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에는 어려서부터 말을 더듬던 조지 6세가 연설문을 읽거나 대화를 할 때는 말을 더듬으면서도 노래를 부를 때는 가사를 더듬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재미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노래는 말과 미묘하게 다르다. 둘 다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노래에는 가사만큼이나 가락이 중요하다. 가사는 별로지만 가락이 좋아서 자주 듣는 노래들이 있다. 반면에 말에서는 가락이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 중국어처럼 성조가 중요한 언어라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한국 표준어에서는 높낮이가 없는 인공지능 스피커의 어색한 말을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다. 가사를 알아듣지 못해도 가락은 알아들을 수 있는 경우가 있고, 음치여도 가사는 알아듣는 경우를 보면 노랫말과 가락의 인식은 다르다. 뇌는 말과 가락의 차이를 어떻게 인식할..
감염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배우 진 티어니가 떠오른다. 1943년 임신 중이던 티어니는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그 후유증에 첫아이가 여러 중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감염경로는 우연히 다시 만난 팬을 통해 밝혀졌다. 과거 본인이 풍진에 걸렸지만 티어니를 만나기 위해 격리소를 빠져 나왔다며 애정을 과시한 것이다. 군부대에 위문하러 온 ‘가장 좋아하는 배우’에게 바짝 붙어 대화하고 신체를 접촉하며 풍진 바이러스를 옮긴 것이었다. 이를 들은 티어니의 심정은 어땠을까. 그 뒤 그는 오랜 기간 우울증을 앓았고, 자살을 기도한 바 있다고 전해진다.좋아하는 배우의 삶을 고통의 수렁으로 밀어넣은 팬. 심지어 본인의 병을 알았고, 의사의 지시가 있었음에도 무시하고 접촉했다. 이 이야기를 접하고 너무 화가 났다. 나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경찰이 호흡측정을 통한 감염을 우려해 음주운전 단속을 일제검문에서 선별단속으로 바꾸자 이를 악용한 음주운전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일 한 연예인이 서울의 한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신호대기 중 잠들었다가 적발되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으며, 부산에서는 10일 새벽 한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다 도로에 세워진 차량을 들이받은 뒤 매장으로 돌진하여 차량 4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적발된 도내 음주운전은 66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건 가까이 증가했고 음주운전 교통사고도 19건 늘어 149명이 다쳤다고 한다.경찰은 음주 의심 차량에 대한 112 공익신고 내용과 야간에 전조등을 켜지 않은 채 주행하거나 ..
올해는 바다빛깔 블루가 인기라고 한다. 패션과 가구, 그림과 사진, 창틀과 지붕 색깔에도 블루가 자주 눈에 띈다. 승용차 색깔도 블루가 심심찮게 돌아다닌다. 청바지 차림의 선남선녀들이 봄기운을 가득 몰고 왔다. ‘아침이슬’의 가수 양희은씨는 한때 청바지 통기타 세대의 상징이었다. 양희은씨 어머니는 양장점을 하셨단다. 대여섯살 때 육촌 오빠의 닳은 청바지를 물려받았는데, 엄마가 한쪽 무릎에 예쁜 튤립을 수놓아 입혔다고 한다. 고2 생일 때 처음 맘보청바지를 엄마가 사줬는데, 교복 이외엔 그 청바지로 멋을 부렸다고. 엄마의 양장점엔 패션잡지들이 많아서 영화배우 알랭 들롱과 제임스 딘이 즐겨 입던 인디고 블루 청바지 사진을 오려 간직했단다. 그녀는 모교 서강대와 서소문 동양라디오, 노래하던 명동 카페촌, 후암..
이집트인 에젤딘 바하더는 갓 데뷔한 프로축구 선수다. 자국 3부리그 팀과 올 초에 계약했고 엊그제 첫 공식경기를 치렀다. 90분 풀타임 출전해 페널티킥 골까지 넣어 1-1 무승부에 한몫했다.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장식한 유망주 신인일까. 아니다. 그의 나이 75세. 네 자녀와 여섯 손주를 둔 할아버지다. 역대 최고령 골을 기록한 그는 조만간 한 경기 더 뛰면 ‘2경기 풀타임 출전’ 규정을 둔 기네스북에 역대 최고령 프로축구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현 기록 보유자는 73세 이스라엘인이다. 바하더는 6세 때부터 길거리 축구를 하면서 프로 선수 꿈을 키웠다. 젊은 시절 토목 엔지니어링 컨설턴트 등으로 일하면서도 아마추어 팀에서 축구를 계속했던 그는 근 70년 만에 꿈을 이뤘다. 그의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이었다...
서울 구로구 콜센터에서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8일 첫 환자가 나온 지 사흘 만에 콜센터 확진자는 100명에 육박했다. 수도권 최대 집단감염 사례이자 전국적으로는 신천지 교인, 청도대남병원의 집단감염에 이어 세번째 규모다.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늘면서 2600만명이 사는 수도권 전역에 대한 감염병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방역망이 뚫리면 ‘제2의 신천지’로 비화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구로 콜센터는 밀집근무 시설로 확진자가 집중 발생한 코리아빌딩 11층 사무실은 300평이 채 안되지만, 직원 207명이 근무했다. 콜센터가 입주한 빌딩은 서울 교통의 요지인 신도림역 인근에 있다. 직원 대부분이 전철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확진자가 서울·경기·인천에 광범위하게 분포한 이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으로 2월 일시휴직자가 1년 전보다 14만여명 늘어나 증가율이 30%에 달했다. 또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고용이 악화된 것으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서 확인됐다. 국내에서 확진자가 2월 하순부터 급증했던 점을 고려하면 3월 이후의 고용 상황은 한층 심각해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 가까이 지속되면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생계마저 꾸리기 힘든 상황으로 몰려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하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 11조7000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이 중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한 3조2000억원을 빼면 실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메르스 때의 6조2000억원보다 2조원 많다지만 경기 회복기조..
전국 초·중·고교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처음으로 30만원을 돌파하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교육비 총액도 최대폭의 증가세를 나타냈고, 사교육 참여율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악화된 각종 사교육 관련 지표들을 보면 공교육 정상화를 약속한 문재인 정부에 과연 이 문제를 개선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심각하다. 지난해 초·중·고생이 지출한 사교육비 총액은 약 21조원으로 2018년의 19조5000억원 대비 1조5000억원(7.8%) 증가했다. 1년 새 사교육비 증가액이 1조원이 넘은 건 2007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학생 수가 558만명에서 545만명으로 13만명가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