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검찰 내부망에 익명게시판(익게)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직전인 10월22일, “수뇌부만 개혁방안을 고심하지 말고 고민을 나누어 달라. 우리의 내일은 함께 만들어야 하지 않느냐. 후배들도 주저 말고 생각을 말해 달라. 마음과 뜻을 모아야 한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대검에서 제 건의를 받아들여 한 달 기한으로 익게 개설을 결정했다더군요.글은커녕 댓글조차 많지 않아 고요한 검찰 내부망에 익게가 열리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신세계가 펼쳐졌습니다. 화산이 폭발하듯 쏟아지는 불만과 분노, 격정적인 비판과 반론은 흥미진진하기도 했지만, 알지 못했던 내부 부조리와 불신, 갈등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고통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익게 개설을 후회한 대검은 익게 연장을 희망하는 내부 여론에도 불구하고 12월5..
옛 광주교도소 내 무연고자 공동묘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유골 40여구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유골이 발견된 장소는 수감 중 사망한 무연고자들을 매장해온 곳으로, 아직 이 유골들의 신원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이곳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희생자들을 암매장한 곳으로 지목돼 인근에서 여러 차례 발굴이 진행된 바 있다. 만약 이 유골에 5·18 희생자들의 것이 섞여 있다면 그동안 묻혀 있던 5·18의 진상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것이다. 5·18 진상규명을 위해서라도 희생자들의 유골 여부를 하루빨리 확인해야 한다.교도소 내에서 사망한 무연고자는 매장 후 기록과 함께 관리하게 돼 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굴하던 합장묘 2기 중 한 기에서 41구가 안치됐다는 기록과 달리 80여기의 유골이 나왔다. 특..
자유한국당이 내년 4·15 총선에 ‘비례용 위성정당’ 카드를 얹어보고 있다. 심재철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연동형 비례제를 밀어붙인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며 직접 물꼬를 열었다. 다음날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창당 발기인 200명을 모았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 22일엔 홍준표 전 대표가 “합법”이라며 가세했고, 당에서는 “신의 한 수”란 말이 나왔다. 위성정당에는 총선에서 정당투표는 그 당을 찍도록 해 연동형 비례대표 수를 늘리고, 선거 후에 합당하겠다는 구상이 깔려 있다. 지역구·비례대표 선거를 나누는 ‘페이퍼 정당’을 만드는 격이다. 선거제 협상을 하고 있는 ‘4+1 협의체’를 압박하려는 맞불로 보이지만, 당장 여기저기서 ‘꼼수의 백미’라는 부메랑에 맞닥뜨리고 있다. 오죽하면..