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의 사무실에 계란이 투척됐다. 김 후보에 따르면 24일 밤 40대 남성이 김 후보의 지역구 내 선거 사무실에 계란을 던지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는 내용의 종이를 붙인 뒤 달아났다고 한다. A4용지 크기의 종이에는 “문재인 폐렴 대구 초토화 민주당 OUT” “신적폐 국정농단 혁명 문재인을 가두자”라고 적혀 있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이런 야만적 작태가 벌어지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다.심야 계란 투척도 어이없지만, ‘문재인 폐렴’ ‘대구 초토화’란 극단적 혐오 표현을 갖다 붙인 것은 더 고약하다. 지금 대구·경북 주민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느 지역보다 고통과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때 터무니없는 자극적 표현으로 정부와 시민을 이간시키고, 지역 분..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불법 영상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조주빈씨가 25일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를 구성하고 TF 총괄팀장 산하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이 사건을 배당했다. 경찰청도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이날부터 열었다. 검경이 조씨가 주도한 이른바 ‘박사방’을 포함해 ‘텔레그램 n번방’ 수사를 본격화한 것이다. 검경은 무관용 원칙에 따라 대화방 개설·운영자는 물론이고 시청·공유한 이용자까지 전원 수사해 엄벌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인간적·반사회적인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단죄가 막 시작된 것이다. 수사당국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첫째, 익명성·보안성이 강화된 디지털기술 속으로 숨어드는 유사 범죄자들을 계속 찾아내는 일이..
코로나19 몸살을 앓는 한국 사회가 예의주시하는 날이 있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개학일로 잡아놓은 4월6일이다. 방역당국은 25일 “현시점에선 속단할 수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교육부는 확진자 발생 추이, 학교 내 집단감염의 통제 능력, 방역 매뉴얼·인력·물자의 준비 정도를 보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개학을 한다는 것은 코로나19 대응 방식이 장기적인 생활방역으로 넘어간다는 뜻이다. 반대로 등교·등원할 604만명의 학생과 가족·학교의 불안감이 크다면 개학을 강행하기도 어렵다. 세번이나 늦춘 개학을 예정대로 진행하느냐, 다시 연기하느냐에 따라 시민들의 생활 전반과 경제·교육·방역도 중대한 변곡점을 맞게 된다.코로나19 새 확진자는 25일에도 100명이 추가됐다. 절반이 넘는 51명이 해..
“어이 김형, 이리로 오라니까.” 우형이 나의 옷깃을 당기며 넌지시 말한다. 김형, 처음 들어보는 호칭이다. 평론가님, 작가님, 선생님, 형, 오빠, 김작…. 살면서 참 다양한 호칭으로 불렸지만 성이 김씨라는 것 외에는 어떤 정보값도 없는 호칭, 김형이다.코로나19의 여파로 사는 게 힘들어졌다. 상반기 강연과 행사가 쓰나미처럼 휩쓸려 나갔다. 글값만으로는 생계를 감당하기 곤란하다. 음악이나 미디어 업계에 있는 지인들에게 일감 좀 없냐고 손을 벌려볼까 생각했다. 이내 관뒀다. 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공연과 행사가 다 취소돼 있는 직원도 줄여야 할 판이다. 이런저런 대출을 알아봤지만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를 내지 않는 프리랜서를 위한 대출은 없다. 기타소득세 3.3%만 내는 세입자를 위한 나라는 없어 ..
마스크 5부제로 정점을 찍었던 ‘마스크 대란’의 먼지가 차츰 가라앉고 있다. 연일 ‘마스크’가 넘쳐났던 신문과 방송 헤드라인에서 마스크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된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사회에서만 유독 모든 관심을 빨아들였던 ‘마스크 블랙홀 현상’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개인이든 사회든 ‘오답노트’가 중요하다. 대란이 잦아들고 있는 이때, 다음을 위해서라도 주요 플레이어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오답노트를 한번 만들어 보자.정부 측면에선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분명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점이 뼈아픈 실책이다. 감염병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의 공식입장은 줄곧 ‘일반인에겐 필요 없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노약자들의 의료기관 방문 시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한 꼬마가 엄마에게 그랬다. “엄마! 나 사랑하면 소원하나 들어줘잉.” “엄마는 널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버리고, 또 어떤 것이라도 가져다줄게.” 그러자 꼬마가 속삭였다. “그럼 아빠를 버리고 마트 아저씨랑 결혼해줘요. 과자를 정말 맘껏 먹고 싶엉.” 요 맹랑한 것.아이들이 긴긴 방학을 보내고 있다. 밥해서 먹이느라고 젊은 엄마 아빠들이 고생 많으시겠다. 과자도 많이 먹을 텐데, 봄에 이빨이 썩으면 치과 병원은 가을에 추수를 하겠지. 이빨이 빨리 썩으면 새 이빨이 얼른 나겠다. 뭐든지 좋게 생각하기. 하루는 지나가던 아재가 그만 새똥 벼락을 맞았다. “에잇 더러워. 저눔의 새 똥구멍을 그냥~.” 곁에서 지켜보던 아내가 한마디. “여보! 얼마나 다행인가요. 황소가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생각해봐요. 그..
초등학교 때 선생님이 해주신 재밌는 얘기를 지금도 기억한다. 한 일꾼이 하루 품삯을 묻는 만석꾼 고용인에게 첫날 딱 쌀알 한 톨을 달라고 했다. 이튿날에는 하루 전 품삯의 두 배인 쌀알 두 톨, 다음날은 마찬가지로 전날 품삯의 두 배인 네 톨. 몇 번 손가락을 꼽아보던 만석꾼은 흔쾌히 그렇게 하자고 동의한다. 일주일 지나도 하루 품삯으로 채 한 숟가락에도 못 미치는 쌀알을 달라고 하니, 아주 멍청한 일꾼이라고 생각하면서.쌀 한 톨의 무게와 쌀 한 되의 무게를 비교해 계산하면, 16~17일이 지나면 하루 품삯이 쌀 한 되쯤 된다. 그리고 22일째가 되는 날 일꾼은 하루 품삯으로 쌀 한 가마니를 받는다. 다음날은 쌀 두 가마니, 그 다음날은 하루에 무려 쌀 네 가마니를 받는다. 만석꾼 부자 고용인이 한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