한다. 시민들이 합의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정의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이 공당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